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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보시, 스님들의 장기기증

스님들의 장기기증이 늘고 있다. 지난 1월2일 태고종 총무원은 시무식과 함께 스님 100여명의 장기기증 서약서를 생명나눔실천본부에 전달했다. 동국대에 재학 중인 스님들의 모임 석림회도 2월28일 서약서 108장을 제출했다. 스님들의 장기기증 서약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1년이다. 당시 장기기증을 서약한 스님은 140여명이다. 이때를 제외하면 항상 100여명을 밑돌았다. 그러나  연초부터 스님들의 장기기증 서약이 줄을 잇고 있다. 200여명이 넘게 이어진 스님들의 장기기증 서약 행렬에 생명나눔실천본부도 들뜬 분위기다.

스님들의 장기기증 서약 줄 이어
매년100명 밑돌다 연초만 200명

장기기증은 가장 아름다운 보살행
불자들의 호응으로 이어지길 기대

장기기증은 소생할 수 없는 말기질환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장기가 기능을 상실해 생명 유지가 불가능할 때 기증된 다른 사람의 장기는 그 자체로 생명줄이다. 장기기증하면 뇌사자의 장기이식을 떠올리게 된다. 뇌 기능이 정지돼 소생할 가망성이 없을 때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일반사람도 장기기증이 가능하다. 가장 간단한 것이 헌혈이나 골수 기증이다. 사후에 각막이나 인체조직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거나, 의료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계 장기기증 운동은 조계종 전 총무원장 법장 스님으로부터 비롯됐다. 스님은 1994년 생명나눔실천본부를 설립했다. 장기기증운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거부감이 강했던 시절, 기증이 아닌 나눔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불교적인 운동으로 승화시켰다. 그랬던 법장 스님이 2005년 입적했다. 스님은 생전에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그리고 입적과 동시에 시신은 동국대에 기증됐다. 처음과 끝이 한결같았던 스님의 아름다운 삶은 사회적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스님들의 참여는 여전히 부족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종단 중진스님들이 자성과 쇄신결사 실천 차원에서 장기기증을 서약하고 동국대 이사회 스님들도 동참했지만 매년 100여명을 채우지 못했다.

무소유와 보살행은 스님들이 평생에 걸쳐 추구해야 할 덕목이다. 그래서 스님들의 장기기증을 의무화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는 지수화풍으로부터 육신을 빌려 쓰다 죽으면 돌려준다. 장기기증은 육신에 대한 불교적 관점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 손쉽게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보살행이기도 하다. 수계를 할 때  함께 장기기증 서약을 했으면 한다.” 2010년 장기기증을 서약한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의 말이다.

인도 사르나트 녹야원에 절을 세우고 수행하는 만공 스님이 있다. 스님은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젊은이에게 14년 전 한쪽 신장을 기증했다. 그리고 7년 후에는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한 생명을 위해 골수도 기증했다. 인도 룸비니에서 골수기증을 위해 급하게 서울에 와 있는 스님을 만난 것은 2007년이었다. 스님은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한 달간에 걸쳐 피를 뽑고 수술을 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내했다. “고통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스님은 “오히려 하나씩 덜어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스님은 인도로 돌아갔다. 지금도 그 곳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 김형규 부장
누구나 만공 스님처럼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헌혈과 골수를 제공하고 사후 각막과 시신을 기증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모처럼 불고 있는 스님들의 생명나눔운동 열풍이 불자들의 호응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35호 / 2014년 3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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