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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자애명상

기자명 인경 스님

이기심 이겨내 자애의 마음 채워가기

자애명상은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사마타, 곧 집중명상에 포함된다. 자애로운 마음은 우리의 정서를 안정되게 하고, 안정된 마음에서 자애가 생겨난다. 이점은 마음이 고요하지 않는 경우를 보면 금방 이해할 수가 있다. 온통 마음을 뒤흔들어놓은 대표적인 마음현상들은 불안, 분노, 슬픔과 같은 감정들이다. 일단 이것들이 몰려오고 화를 내면 몸과 마음이 크게 상한다. 정서적으로 안정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화를 낼 때 우리는 대부분 그곳에 이기심이 가로놓여 있음을 본다. 쉽게 말하면 내 뜻대로 되지 않기에 화가 난 것이다. 우리는 산업화 이후로 심지어 사랑까지도 상품화되고, 사업적인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일을 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마음의 안식과 고요함이 없다. 우리는 지치고 짜증이 나 있다. 조금만 규격에 맞지 않아도 화가 난다. 이 성남의 밑바닥에는 욕심, 곧 이기심이 가로놓여 있음을 본다.

자애 마음서 이기심 소멸
분노 극복과 자애는 비례
타인의 행복·안락 기원은
심적 안정감 느낄 수 있어

이런 이기심은 항상 자기-중심적이다. 이 자기는 부족하고 스스로 결핍되어 있기에 만족을 모른다. 이런 이기심을 이겨내는 수행이 바로 자애명상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여 행복하라, 안락하라, 편안하라’ 자애의 마음을 온 세상에 가득 채우는 것. 이것이 자애명상이다.

온 세상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애의 마음으로 가득 채우라 / 위로 아래로 옆으로 / 장애가 없고 원한이 없으며 적의가 없는 / 자애의 마음으로 가득 채우라.

이것은 ‘숫타니파타’의 150번째 게송이다. 여기서 말하는 장애란 탐욕이고 분노로서 바로 이기심이다. 이기심은 자애의 마음에서 소멸된다. 자애의 마음이 이기심을 이겨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반대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겉으로 드러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끝내는 자애의 마음이 이긴다. 이기심은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지만, 자애의 마음은 한량없는 행복감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분노가 마음을 지배하면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어렵다. 분노의 극복과 자애심은 비례한다. 성남을 극복할수록 자애의 마음은 더욱 강력해진다. 자신을 용서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는 분노와 이기심을 극복한 지표이다.

걷거나 눕거나 깨어있거나 / 그 자체로 알아차려서 / 자애의 마음을 굳게 지녀라 / 이것이 거룩함에 머무른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숫타니파타’의 151번째 게송이다. 분노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명상을 하는 방법이 있다. 이것으로도 어려우면 상담을 받는 방법도 좋은 접근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첫째는 알아차림이다. 내 안에 분노의 감정이 있다고 분명하게 자각한다. 두 번째는 그 분노의 느낌을 충분하게 머물러 그 자체를 경험한다. 그런 마음에 자애명상을 실시한다. ‘저는 당신이 행복하기를, 당신이 안락하기를, 당신이 평안하기를 기도합니다’ 이렇게 자애의 마음을 굳게 지닌다.

만약 분노가 마음속에 남아 있으면 그 분노를 대상으로 명상을 한다. 자신의 분노를 인정하고 그대로 수용해 지나가도록 허용해야 한다. 분노를 억지로 제거하거나 통제하려는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오히려 심한 스트레스를 남겨둔다. 분노의 근육을 내려놓고, 사라질 때까지 그것을 바라본다. 자신과 싸우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들에게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고 수용하라고 설교하면 그들은 십중팔구 자기편이 되어주지 않는 어른에게 화를 낼 것이다.

일상에서는 잘 경청하고 아픈 마음을 적극적으로 읽어주는 것이 자애명상이다. 이것이 적의를 무너뜨리고 우리의 본성인 자애의 마음이 드러나게 한다. 적의는 자애의 방애물이다. 그러나 한량없는 자애는 그것을 이겨낸다. 자애는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수용이고, 고통 받는 모든 생명을 향한 무한한 연민이기 때문이다.

잠깐 일손을 멈추고, 눈을 감고 아주 가까운 사람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행복과 안락을 기원해보라. 그리고 나의 잘못을 용서하고 내 이웃들의 잘못된 행동들을 용서하라. 그러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고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인경 스님 명상상담 연구원장 khim56@hanmail.net

[1238호 / 2014년 3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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