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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대장경, 신행수기

조계종 총무원이 제1회 신행수기 공모전을 연다. ‘나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보았네’라는 주제로 열리는 공모전은 법보신문과 불교방송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과거를 돌아보면 사찰이나 단체, 신문사를 중심으로 한 신행수기 공모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단편적이고 진득하지 못했다. 조계종이 종단차원에서 신행수기 공모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의미가 크다. 신행수기 공모전이 알려지자 주관사인 법보신문에 신행수기들이 속속 접수되고 있다. 이메일도 있지만 원고지와 노트, 편지지에 손으로 직접 눌러 써 편지로 부친 것들이 많다. 어떤 수기들은 법당을 장엄하듯 편지지를 장식해 경전을 대하는 듯 경건함마저 일었다.

놀라운 가피와 정진의 기록들
원고지에 손으로 꾹꾹 눌러써

법보신문에 4월15일까지 접수
시대의 대장경으로 기억되길

보내 준 불자들의 사연은 다양했다. 한 재소자는 교도소에서 자살시도를 할 만큼 억울함과 분노로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불교를 접하고 매일 108배를 통해 마음을 비운 결과 지금은 보살의 삶을 서원하며 기도와 수행으로 형기를 채우고 있다. 현대의학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불치병을 오로지 불보살의 가피와 기도의 힘으로 극복한 불자도 있었다. 가정 안팎으로 밀어닥친 시련 속에서도 끝없는 인욕과 보살행으로 행복을 일궈낸 사례들도 있었다. 신행수기를 보낸 불자들의 정진은 놀라웠다. 매일 삼천배로 마음을 내려놓는 이도 있고 염불과 사경으로 부처님을 닮아가는 이도 있었다. 기도와 참선, 보살행으로 깨달음을 향해 가는 불자도 있었다. 눈물과 고통으로 점철된 수기도 있었지만 정진 끝에 모든 고난을 극복한 뒤에는 환한 미소들이 꽃처럼 피어났다.

기독교에서는 신행수기가 신앙수기, 혹은 간증수기라는 이름으로 보편화 돼 있다. 교회와 성당은 물론 교단과 신도회 차원에서도 수기를 공모한다. 당선된 작품들은 책으로 엮어져 전국에 배포되는데 매년 그 양이 엄청나다. 기독교 서적이 곧 신앙수기라는 말도 들린다. 이렇게 발간된 책들은 그들의 신앙을 더욱 돈독히 하고 비기독교인들을 교회와 성당으로 인도하는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신행수기의 기원을 따진다면 부처님의 일대기일 것이다. 부처님의 수행과 성도의 과정은 신행수기의 표본이다. 부처님의 일대기를 읽으며 불자들은 불교의 가르침을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되고 불퇴전의 발심을 일으켜 불교에 귀의하게 된다. 경전이 이론적인 평면의 가르침이라면 부처님 일대기는 살아 숨 쉬는 입체적인 가르침이다. 그래서 감동과 이해의 측면에서 경전을 뛰어넘는 힘이 있다. 불교에서는 신앙보다 신행을 중시한다. 신앙이 신에 대한 믿음과 자비로 구원을 얻는 것이라면 신행은 믿는 바를 실천함으로써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이다. 신(信)은 부처님에 대한 믿음, 가르침에 대한 믿음, 선지식에 대한 믿음이다. 곧 삼귀의다. 이런 확고한 믿음의 바탕 위에 부처님과 역대 보살들이 가졌던 행원을 실천함으로써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김형규 부장
신행수기는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불자들의 수행 기록이다. 기도와 참선, 보살행을 통해 쌓아올린 위대한 기록이며 대서사시다. 신행수기 공모가 끝나면 아름답고 치열했던 기록들이 한데 모여 책으로 엮어질 것이다. 그래서 함께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불자들에겐 든든한 도반이 되고 초심자들에겐 불교의 문으로 향하는 지혜의 등불이 될 것이다. 신행수기 공모는 4월15일까지다. 불자들의 신행수기가 시대의 대장경으로 기록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39호 / 2014년 4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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