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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김옥섭 씨

기자명 법보신문

▲ 득명·70
누구보다도 건강을 잘 챙겨왔다고 자부했다. 평생 아침에 일어나면 3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왔으며, 담배 끊은 지 15년. 술을 입에 안댄지가 4년이 되었기에 장담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이정도면 그래도 팔순 때까지는 큰 병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스스로 만족하고 살아왔다.

퇴행성경추로 병원 치료
투병 중 공생선원과 인연
‘이뭣고’ 참구하며 수행
고통 소멸에 정진 발원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왼쪽 등 중간쯤에 뜨끔뜨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피곤할 때 나타난다는 ‘담’이겠거니 했다. 그전에도 두어 번 있었던 일이라 또 ‘그놈이 왔구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아픈 부위는 점점 확대되어 고개를 옆으로 돌리거나 뒤로 젖히기도 어렵고 왼쪽 어깨와 팔, 손가락까지 아프고 저려왔다. 인근 양, 한방병원을 두어군데 다녔지만 별 효과가 없자 차츰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니란 생각에 두렵기 시작했다. 집 사람은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안달을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대학병원이라는 곳이 선뜻 입원을 결정하기가 쉬운 곳은 아니기에 생각 끝에 의사인 친구를 찾아갔다.

CT결과는 ‘퇴행성경추’ 즉 목뼈가 늙었다는 것이다. 이 부위 상태는 수술도 곤란해 이병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단다. 주사 맞고 물리치료 하면 좀 견딜만하니 그렇게 살아가라는 것이다. 하기야 내 생각에도 목뼈가 늙었으니 갈아치우기 전에는 별 방법이 없으리라.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양, 한방병원을 하루 교대로 번갈아 다니며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픔은 여전했고 진전도 없었다. 정말 이대로 살아가라면 못살 것 같았다. 이렇게 부자연스럽게 사느니 차라리 그만 사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1초도 안 되는 한 순간에 900마리의 원숭이가 왔다 갔다. 어이가 없어 피식 웃고 말았다. 사랑하는 아내와 예쁜 공주 딸의 실망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참선을 시작했다. 예전부터 화두 참구를 하고 싶었으나 마땅히 할 곳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도반 일묵 거사 추천으로 공생선원 그리고 선원장 무각 스님과 인연이 닿았다. 일묵 거사는 혈액암도 친구 삼아 같이 살아가겠다고 열심히 사는 도반이다. 도반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었고, 찰나지만 죽겠다는 생각을 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2011년부터 참선을 시작했다. 공생선원장 무각 스님 지도로 ‘이뭣고’ 화두를 들었다. 매일 집에서 참선했다. 화요일엔 참선반, 수요일 입문반, 목요일 ‘화엄경’ 경전반을 빼놓지 않고 공생선원에서 공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성 부처님께 항상 믿고 맡기고 지켜보라는 공생선원장 무각 스님 법문이 떠올랐다. ‘그래! 스님 법문대로 어디 한번 자성에 믿고 맡기고 지켜보자. 뭔가 있기에 스님께서는 늘 그리 말씀하시겠지.’ 병원을 다녀도 별 차도가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병원을 안 갈수 없는 노릇이고. 어떤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인가 고민하며 전전긍긍 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화두를 붙들었다. 지금도 믿기지 않지만 자비의 가피를 입었다. ‘이것이 자비의 체험이구나!’ 느끼는 순간 ‘둥둥둥’ 북이 울리는 듯한 설렘이 내 가슴을 흔들었다. 부처님께서 새벽별을 보며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새벽 시간, 바로 그 시각 그렇게 무겁고 아프던 어깨가 말끔히 나았다.

이 체험을 평생 잊지 않으려고 한다. 더 큰 체험으로 이어나가 그 체험들이 일상으로 이어지도록 더욱 정진해 할 것이다. 공생선원의 무각 스님과 도반님들의 은덕, 평생 간직하며 ‘이뭣고’를 타파하는 날까지 정진하리라.                   

[1242호 / 2014년 4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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