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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뚝심으로 원칙지켜야 성공

지난해 대통령 선거때 노무현 후보와 소위 말하는 코드가 맞았던 그룹은 젊은 네티즌, 노동조합원, 한총련, 전교조, 그리고 호남지역주민들이었다. 노후보는 이들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대통령이 되었다.

사실 그 당시의 노무현 후보는 기존의 딱딱하고 고착적인 이미지라기 보다는 유연하고 정서적인 측면에서 젊음과 쉽게 동화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었다. 따라서 노무현 후보는 다른 후보에 비해 인간의 평등성, 다양성을 기초로 압박 받고 설움 받는 사람들과 눈물을 함께 흘릴 수 있는 사람으로 비쳐 졌던 것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밀어준 그룹들과 심한 감정적 대립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미군용 장갑차에 의해 숨진 여중생을 추모하는 열기와 촛불시위 현장에서의 반미감정을 노무현 후보는 온몸으로 받아 평등한 대 미국 관계를 구축할 줄 믿었는데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난 후의 태도는 그 당시의 젊은이가 생각한 의식수준에 함량미달이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것이 5.18 민주화 기념행사장에 입장하려는 대통령을 막았고, 그런 와중에서 국가원수가 국가적 행사에 20분씩 지각하는 것은 물론 뒷문으로 들어갔다 뒷문으로 나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 과정에서 한총련에 대한 합법화문제, 한총련에 대한 수배해제 문제 등도 재고되어있는 분위기다.

또 하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시행여부를 놓고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교총)는 즉각 시행을 추진하는가 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시행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은 교육인적자원부·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과 초·중·고교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모든 교육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정부가 전자정부구현을 위해 모두 521억원을 들여 구축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하면서 그 추진을 반대하겠다는 데 그 심각성이 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을 침해할 충분한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도 전교조 반대하는 명분을 주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 파병결정을 하면서 지식층을 비롯한 진보적인 시민단체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 또 철도노조파업, 화물연대운송거부파동을 거치면서 노동계와 격렬한 마찰을 빚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는 보수층 또는 기득권층 인사들은 좥그것 봐라, 내 이럴줄 알았다좦라는 식으로 냉소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노무현대통령은 이러한 정치적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첫째는 선거공약때 무슨 얘기를 했는가는 잊어버리고 이제 차분히 국가이익을 위한 포석을 해야 한다.
이익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말없는 대다수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인기가 없는 정책이라도 뚝심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러면 더 많은 국민이 지지자로 돌아올 것이다.

둘째, 법적용을 엄격히 해야 한다. 자신의 파벌에 속하거나 가까운 참모들, 친한 운동권 인사, 소위 코드가 맞는 사람만 챙겨주는 전술적 차원이 아니라 먼 시각에서 읍참마속(泣斬馬謖)을 하는 마음으로 공정하게 국정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는 한국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정책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날 심각한 경제현안, 실업문제, 사회복지 문제 해결을 위해 미래에 투자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인기가 있는 정책을 따라다니면 결국 인기없는 대통령이 되고, 인기 없는 정책을 펼친다면 미래에 한국의 훌륭한 대통령 노무현으로 남을 수 있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해준 가까운 동지들의 발목잡는 손길을 과감히 뿌리치고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황진수/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hjs@han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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