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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도량참법 손은숙 씨

기자명 법보신문

▲ 신행심·59
지난해부터 주말마다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간병인 활동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 매주 아프고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환자들의 쾌유를 위한 기도를 해야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게 되었지만 구체적인 기도를 시작하진 못했다. 집에서는 매일 아침마다 108배를 하면서 ‘일과수행’을 하고 있었지만 절을 할 때 환자들을 위한 염원을 보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주말 간병인 활동하면서
환자들 위해 막연한 기도
암투병 시누이 안타까워
자비도량참법 알고 발심

대광명사에서 자비도량참법 기도를 입재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은 것은 지난해였다. 절에 다니기는 했어도 참법기도를 정식으로 해본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자비도량참법’이라는 말을 듣는 그 순간 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시누이 생각이 났다. 수술을 하고 방사선치료를 시작할 즈음이었는데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픈 시누이를 위해 기도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과 함께 시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픈 이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지기를 발원하는 마음으로 기도에 동참해야 되겠다는 발심이 생겼다. 그래서 바로 지금이 기도를 시작할 때라는 마음으로 자비도량참법 동참을 신청했다. 내가 지금 이렇게 기도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했던지….

그렇게 시작한 자비도량참법 기도는 매주 1회씩 5회를 연속으로 동참해야 한 번의 기도가 마무리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한 수행이었다. 일을 하면서 매주 절에 가기란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다른 일정이 겹치면 오늘은 ‘그냥 집에서 기도할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올라오곤 했다. 그럴 때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비도량참법은 절에 가서 하겠다는 처음의 원력을 떠올렸다. 다른 수행에 비해 자비참법은 도반들과 함께 기도할 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원력이 생긴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차례의 자비도량참법을 회향했을 때 주위에서 뜻밖의 반응을 듣게 되었다. 도반들이 얼굴이 정말 좋다고 칭찬하는가 하면 이웃에서도 기분이 좋아 보인다며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스스로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한 회 정도 동참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한 회가 끝나고 난 뒤 다시 한 번 더 하자는 원력이 생겼다. 그렇게 7개월 동안 7회를 연속으로 자비도량참법 기도를 회향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가 바뀌었고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이 기간 동안 다른 어려움 없이 오직 기도에만 매진할 수 있었던 여건에 감사할 따름이다.

또 한 가지 감사해야 할 일이 있다. 7차까지 기도를 회향한 지금 시누이는 방사선치료도 잘 받고 많이 좋아진 상태다. 그리고 가족에게도 좋은 일이 생겼다. 중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딸이 회사에서 우수사원으로 뽑혀서 상을 받았고, 군에 간 아들도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그저 아픈 이를 위한 마음으로 기도했을 뿐인데, 부처님의 가피를 크게 받았다는 느낌이 든다.

부처님 법을 믿고 열심히 수행하는 것만큼 행복해지는 일을 없는 것 같다. 원을 세우고 수행하는 가치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7차에 걸친 자비도량참법기도를 마친 이후 요즘은 매주 화요일마다 참선반에서 참선 수행을 하고 있으며 목요일에는 경전 공부를 하고 있다. 이제 집에서도 자비도량참법을 펼치고 아픈 이들을 위한 기도를 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렇게 하고자 다짐하고 있다.
 

[1244호 / 2014년 5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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