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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주수행 조경순 씨

기자명 법보신문

▲ 금문·52
남편이 10년간의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둘이서 합심하여 자영업(마트)을 시작했다. 워낙 시간에 얽매이고 중노동에 버금가는 일이라 힘들었지만 성실하게 일한 결과 빠르게 안정되며 보람이 있었다. 한참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건물주가 가게를 비워달라고 하여 마음의 고통을 겪었다.

생업 탓에 자녀 못돌봐
무겁던 맘이 수행 인연
대비주독송이 긍정의 힘
50만독 회향…10년 결사

이후 몇 차례 더 가게를 하는 동안 규모를 키우고 동업을 하면서 그 뒷감당을 하느라 힘들었고 무엇보다도 가게에 얽매여 중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부모노릇을 못한다는 자책감이 견디기 어려웠다. 이 모든 것이 남편 탓인양 원망심이 커져갔다. 날이 갈수록 심신이 지쳐 몸병도 생기고 내 삶이 온통 거품이요 언제 터질지 모를 풍선처럼 느껴졌다.

생명줄처럼 기도를 붙잡고 있었지만 워낙 마음이 들끓었다. 뭔가를 구하는 기도였고 혼자하는 기도여서 그런지 좀처럼 마음이 해결되지 않았다. 방황하던 마음을 붙들고자 인터넷 검색을 하다 덕양선원 카페를 알게 됐다. 카페에 올라오는 주지스님의 법문에 온 마음이 끌리고 스님의 가르침대로 수행하는 도반들의 수행일기를 읽으며 나도 반드시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어렵게 선원 방문이 이루어졌다.

난 아이들에게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지고 있었다. 스님은 내게 “언제 아이들이 행복하겠느냐? 엄마가 행복할 때 아이들도 행복하다”고 하셨다. 깊은 탄식이 일어났다. 나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니 아이들이 얼마나 불행했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발심했다. ‘그래, 행복해지리라.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행복한 대비주수행’이 시작됐다.

마음은 먹었지만 일상은 가게일로 여전히 바빴다. 일찌감치 행주좌와부터 몸에 익혔다. 손님을 대할 때나 설거지를 할 때, 청소하거나 운전을 할 때도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대비주인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입에 달고 살았다. ‘대비주를 지송하며 오늘 하는 일로 능력을 향상하고, 오늘 만나는 사람들께 공양을 올려라’는 가르침은 따로 기도시간을 낼 수 없는 내게 일터를 최상의 수행도량으로 바꿨다.

가장 처음 큰 깨달음으로 왔던 것은 정진 중 부모님의 마음을 느끼고 진실로 참회하고 공양을 올리고 나니 아이들에 대한 마음 짐도 눈 녹듯 사라진 일이다. 모든 생명과 우주에는 사랑 에너지가 가득하다는 사실을, 그 사랑에 보은하겠다는 서원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유심소현(唯心所現), 내가 발 디디고 서 있는 현실은 내 마음이 창조했는데 남의 탓을 했던 것에도 깊은 참회가 일어났다.

대비주 10만독 성취의 자리에는 많은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의 대학입시가 원만성취됐다. 가족들은 더 화합하고 사랑하기 시작했다. 대비주 독송이 늘어 갈수록 매사에 긍정하는 힘이 커졌다. 그리고 대비주수행으로 얻은 자비심을 생활에서 활용하는 지혜도 함께 자랐다. 50만독을 성취하고 새롭게 대비주수행 10년 결사에 입재했다. 지금 가장 큰 가피는 대비주수행에 대한 흔들림 없는 내 마음이다.

벼룩 얘기를 꺼내고 싶다. 3m를 뛸 수 있는 벼룩도 10cm 높이 병에 가둬 두면 뚜껑을 열어 놓아도 10cm만 뛰어오른다고 한다. 환경에 길들여져 본래 자신의 성질을 잃어버린 것이다. 대비주수행은 본래 능력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더 큰 서원도 성취해 낼 수 있다. 경험한 만큼 믿는다. 지금 내 마음엔 벼룩이 아닌 코끼리 한 마리 살고 있다. ‘스스로 밝고 주위를 밝히는 대비주수행’을 세세생생 놓지 않을 것이다.
 

[1246호 / 2014년 5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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