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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이 알려주는 소통의 기술

  • 불서
  • 입력 2014.05.27 10:33
  • 수정 2014.05.2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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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라는 여행’ / 틱낫한 지음·진현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 '타인이라는 여행'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도 허전하고 외로운 마음을 갖는다. 기술 발달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지고 속도 또한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빨라지고 있음에도 단절과 고립에서 오는 외로움과 우울함은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터넷과 휴대폰 등 최신 IT기술의 발달로 그 어느 나라보다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해졌음에도 OECD 국가 중 9년 연속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이혼율 또한 높아지고 있을 정도로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족, 이웃, 사회 구성원 사이에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대화가 없다는 방증이다. 그야말로 자기중심적 사고에 젖어 제 이익에만 온통 신경을 몰두하는 불통의 시대다.

세월호가 차디찬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수많은 생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고, 아래 위층에 사는 이웃사촌이 원수지간이 되어 생명을 해치는 일도 소통부재에 따른 결과다. 소통하지 못하다보니 서로를 이해할 여유도 없고, 결국 곳곳에서 불행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불교의 가르침을 마음 치유에 적용해 대중과 소통하는 세계적 평화운동가 틱낫한 스님이 그동안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온 사랑을 지속하게 하는 소통의 기술을 엮어 ‘타인이라는 여행’에 담았다.

“한 사람을 알아가는 것은 또 하나의 우주를 만나는 일”이라고 강조한 스님이 “가족이나 연인 또는 친구와 함께 사는 경우, 날마다 상대방을 보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 사람에 관해서 조금 알고 있을 뿐이다. 사랑을 키우는 방법을 모르면 좋은 관계도 곧 시들해질 것”이라며 소통을 위한 방법을 차분하게 알려주고 있다.

▲ 틱낫한은 “정원의 꽃에 물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서로 가지고 있는 자비심이라는 꽃에 물주기를 할 때 화와 질투 그리고 오해라는 잡초를 뽑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 책에서 개인의 마음챙김에서 나아가 앞에 있는 사람,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귀를 기울일 것을 주문한다. 기존의 저서들이 명상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중심을 두고 있었다면, 여기서는 타인, 나아가 사회와의 소통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에서 누군가가 내뱉은 욕설, 직장에 출근해 인사를 했는데 대꾸조차 없는 동료, 그리고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나는 뜻밖의 재앙들과 이를 여과 없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다양한 매체들까지. 이 모든 상황은 나와 타인, 사회가 불가분의 관계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스님은 나 자신과의 소통,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비결, 어려운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 직장에서 소통하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든든한 공동체를 갖는 일은 공동체 속에서 자신을 보고 자신 속에서 공동체를 봄으로써 변화와 힐링을 일으킨다”며 든든한 공동체를 만드는 비법을 전수해준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행동 그 자체다.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위는 우리 자신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소통은 우리라는 존재의 연장임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진정한 소통으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그리고 소통을 위한 수행법까지 친절하게 소개했다. 혜민 스님이 “내면의 소리를 듣고 내 주위 사람들과 화해하며 자비로운 마음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며 일독을 권한 이유다.

일상의 관계 때문에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에게 타인과 있는 그대로 만나는 법을 일러주는 책은 이렇게 소박하지만 귀한 말들로 가득하다. 1만3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246호 / 2014년 5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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