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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직면한 극한 고통에서도 빛난 자각․알아차림에 감탄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지음 /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서광 스님에게 책은 수행과 학문을 농익게 하는 도반과도 같다.

전 세계가 매일같이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로 신음하고 있다. 자연재해나 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난 재난은 물론 살인, 강도 등 자신이 직면한 고통의 무게를 타인에게 내던지는 것으로 덜어보려는 행위도 끊이지 않는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만만치 않은 개인의 정신 심리 상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형상이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인생길에서 점차 삶에 대한 의미가 희박해지고 있는 데서 오는 참혹한 결과다.
그러나 ‘죽을 것만 같다’며 아우성 치고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삶을 포기하거나 사회적 일탈의 경계를 넘어서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이같은 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이들도 있다. 나아가 자신이 겪은 아픔과 고통을 극복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삼아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로 회향하는 이들의 보살 같은 삶도 적지 않게 마주하게 된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지음 /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험 다룬 체험수기
빅터 프랭클 박사도 그랬다. 그는 앞일을 가늠할 수 없는 나치의 강제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부모, 형제, 아내 등 가족 모두를 잃었다. 또 모든 소유물을 빼앗기고 가치를 파멸당한 채 굶주림과 혹독한 추위, 그리고 죽음의 공포에 내몰렸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의 죄수 생활을 통해 벌거벗은 자기 몸뚱아리의 실존을 발견하게 된다. 뿐만아니라 그 혹독했던 체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특한 정신분석 방법인 의미치료 체계를 정립,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해 세상 사람들의 정신치료에 크게 기여하기까지 했다.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은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는 빅터 프랭클의 말에서 그의 뛰어난 자각능력을 발견했다. 불교적 수행법 중 알아차림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극단적 고통을 견뎌냈으며, 의미 있는 삶을 발견하고 유지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독자들에게 권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1946년 ‘강제수용소를 체험한 한 심리학자’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판됐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준 프랭클의 자서전적 체험 수기다. 그리고 그는 그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특한 정신분석 방법인 로고테라피를 이룩했고, 책에서 로고테라피의 실존 분석을 충분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세계 19개국 언어로 번역됐으며 영어 번역판만 400만 부 이상 팔려, ‘인간성의 보고에 대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위대한 정신의학자가 쓴 기념비적인 베스트셀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다.

삶의 희망은 절망의 끝에서 빛나
서광 스님은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오래전 읽었던 이 책의 책장을 다시 넘겼다.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이 당면한 시련과 고통, 또 그 사건의 발생원인과 정부의 해결과정을 지켜보면서 충격, 분노, 좌절과 절망을 넘어 혼란과 무기력증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래서였을까. ‘시련은 운명과 죽음처럼 우리 삶의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다. 시련과 죽음 없이 인간의 삶은 완성될 수 없다’는 대목에서 우선 눈길을 멈췄다. ‘인간이 지닌 내면의 힘이 외형적인 운명을 초월해 그 자신의 존재를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비단 강제수용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처에서 인간은 운명과, 그리고 시련을 통해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는 기회와 만나게 된다’는 뒷말에서는 지금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리고 저자가 인용한 스피노자의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는 명언에서 저자의 자각능력에 새삼 감탄했다.
이화여대에서 심리학 석사, 보스턴대학에서 종교심리학 석사, 소피아대학에서 심리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으로 활동 중인 스님은 이러한 저자의 이야기를 알아차림 수행으로 인식했다.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자각하고 냉철하게 알아차림 할 때, 비록 절망의 끝자락에 매달린 상황일지라도 거기서 삶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아이를 유괴당하고 결국 잃게 된 어느 부모가 슬픔에 잠기는 대신,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미국 전역에서 아이 찾아주기 운동을 펼쳤던 일은 지금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는 설명을 덧붙인 것도 그 때문이다. 스님은 그래서 프랭클의 체험수기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은 물론, 크고 작은 시련으로 고통스러운 모두에게 그 고통과 시련을 극복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필요하지 않은 경험은 오지 않는다
빅터 프랭클은 가족을 잃고 자신 또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삶의 의미, 즉 존재의 의미를 찾았다. 또한 극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치료라는 새로운 학파를 창설하는가 하면, 삶의 의미를 상실한 사람들을 도와 새로운 삶을 찾도록 도왔다. 스님은 그러한 프랭클의 삶이 “우리사회에 지금 절실히 필요한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겪고 있는 당면한 현실적 고통과 시련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며 “‘대승기신론’의 가르침과 연계해서 살펴보면 ‘필요하지 않은 경험은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빅터 프랭클은 인간이 겪는 굉장한 고통과 불안 속에서도 인간적인 정신을 잃지 않았는데, 이것은 인간적인 정신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을 놓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즉 자각능력을 놓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랭클이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고 한 것도 그의 자각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어 ‘시련 속에 무엇인가 성취할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고한 저자는 그 경험을 살려 정신요법 제3학파로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사람들의 정신적 치유를 도왔다. 스님은 여기서 “각자 고통 속에서 겪은 경험, 경험의 의미, 메시지, 가치를 생각하고 한 단계 승화시켜서 경험을 바탕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돕는 것이 바로 보살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삶의 의미를 상실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보살의 삶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자양분이 된다는 말이다.

인간은 상황적 동물, 두 부류가 있다
그러나 시련을 극복하는 것도, 시련을 극복한데서 더 나아가 보살의 삶으로 전향하는 것도 자각, 알아차림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빅터 프랭클은 ‘우리는 세상에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으며, 고매한 인격을 가진 부류와 미천한 인격을 가진 부류로 나누어진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규정한다. 타고난 자질과 환경이라는 제한된 조건 안에서 인간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판단에 달려 있다. 나는 살아 있는 인간 실험실이자 시험장이었던 강제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성자처럼 행동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은 내면에 두 개의 잠재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어떤 것을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그 사람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광 스님은 여기서 인간이 얼마나 상황적 동물인가를 보았다. 스님은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스탠포드 대학에서 있었던 실험을 한 가지 예로 더 제시했다. 학생들을 감옥의 죄수 역할과 간수 역할로 나눠서 생활하도록 한 실험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주일도 지나기 전에 간수 역할을 맡은 학생들이 죄수 역할을 맡은 학생들을 학대하고 잔인하게 대하는 상황이 발생해 실험이 중단된 것이다. 스님은 “우리가 굉장히 이성적이고 합리적 존재들 같지만 존재에 대한 본질적 사유, 인간적 사유와 자각능력이 떨어질 때 얼마나 극단적으로 이쪽과 저쪽으로 갈라질 수 있는지를 잘 나타내는 사례”라며 자각능력을 향상시킬 알아차림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했다. 우리도 그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살고 있고, 또한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의 역동성
그래서 스스로를 알아차림하는 정신의 역동성이 필요하다. 저자는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의지로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성이 아니라 정신적인 역동성이다. 말하자면 한쪽 극에는 실현되어야 할 의미가, 그리고 다른 극에는 그 의미를 실현시켜야 할 인간이 있는 자기장 안의 실존적 역동성’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원 재학 시절 심리학 시간에 로고테라피에 관한 상담이론을 공부하면서 이 책을 처음 보았던 스님은 이 대목 역시 알아차림 수행의 하나로 이해했다. “수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말 중 하나가 ‘자극과 반응 사이에 자유가 있다’는 것”이라고 소개한 스님은 “보통은 자극이 있으면 자극에 대해 습관적 반응, 반사적 반응을 하게 된다. 그런데 자각을 하게 되면 간극이 생기고 그 간극의 공간을 볼 수 있으며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애착심을 내고 싫어하는 것은 회피 반응을 보이는 것이 본능적이고 습관적인 패턴이지만, 알아차림을 하게 되면 거기에서 자각능력이 일어나고 지혜가 쐐기처럼 들어간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될 때에야 비로소 본능적 반응으로 살지 않고, 이성적 판단과 선택적 반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정신의 역동성이다. 프랭클은 극한의 상황에서 체험을 통해 그런 것을 알게 됐고, 학문으로 정착시켰던 것이다.

인간의 무한한 사유능력에 감동
명상심리상담 분야에서 독보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서광 스님은 극한의 시련을 극복한 빅터 프랭클의 체험기와 사례를 통해 로고테라피의 실존분석을 설명하는 이 책에서 줄곧 자각과 알아차림의 중요성을 읽어냈다.
그리고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에도 인간의식을 상실하지 않고 축생이나 아귀, 지옥, 아수라의 심리상태에서 벗어나 인간마인드를 유지하려고 애쓴 저자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또한 부모와 아내를 잃어버린 상실감을 극복한 것은 물론 자신의 경험을 살려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설해 많은 이들을 치료한 저자의 삶 자체가 현재의 활동에 도움이 되고 있다.
죽음 앞에 섰던 수많은 순간들 속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불안과 신체적․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사유능력을 유지했던 빅터 프랭클의 삶은 인간의 무한한 사유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스님은 그의 삶이 지금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든 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게 하고, 희망을 갖게 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책은 정신건강 유지하는 영양소
스님은 글을 배우면서부터 책 읽기에 푹 빠졌다. 어려서는 친구 집 책장에 꽂힌 전집을 통째로 빌려 읽고, 친구들 학생증까지 빌려서 도서관 책을 섭렵했다. 그때 만난 슈바이처 박사의 삶을 다룬 전기는 책에 대해서 “아하! 그렇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첫 책이기도 하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슈바이처 박사를 꼽았던 스님은 청년기에 접어들어 헤르만헤세의 영향을 받았고, 오쇼라즈니쉬의 작품을 보면서는 그에게 빠져들었다. 스님은 “불서, 장자, 도덕경 등 종교에 관한 영적 서적들을 해석한 오쇼라즈니쉬의 책들은 문화적 한계를 완전히 뒤집는 도발적 방식들을 도입했는데 그런 것에 매료됐었다”고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이후 30대 초 출가하면서는 달라이라마의 영향을 받았다. 경에 대한 이해와 진리에 대한 표현, 그리고 그것을 사회에서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에 대한 가르침에 젖어들었다.
그래서 스님에게 책은 정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섭취하는 정신적 영양소라 할 수 있다. “육체적 건강을 위해 유기농 식재료와 음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듯,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오염된 책이 아니라 양서를 선택하고 가까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책이 정신의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스승이자, 친구이면서 심리치료자였던 책과 함께 성장하고 수행과 학문에서 순숙(純熟)의 시간을 가져오는데 있어서도 도반이었던 책. 스님은 지금 정신건강, 정신훈련, 불교심리학 관련 서적들을 벗 삼아 살며 세상 사람들의 심리치료에 기여하고 있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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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 스님이 추천하는 책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프리초프 카프라 지음/ 이성범․김용정 옮김/ 범양사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보는 눈이 좀 확장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특히 어릴 때 무심코 보았던 밤하늘의 별이 1000년 전 존재했던 것을 지금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더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거대한 우주 공간, 상상을 초월하는 먼 거리에서 빛의 속도로 수 백 년이 걸려서 눈으로 보게 된다는 사실 등이 그랬습니다. 이후로 현실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별을 보면서 우주적 삶을 상상하고 사소한 일상의 다툼이나 갈등을 해소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책은 기본적으로 현대 물리학 속의 새로운 세계관이 동양의 고대 사상에 담긴 세계관과 얼마나 비슷한가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그물’
프리초프 카프라 지음/ 김용정 외 옮김/ 범양사
이 책은 미국에 공부하러 갔던 초기에 영문으로 처음 읽었습니다. 구체적인 문구는 기억나지 않지만, 불교의 연기관을 비롯해 글로벌 사회와 경제, 생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닥쳐오는 위기와 그 해결점 등을 생각하게 했던 책입니다. 현대과학의 중심 문제들을 집약적으로 알기 쉽게 해설한 책인데, 생명을 이해하기 위한 접근 방식 중 세계의 저명한 학자를 중심으로 생명의 구조와 과정을 설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서 생명은 그 어느 것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못하며, 생명은 열린 구조이고, 끊임없이 외부와 소통하는 연결망이자 기능체이지 획일적인 구조체가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양자 심리치료’
Arnold Mindell 지음/ 이규환․양명숙 옮김/ 학지사
의학에서 물리학, 영적 경험, 의식의 변형 등 신비전통과 대체의학을 통합해 다차원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무지개의학이라고 합니다. 무지개의학에서 보면 사람은 아픈 것도 건강한 것도 아니고, 젊은 것도 늙은 것도 아니며, 단지 아직 인식하지 못한 의도를 가진 경로에 있다고 합니다. 책은 전통적 생체의학과 대체의학 과정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하고 신체의 지성에 대한 경험적이고 양자역학적인 근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증상에서의 침묵의 힘, 비국소성 의학, 노화 등의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앞으로 양자 심리치료도 곧 도래할 것입니다.

 

‘명상요결’
앨런 월리스 지음/ 황학구 옮김/ 청년사
이 책은 티베트 불교의 7가지 마음수련법을 담고 있습니다. 아티샤 스님의 가르침인데요. 아티샤는 11세기 인도의 스님으로, 티베트로 건너가 티베트 불교의 중흥을 이끌었던 분입니다. 이후 그분의 사상은 달라이라마로 이어지는 티베트 불교의 중요 종파인 겔룩파의 근본이 되고 있습니다. 책은 그분의 가르침을 담은 티베트 불교의 수행 지침서 '명상요결'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알아차림과 자비는 목숨 걸고 지켜라’, ‘어떤 상황이든지 그 상황을 만나자마자 명상으로 맞이하라’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7가지 수련법으로 분류되는 56가지 경구로 구성돼 있고, 수행자의 마음과 행동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대승기신론’
‘대승기신론’은 수많은 번역본이 있습니다. 특정해서 어떤 책을 추천하기는 어렵고, 대승불교의 핵심적 사상을 요약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특히 마음의 본질과 작용, 그리고 깨달은 마음과 깨닫지 못한 마음에 대한 체계적 설명을 통해서 깨달음과 무지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또 마음이 오염되는 과정과 오염된 마음을 정화시키는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수행방법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서 자신의 수행이 어느 정도 진전되고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참고할 수 있는 수행지침서로도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 ‘우리 인생에서 필요하지 않은 경험은 오지 않는다’, ‘고통의 순간은 행복과 불행의 두 개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라고 한 구절이 기억에 남습니다.

‘유식 30송’
‘유식 30송’은 제 인생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책보다 가장 권장하고 싶은 책인데, 이것도 어떤 책을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대 후반에 처음 인연해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30대 초반이었습니다. 세친 보살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를 현실생활과 마음수행에 적용하는 일에 매달렸고, 그래서 현대적 언어와 의미로 전환하는 작업을 박사 논문을 통해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것을 바탕으로 치유프로그램을 계발하고, 워크숍과 특강을 진행하는 일이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주된 일이 되었습니다. ‘유식 30송’은 자기를 바꾸고 싶은 사람들, 뭔가 변화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르침입니다.

 

[1249호 / 2014년 6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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