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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합장의 의미

합장(合掌)하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두 손을 가슴에 모으는 행위자체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기도할 때 합장을 하는 것을 보면 합장은 특정종교의 전유물이 아닌 원초적으로 타고난 성스러운 몸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합장은 특히 불교와 관련이 깊다. 불교는 합장의 종교다. 합장으로 시작해서 합장으로 끝난다. 예불을 모실 때도 기도할 때도 수행할 때도 인사할 때도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합장이다.

합장은 특정종교 전유물 아닌
원초적으로 타고난 성스런 몸짓

합장은 예배·수행의 시작과 끝
갈수록 인식 가벼워져 ‘우려’

합장은 원래 인도의 인사법이다. 인도인들은 오른손은 신성한 것으로 여기고 왼손은 부정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이유로 두 손을 엄격히 구분해 사용한다. 그러나 인사를 할 때만 예외다. 합장을 한다. 사람이 가진 신성과 부정을 초월해 진실한 마음을 상대에게 전한다는 의미다. 불교에서 합장은 인사를 넘어 수행을 지향한다. 합장은 지심으로 부처님께 귀의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손가락과 손바닥을 하나로 모으듯 진실한 마음만을 모아 그 간절함으로 불보살을 예배하고 공경하는 것이다. 동시에 분별하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 깨달음으로 나가겠다는 서원이기도 하다.

합장할 때의 열 손가락은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열 가지 업을 상징한다. 이를 십악(十惡)이라고도 하는데 합장은 신구의(身口意) 삼업을 잘 단속해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합장은 건강의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다. 합장을 하면 척추를 중심으로 좌우 균형이 잡히고,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또한 균형을 이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유명한 ‘니시의학’의 건강요양 6대 법칙에도 합장이 들어있다. 합장은 신체의 균형을 잡듯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운 생각의 균형을 잡는데도 좋은 방법이다.

불자들은 살면서 합장을 몸으로 체험한다. 고요한 법당에서 싸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합장한 채 아침예불을 모실 때의 그 장중함, 나이 지긋한 노 보살이 산길을 올라 팍팍한 다리를 달래며 굽은 허리로 합장할 때의 그 간절함, 존경하는 스님께 두 손을 모아 인사할 때의 그 절절함. 이런 감동들로 인해 합장은 스스로 불자임을 끝없이 일깨우는 경책이다. 합장이 불보살이 아닌 일반사람을 향하더라도 의미는 가벼워지지 않는다. 만나는 사람마다 부처님으로 공경하겠다는 마음 속 다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합장에 대한 인식이 가벼워지고 있다. 합장 대신 악수로 대신하는 불자들이 늘고 있다. 스님과 불자 사이는 물론 스님들끼리 만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번거롭고 무겁다는 생각 때문이다. 불교도 사회흐름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합장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예배와 수행의 시작이다. 절도 기도도 참선도 합장으로부터 시작된다. 바른 자세에서 바른 행동이 나오듯 합장은 불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좌우한다.

“합장할 때 손가락을 벌리면 교만심을 보이는 것이다.” ‘법원주림’의 가르침이다. 옛 스님들은 합장하는 모습으로 수행자의 마음을 살폈다. 어쩌면 초발심 시절 정성스레 합장하는 그 절실함으로 평생의 수행을 지탱하는지도 모르겠다.

▲ 김형규 부장
불자라면 합장으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 세상의 흐름을 좇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 일상 속에서 불자임을 망각한 채 살아가는 순간이 많다. 그럴 때마다 조용히 합장을 해보자. 마음이 맑아지는 것은 물론 새삼 불자라는 사실이 가슴에 사무치게 될 것이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51호 / 2014년 7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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