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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병들의 어머니 품 되겠습니다”

  • 인터뷰
  • 입력 2014.07.08 10:26
  • 수정 2014.07.08 13:04
  • 댓글 0

창군 최초 비구니 군승 명법 스님
1군단 소속 벽제 군병원서 근무

 
낯설었다. 아직 군복보다 장삼이 편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1968년 군승제도 시행 이래 최초 여성 성직자 군종장교로 임관한 명법 스님은 그저 “봉사라는 감사한 인연에 닿았다”고 했다.
 
명법 스님은 6월30일 새롭게 임관한 47기 군승 12명과 함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군승들은 자승 스님에게 장병들의 어머니 품이 되겠다는 원력을 전했고, 자승 스님은 “장병들이 입대에서 제대까지 사고 없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책임과 의무를 다해달라”고 격려했다. 특히 스님은 창군 최초로 여성 군종장교로 임관한 명법 스님을 언급했다. 명법 스님은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등 종교 전체를 통틀어 최초 여성 군종장교다. 자승 스님은 “여성 성직자가 최초로 군승으로 임관했다. 군포교의 새로운 전기를 맞는 일”이라며 축하했다.
 
여성으로서 군에 입대해 군포교에 나서게 된 명법 스님에게 불평이나 불만은 없었다. 자승 스님의 기대에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꺼냈다. 그리고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를 ‘인연’이라는 단어로 함축했다.
“잘 모르겠어요. 주어진 제 인연인 듯해요. 그 인연에 몸담을 수 있어서 감사해요. 최선을 다해 장병들을 위해 헌신하고 싶어요.”
 
스님은 수행자로서 군사교육이 달갑지만은 않았다. 살상무기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건을 던져본 적도 없어 수류탄 투척 훈련도 쉽지 않았다. 그 보다 어려웠던 점은 사람을 해치게 하는 물건이 무기라는 사실이었다.
 
“무기는 사람을 다치게 합니다. 그래서 곱씹을 필요가 있어요. 어떤 의미로 쓰이는 지도 생각해 봐야 하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아닐까요? 살상무기를 다루는 것도 수행이라 여기고 임했고, 무기는 함부로 쓰는 게 아니라고 믿어요. 장병들에게도 이 점을 전하고 싶네요.”
 
그래도 군은 살상무기를 다루는 곳이다. 해서 스님은 장병들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살상무기 같은 마음들을 어루만지는 군종장교 역할에 몰두하고 싶다. 수행자 본연을 자세로 돌아가 최근 발생한 군내 총격 사건 같은 참사를 예방하는 등 장병들 마음을 포옹하고 다독이겠다는 것.
 
명법 스님은 7월1일 군종장교로 정식 임관하면 벽제에 있는 군병원에서 근무한다. 1군단 직할부대에 소속된 곳이다. 스님은 “심신의 어려움을 겪는 장병들을 포근한 마음으로 어루만지고 싶다”고 했다.
 
“제 손길이 닿고 제 발길이 머무는 곳에 있는 모든 장병들에게 희망의 노래를 전하겠습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52호 / 2014년 7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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