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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와 참교육

미국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별세했다. 향년 63세. 100세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삶이다. 영화 속 그는 유쾌하고 따뜻했다. 인간미 넘치는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참 스승의 길을 보여준 존 키팅 선생님의 역으로 진한 인상을 남겼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로빈 윌리엄스라는 본명보다 키팅 선생님이라는 영화 속 인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영화에서 참 스승의 길 보여준
미국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죽음
 
인간의 길 대신 성공 강요하는
잘못된 교육에 대한 반성 필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1989년 국내에 개봉됐다. 당시는 참교육을 외치던 선생님들에 의해 전교조가 태동하던 시기였다. 이런 때 이 영화의 개봉은 일제의 야만과 군부독재의 폭력이 상존하던 당시 학교교육에 대한 강력한 반성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영화의 배경이 된 웰튼 고등학교는 미국의 대표 명문 고등학교였다. 부모들은 자식들을 이곳에 입학시키고자 노력했다. 그곳은 의사, 변호사, 정치가 등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이었다. 학교는 얼마나 많은 졸업생이 사회적으로 성공했는지 자랑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외우고 암기했다. 공부의 이유는 오로지 성공된 삶을 위해서였다. 그러던 학교에 존 키팅 선생님이 부임했다. 그의 수업방식은 독특했다. 그는 시의 이론을 설명한 교과서를 찢어버리게 했다. 그리고 말했다. “의학, 법률, 경제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하지만 시와 아름다움,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이다. 그는 학생들을 교탁에 올라가게 했다. 그리고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을 찾아야 하며 누군가에 의해 이끌려 가는 삶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결정하는 삶을 살라고 가르쳤다. 아이들은 두려워했다. 그러나 조금씩 강요된 길에서 벗어나더니, 어느 순간 열정적으로 스스로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시를 읽고 연극을 하고 사랑을 했다.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했다. 그러나 학교와 부모들이 가만두지 않았다. 키팅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야 했다. 키팅 선생님이 교실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다른 선생들의 제지에도 학생들은 일제히 책상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외쳤다.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순간 애정 어린 표정으로 제자들을 돌아보며 “고맙다”를 연발하던 키팅 선생님의 아름다운 미소. 가슴 먹먹했던 그 장면이 지금도 추억처럼 떠오른다.
 
영화에는 최근까지도 회자되는 명대사가 나온다. 카르페 디엠. 라틴어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의미다. 이 말은 불교의 가르침과도 맥이 닿아있다. 임제 스님은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그곳이 바로 진리의 자리”라고 말했다. 숭산 스님은 “오직 할뿐”이라고 가르쳤다. 깊이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라는 의미일 것이다.
 
키팅 선생님이었던 로빈 윌리엄스. 그러나 그의 마지막은 현재에 충실하지도, 주인 된 삶도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알코올 중독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었다. 반짝이던 눈빛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아름다운 삶을 이야기하던 영화 속 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 김형규 부장
25년 전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이들 모두 이제는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됐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환경은 변하지 않았다. 초등학생들까지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며 성적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며 느꼈던 그때의 그 감동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 우리 모두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지, 아이들에게 강요된 성공의 길 대신 따뜻한 인간의 길을 가르치고는 있는지 말이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57호 / 2014년 8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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