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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라는 바다에 띄운 작은 배의 항해일지

  • 불서
  • 입력 2014.08.18 16:49
  • 수정 2014.08.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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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사람’ / 김재령 지음 / 마호

▲ '나는, 작은 사람'.
“씻는 것은 고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라도 마음껏 마시면 인생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약값이 너무 비싸서 약을 살 수 없어요. 아플 때 약을 먹을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멋있는 집은 고사하고 비가 오더라도 빗물이 떨어지지 않는 집에 살면 행복하겠습니다.” “씨앗과 비료, 농약 값이 비싸서 농사를 못 짓는데 농사라도 원 없이 지으면서 살면 행복하겠습니다.” “학교가 있어도 선생님이 안 옵니다. 아이들이 매일 공부할 수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아직도 세상에는 식수, 약값, 집, 농사, 학교가 없어 행복하지 못한 마을이 적지 않음을 보았다. 그 마을 주민들과 함께 그 기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으로 행복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과 인도에서 가난하고 소외 받는 사람들을 위해 국제구호 활동을 했다. 그리고 그 10년 동안의 자원봉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고향 집과 공장, 캄보디아에서 만난 작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SNS를 통해 잔잔하게 풀어냈다.
 
이 책 ‘나는, 작은 사람’은 160㎝ 키에 몸무게 45㎏인 작은 남자의 공기청정기 같은 삶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저자처럼 작은 사람들은 엄청난 희생을 치렸다. 남자에 의해서 여자들이 많은 희생을 치렀고, 어른에 의해서 아이들이 많은 희생을 치렀고, 잘나고 돈 있는 소위 힘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가난하고 힘없는 작은 사람들이 희생을 치렀다.
 
저자는 이러한 세상에서 이익을 위해 계산하고 거래하거나, 돈을 모으기 위해 저축하거나 투자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다. 오직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은 재능들을 활용해 자신보다 더 작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 뿐이다. 그가 세상이라는 바다에 작은 배 한 척을 띄우고 항해를 시작했다. 언젠가 작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따뜻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그런 희망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자는 열악한 환경의 공장, 인도 불가촉천민들이 사는 마을, 캄보디아 소수 부족이 사는 오지에 가서 작은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왔다.
 
저자는 북한,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 아시아 지역 오지 마을에 학교와 병원을 짓는 등의 구호활동을 펼치는 JTS를 만나면서 무급 자원봉사를 펼쳐왔다. 그런 그가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음의 흔적이 남는다’는 생각에서 넓고 넓은 세상이라는 바다를 다닌 자기 마음의 흔적을 ‘항해 일지’라는 이름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책은 그 일지를 옮긴 것으로 “한국과 해외의 작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작은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일구는 꿈의 항해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책에 담긴 587일 동안의 항해를 보면서 무언가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또 관계의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나누어 줄 것이 마음밖에 없어서 아낌없이 자신의 마음을 전해주는 사람, 자신이 뿌린 희망의 씨앗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열심히 농사지어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고 싶어 하는 사람, 바보 같이 산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는 이 남자가 들려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책에서 결국 희망의 씨앗은 그 무엇도 아닌 ‘사람’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1만35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257호 / 2014년 8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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