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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생, 앙코르유적 석상 훼손 망신

  • 해외
  • 입력 2014.09.02 09:38
  • 수정 2014.09.02 09:40
  • 댓글 4
▲ 한국 대학생이 앙코르 유적을 훼손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조 사원, 동양의 기적, 대제국 크메르의 도성….’
 
캄보디아의 고대 사원인 앙코르와트를 수식하는 말이다. 장방형 건물의 벽마다 아로새긴 정교한 조각은 당시 앙코르인들의 높은 문명 수준을 보여준다. 앙코르와트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불리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선교단체 일원으로 관광 도중
기념촬영 한다며 석상 매달려
모조품 머리 부분 떨어져나가
고의성 없어 훈방 조치됐지만
현지 언론·네티즌 비난 봇물
 
최근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불가사의 문화재’의 한 부분인 앙코르톰 석상이 한국의 선교단체 대학생에 의해 파손돼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앙코르톰은 앙코르 유적군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대왕의 성’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사원과 사당 등 80곳 이상의 유적이 존재하고 있다. 전세계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는 이유다.
 
이 대학생은 석상을 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다 머리 부분을 훼손시켰다. 진품이 아닌 시멘트로 만들어 놓은 것이어서 처벌은 면했다. 그러나 부처님 성도지인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대탑에서 한국 기독교인들이 자행한 땅밟기 추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일어난 선교단체 회원의 문화재 훼손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8월14일 프놈펜포스트(The Phnom Penh Post)에 따르면 선교 여행을 떠난 한국인 대학생 김모(22)씨가 앙코르와트 단지 내에 있는 앙코르 톰(Angkor Thom) 석재 다리에 걸쳐진 석상 머리 하나를 부서뜨렸다. 석상을 붙잡고 촬영을 하는 도중 머리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이 다리에 늘어서 있는 석상들은 12세기 사암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앙코르와트에 있는 대표적 유물이다. 프놈펜포스트 등 현지 신문들은 대학생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이 사건을 크게 다뤘다.
 
씨엠립 앙코르와트 유적 전체를 총괄하는 압사라 관리청(The Authority for the Protection and management of Ankor and the Region of Siem Reap) 대변인 임 속리티(Im Sokrithy) 씨는 사고 직후 김모씨를 체포했지만 입건이나 벌금 없이 석방했다고 전했다.
 
압사라 관리청은 프놈펜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당시 김모씨는 선교단체의 일원으로 앙코르와트를 여행 중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이 석상의 머리 부분이 시멘트로 만들어진 모조품인 점과 부상을 입을 걸로 봐서 석상을 해하려는 의도가 없던 점을 참작해 김모씨에게 훈방조치를 내렸다. 유물 훼손은 수십 년 동안 한번도 발생하지 않은 사건이라 현지 당국과 경찰도 몹시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씨는 석상이 낙하하면서 다리에 가벼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무슨 국제 망신이냐”, “석상을 부순 게 고의는 아니라지만 어쨌거나 문화재 관람 자세가 잘못됐다”, “종교적인 문제로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등의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인도차이나 철학 및 경제를 연구하는 인터넷 사이트 ‘크메르의 세계’에도 대학생의 행동을 비난하는 댓글이 여러개 달렸다. 한 네티즌은 “고의적인 행동이 있건 없건 그 높은 곳에 올라갈 때 제지하지 않은 선교사나 목사는 뭘 했냐”며 “교회 꼭대기를 이슬람 여행단이 기어올라갔다면 같았겠느냐”며 일침을 가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59호 / 2014년 9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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