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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가뭄과 인드라망

  • 기고
  • 입력 2014.10.0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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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월드는 1년 전부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개발과 지역 청년 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바이오가스 플랜트 사업을 평가하기 위해 미얀마 서북부에 위치한 마그웨이주 론하우 마을을 찾았다.

총 184세대에 900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농업을 주요생계 수단으로 삼아온 론하우 마을은 가뭄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얀마에서는 우기가 6월부터 시작해서 9월에 끝나지만 론하우 마을의 우기는 9월 단 한 달 뿐이다. 주민들은 농업용수와 식수를 빗물과 마을에 있는 우물 2기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오랜 가뭄으로 마을의 우물마저 말라버려 주민들은 식수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비가 오지 않아 농사를 짓지 못한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마을 숲의 나무를 벌목하여 목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팔기 시작했는데 이는 다시금 지하수 유실의 원인이 되었다.

물 부족의 악순환과 주민들의 생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지 협력단체 ‘KMF’와 마을 청년조직 ‘TZYG’가 마을 주변 하천에서 물을 끌어다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마을의 위치가 높아서 물을 끌어다 쓰려면 전기가 필요했다. 미얀마는 전력공급율이 25%밖에 되지 않는데다 론하우 마을과 같은 농촌지역에 전력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두 단체는 가축의 분뇨에서 나온 메탄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가스 시설의 건립과 더불어 마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숲 조성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해왔다.

로터스월드는 바이오가스에 의한 전기발전 방식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주민들의 빈곤문제 해결과 삶의 질을 증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취지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 지원 덕분에 바이오가스 플랜트와 숲 조성을 도울 수 있었다. 그 결과 바이오가스 시설건립을 통해 생산된 전기가 마을의 각 세대에 공급되었고, 전기로 하천의 물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1년이란 짧은 기간에 아주 적은 예산(약 3천만원)으로 바이오가스 시설 완공과 더불어 전력과 물의 공급까지 가능했던 것은 현지 파트너단체와 마을 청년그룹의 협력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을의 전체 주민들이 사업에 참여한 덕분이다.

현재 론하우 마을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각 가정은 발전기의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마을운영위원회에 소액의 사용료를 지불한다. 외부 후원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마을 주민들 스스로 자립적이고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전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싼 값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아이들 교육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마을사원에서 매일 밤 7시부터 9시까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실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주민들의 바이오가스 발전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만족도 조사 중 만난 한 할머니는 “이렇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밤에도 밝게 지낼 수 있게 되어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평가팀은 만족도 조사 중 만난 많은 주민들로부터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건강하고 행복하라”는 축복의 메시지와 더불어 “다른 많은 이들을 도와주라”는 격려도 들었다.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론하우 주민들의 이러한 반응과 격려는 평가팀이 40도가 웃도는 무더운 날씨와 장거리 여정을 지치지 않고 무사히 마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론하우의 가뭄은 선진국들의 난개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 역시 지구온난화의 원인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제3세계 지원은 고통의 제공자로서 마땅히 지불해야 할 대가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민정희 로터스월드 사무국장 mujin21@gmail.com

[1264호 / 2014년 10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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