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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 도축되는 동물들 변호 나서야”

  • 해외
  • 입력 2014.11.03 16:54
  • 수정 2014.11.04 17:32
  • 댓글 1

동물을 위한 목소리 대표 밥 아이삭손

▲ 밥 아이삭손 대표는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동물에게도 눈을 돌려볼 것”을 권했다.

서울의 한 법당이 살아있는 동물들이 울부짖는 비명 소리로 가득찼다. 도축장면의 영상을 보던 파란 눈의 남성이 마이크를 잡고 “비윤리적으로 살생되고 있는 동물들의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

사형수 변호서 동물 대변자로
동물권익보호단체까지 설립

40여년 전부터 채식생활 중
“불살생계 따르려 노력할 뿐”

WFB 동물복지위원회 설치에
700회원 함께 목소리 높이기도

그는 미국에서 온 밥 아이삭손(Bob Isaacson) ‘동물을 위한 진리의 목소리(Dharma Voices For Animals, DVA)’ 대표다. 국제포교사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10월29일 서울 열린선원에서 열린 특별초청법회에서 불자들과 함께 영상을 보다 동물실험과 도축 장면이 나오자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동물에게도 눈을 돌려볼 것”을 권했다.

밥 대표는 동물을 위한 진리의 목소리 대표이기 전에 인권변호사다. 사형수 변호를 맡아 25년간 사형수의 인권을 위해 싸웠다. 그는 “사형수를 변호하며 특정한 민족, 인종, 성별이라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는 불합리한 상황을 직면하기도 했다”며 “고통을 겪으면서도 말을 할 수 없는 동물들에게까지 관심이 흐른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대변했던 사람으로서 이제는 동물들의 권익을 위해 나서야 할 때라는 생각이 수년전부터 들었다”고 했다. 그는 3년 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동물권익보호단체인 ‘동물을 위한 진리의 목소리’를 설립했다. 그리고 현재 그 단체의 대표로, 테라와다불교와 위빠사나명상을 재가자들에게 가르치는 스승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밥 대표는 법회에서 불살생을 수없이 강조했다. 불자가 지켜야 할 오계 중 첫 번째가 살생을 금지한 불살생계이고 이는 불교의 계율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계율로 간주된다. 동물의 도살과 육식을 금한다는 점에서 채식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그는 불자가 되기 훨씬 전부터 채식을 했다. 40여년 전 아프리카를 여행하다 천연 자연 속 야생 동물들을 마주치고는 동물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여행 직후 채식주의자가 됐다. 하지만 그후 20년 동안 불교에 대해서 그 어떤 정보도 없었다.

이런 그가 불교를 처음 만난 때는 20년 전 고향인 시카고를 떠나 샌디에이고로 이사하며 태국사원을 찾으면서부터다. 그는 “아마도 내게 선업이 있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교에 심취해 안거수행을 하던 중 과거의 일들을 돌아보고 현재 내가 하는 일과 미래에 해야만 하는 일들에 대해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3달 동안 묵언수행 하는 동안 수행자들이 고기와 생선으로 거리낌없이 공양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이때 불살생을 실천하고 동물들을 위한 활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다짐이 단체를 설립으로 이어졌다.

밥 대표는 이후 본업이었던 변호사 활동을 그만두고 단체 활동에만 집중해오고 있다. 그는 텐진 빠모 스님과 같은 저명한 스님들의 지지를 받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동물권익보호에 대한 강연을 펼친다. 잔혹한 동물실험을 자행하는 업체 감시는 물론, 부처님과 동물의 가르침을 주제로 교육·홍보 영화 제작 및 배포, 일반인들에게 채식기반 식이요법 격려 등 지난 3년간 쉴 새 없이 달려왔다. 많은 활동 중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세계불교도우의회(World Fellowship of Buddhists)에 동물복지상임위원회가 설치되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그는 10월16~18일 중국 산시성(山西省)에서 열린 ‘제27회 2014 세계불교도우의대회’ 본회의에 동물을 위한 진리의 목소리 700여 회원 대표로 참석했다. 세계불교도우의회에 ‘동물복지상임위원회’ 설치를 발의하고 생명윤리와 관련된 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기구라 불리는 세계불교도우의회에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동물복지를 관장하는 기관이 꼭 필요하다”며 “생명 존중을 실천하기 위해 동물법을 강화하고 상식 이하의 행위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대응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 불교계와 함께 위원회 설립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제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세계불교도우의회는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차후 다시 한 번 검토하기로 했다.

밥 대표는 “불자들이야말로 동물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생명에 대한 존중을 말한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을 위한 진리의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채식을 하세요’하고 강요하는 곳이 아닌 생명체에 관심을 기울여 거기서 스스로 느끼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도울 뿐”이라며 “채식을 하든 하지 않든 본인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단체의 활동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면 누구나 동물을 위한 진리의 목소리 회원이 될 수 있다. 현재 미국, 호주, 스리랑카, 대만 등 전세계에서 700여명이 단체를 지지하고 있다. 회원가입은 무료며 인터넷 홈페이지(dharmavoicesforanimals.org)를 통해 가능하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68호 / 2014년 11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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