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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대회, 생명 지키는 불사


오는 3월 5일 조계사에서 ‘자연환경 보전과 수행환경 수호를 위한 범불교도 결의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서울 외곽순환도로의 미개통 구간인 36.3Km중 벽제에서 퇴계원 간의 북한산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터널 도로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 8차선 북한산 관통도 저지를 위한 기도 중인 비구니 스님들이 건설직원들에 의해 폭행을 당한 폭력사건(2월 18일)이 규탄 집회를 갖는 도화선이 되었다.

그 폭행사건이 전해지면서 북한산 관통도 저지를 위해 1000일 기도 정진을 하려고 조계사에 이미 마련되어 있었던 기도장이 종단적으로 거행되는 대규모 결의대회장으로 무르익어 갔던 것이다.

북한산 국립공원 터널공사 반대 운동은 작년 8월에 의정부 대책위원회가 발족되었고, 9월에는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반대결의문을 발표하였다. 봉선사 주지 일면 스님은 지난 2월에 1인 시위운동을 5일간 벌이는 등 각종 움직임이 지속되어왔는데 2월 19일에 총무원에서 공식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개발의 미명아래 짓밟힌 자연



그런데 조계종을 중심으로 한 불교계에서 만 여명이나 참여하는 대 집회를 갖는 것은 이번 북한산 관통사건 만이 아니라 그동안 전국 곳곳에서 환경 훼손행위가 발생해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범어사 내원사 조계사 주변의 자연환경과 수행환경 파괴 정책 등이다. 그 가운데 북한산 국립공원건은 환경운동 연합이 선정한 지난해 환경파괴 10대 사건중에 8번째 사건으로 부각되기도 하였다.

언제까지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전통문화환경을 짓밟고 병들게 할 것이며, 그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인류의 안위를 위협하는 환경파괴는 공동체 해체와 더불어 막을 길이 없는가. 이번 터널공사 건으로 북한산·불암산·수락산에 자리한 90여개 사찰중 30여 사찰이 식수파괴, 소음, 매연 등의 공해로 피해를 입게 되고 사찰수행환경이 파괴되며 비구니 폭행 등, 교권마저 흔들리게 되었다는 위기의식에서만이 아니다. 수도 서울의 주산인 북한산 밑구멍을 파서 닥쳐 오게될 풍수 지리적 입장에서 본 피해가 불안해서도 아니다. 북한산이 수도권의 녹색허파 역할을 하는 것은 아마존강 일대 밀림이 전 지구의 허파 노릇을 한다는 것보다도, 서울 시민에게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만이 아니다.



무지와 탐욕이 부른 폭행



자연환경이 보호되어야 인간의 생명도 보장받을 수 있다. 인간이 물질적 이익과 편리함을 도모하여 저지르는 환경파괴 행위가 인간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후손들에게 위협을 준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그러한 만행이 단절되지 못하는 것인가.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다’는 상의상관의 연기의 진리는 모든 존재가 서로를 발생시키는 조건이 되고 다 함께 공존하게 하는 인과율인 것이다. 그러한 연기의 진리를 철저히 깨달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와 탐욕이 문제일 것이다.

정책입안자는 거시적 입장에서 환경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고, 그것을 수용하는 모든 이들도 지혜롭게 환경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마음을 맑게 해야 할 것이다. 유마경과 원각경에서는 마음이 청정하면 국토가 청정하다고 하였으며, 화엄경에서는 삼계가 다 한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교설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범종단적으로 불교도가 함께 하는 이번 집회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사찰환경 파괴행위를 규탄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를 구속하는 욕망과 무지를 다 함께 몰아내는 계기가 되어, 전 우주가 생명을 되찾을 수 있는 불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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