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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와다 신임이사장 사사나 스님

  • 수행
  • 입력 2014.12.16 11:05
  • 수정 2016.02.24 16:42
  • 댓글 2

“탐심 생멸 과정 관찰하는 힘 항상 갖춰야”

▲ 한국테라와다불교 2대 이사장으로 추대된 아신 사사나 스님은 재가수행자들에게 꾸준한 수행을 당부했다.

“5시쯤 전화 가능합니다.” 30분마다 재차 걸었지만 통화 중이었다. 어렵게 연결된 통화에서 웃음이 흘러왔다. 한 수행자와 인터뷰 중이었다고 했다. “바쁘신가보다”고 했더니 수행은 항상 스승과 인터뷰를 통해 점검받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신 사사나 스님이다.

상가회의서 만장일치로 결정
12월20일 2대 이사장 취임

암·공황장애로 세간일 놓고
미얀마 쉐우민 수행센터행
심념처 위빠사나로 치유해

완주 담마찌따또야선원에서
대중들 지도하며 정진 당부
“스승 만나 매일 점검받고
지금 흐르고 있는 맘 관찰”

아신 사사나 스님은 11월21일 한국테라와다불교 상가회의에서 초대 이사장 삼장법사 빤냐와로 스님에 이어 2대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만장일치였다. 12월20일 오후 2시 서울 연방죽선원 약수연에서 운영위원장으로 추대된 담마위하리 법주 스님과 함께 취임한다. 사사나 스님은 짧게 한국테라와다불교의 방향을 전했다. 계정혜에 맞춰 모든 상황을 여법하게 따르겠다는 것. 운영위원장 법주 스님과 한국테라와다불교 법당과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고 예불문을 핸드북 형태로 제작해 휴대성을 높일 계획이다.

사사나 스님 계획은 초대 이사장이 마련한 토대 위에 있었다. 스님은 빤냐와로 스님을 존경했다. 삼장법사로서 6년 동안 후배스님들을 가르치며 한국테라와다불교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다.

‘테라와다(Teravada)’란 ‘장로(長老)들의 길’이란 뜻으로 흔히 남방불교, 근본불교 등으로 표현되는 상좌부(上座部) 불교를 말한다. 부처님 원음을 전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테라와다불교는 2008년 12월31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를 받았다. 2009년 1월 빤냐와로 스님이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했으며, 그해 8월18일 한국불교 주류 수행인 간화선과 상생을 모색하는 ‘한국불교전통과 테라와다불교’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31일 한국테라와다불교 창립법회를 봉행하고 부산 태종사 뿐냐산또 스님을 종정에 해당하는 상가라자로 추대했다. 이후 2010년부터 매월 1회 상가모임을 열고 대중공사로 한국테라와다불교의 방향을 정하고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였다. 사사나 스님은 겸손했다. 만장일치 추대에 관해 자신을 낮추고 말을 아꼈다. 수행이력은 남달랐다. 모두가 새천년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 때 스님은 괴로웠다. 몸과 마음에 경계가 왔다. 암세포가 몸을 활보했고 공황장애는 마음에서 활개쳤다. 세간일을 다 놓았다. 우연히 미얀마를 다녀온 스님을 만나 수행이야기를 들었다. 부처님 품안에 들고 싶었다. 2000년 12월 미얀마 쉐우민 수행센터에 방부를 들였다.

“무작정 떠났지요. 그 때는 정말 간절했어요. 솔직히 죽는 게 두려웠고 살고 싶었습니다. 죽는다면 부처님 품안에 있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수술을 받고 난 뒤 바로 미얀마로 향했습니다. 5년간 병원에 다녔어야 했는데 CT 촬영 한 번 하고 그 뒤론 병원에 안 갔습니다. 정착 수행처에서는 암 걱정보다 수행에만 매달렸지요. 스승과 수행을 점검하며 인터뷰하는 게 환희로웠습니다. 언제 암이 없어졌는지 모르겠어요. 낫고자 번뇌하고 정열을 쏟았으면 아직 아팠을지도 모릅니다.”

▲ 지난해 10월 사사나 스님은 안거를 모범적으로 마친 공덕으로 대중들에게 까티나 가사를 공양 받았다.

아신 떼자니야 사야도를 스승으로 모시고 심념처(心念處) 위빠사나 수행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1년 11월 쉐우민 수행센터에서 우 꼬살라 사야도로부터 비구계를 수지했다. 국내에 돌아와서는 2006년 11월~2007년 6월 보리수선원, 2007년 12월~2008년 3월 천안 호두마을에서 수행을 지도했다. 사사나 스님 지도를 받는 수행자들이 2007년 뜻을 모아 다음카페에 온라인 수행모임(cafe.daum. net/paramita2841)을 만들었다. 이후 스님은 2012년 10월부터 전북 완주 포레스트담마찌따또야선원에 거주하며 대중들의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26일 부산 붓다의 길따라선원에서 봉행된 제5회 까티나 법회에선 까티나 가사를 공양 받기도 했다. 한국테라와다불교에 따르면 까티나 가사는 안거를 원만하고 모범적으로 마친 오직 한 스님에게 주어진다.

사사나 스님은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상대방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비법(?)을 물으니 “저는 수행자”라며 또 웃었다. 자연스럽게 심념처 위빠사나로 이야기가 옮겨갔다.

“위빠사나는 몸, 느낌, 마음, 법 등 신수심법 사념처를 관찰하는 겁니다. 그런데 왜 심념처일까요. 다른 개념은 아니지만 심념처는 마음의 근본성질을 이해하는 것에 포인트를 줍니다. 사념처를 관찰하는 그 마음의 근본성질을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수행이지요. 마음에 탐(貪)이 작용하면 긴장을 하는 데 이게 번뇌입니다. 탐은 대상이든 본질이든 왜곡을 일으키지요. 탐을 관찰하며 생멸하는 과정을 그대로 바라보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집중하거나 억제하고, 억지로 알아차리려는 의도도 경계해야 합니다. 일어나는 대로, 없어지는 대로 관찰하고 관찰하는 그 마음을 자연스럽게 바라봐야 하지요.”

사사나 스님은 당부했다. 언제 어디서든 수행을 꾸준히 해야한다고 했다. 수행을 하는 이유도 언제 어디서든 사띠(알아차림)를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대신은 없었다. 알아차림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오직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 스님은 말에 살을 붙였다.

“좋은 스승을 만나 바른 수행방법을 배워 꾸준히 노력하며 스승과 인터뷰를 통해 점검하고, 마음을 청정하게 가꿔나가세요.”

인터뷰 도중 거듭 “함께 수행하자”고 권하던 아신 사사나 스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74호 / 2014년 12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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