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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복전 삼아 연꽃씨앗 뿌렸던 각현 스님 입적

  • 부고
  • 입력 2014.12.25 11:51
  • 수정 2014.12.29 15:44
  • 댓글 3

12월25일 오전 5시…법랍 46세·세수 71세

▲ 연꽃마을 이사장 각현 스님은 12월25일 입적했다.
세상을 복전(福田) 삼아 연꽃씨앗 뿌리며 불교노인복지를 견인해왔던 연꽃마을 이사장 각현 스님이 12월25일 오전 5시 안성 파라밀요양병원에서 입적했다. 법랍 46세, 세수 71세.분향소는 안성 파라밀병원이며 12월29일 발인할 예정이다.

분향소 안성 파라밀병원…발인 12월29일

스물 넷이던 1968년 속리산 법주사에서 원로의원 월탄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각현 스님은 ‘깨달아 열심히 중생을 교화하라’는 의미로 법명 ‘각현(覺賢)’을 받아 지녔다. 은사스님과 금오 스님은 수좌를 원했지만 각현 스님은 중생교화의 길을 걸었다.

청계사 주지 소임을 맡던 1978년 돌연 홍콩 유학길에 올랐던 당시 각현 스님은 복지 원력을 싹틔웠다. ‘앉아서 시주금 셈하는 자신’이 처량해서 나섰던 유학이었다. 홍콩 중문대학에 입학해 중국어를 공부하던 중 정작 체득한 것은 불교복지였다. 대부분 사찰이 복지라는 테두리로 부처님 품을 확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스님은 무릎을 쳤다. ‘바로 이것이다!’

귀국한 각현 스님은 1984년 동국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전문 지식을 쌓았다. 도심 속 포교불사, 산 속 수행, 노인복지 등 세 가지 갈림길에서 고민했다. 법주사 청동미륵대불 불사를 원만회향한 뒤 스님은 노인복지를 택했다. 1989년 성수 스님이 설립한 연꽃마을과는 1990년 인연이 닿았다. 각현 스님은 척박했던 불교노인복지를 하나하나 일신해 나갔다.

연꽃마을 20주년이던 2010년 산하시설은 69개로 늘었으며 종사자 숫자도 700여명에 이르렀다. 양․한방병원인 파라밀요양병원을 비롯해 의료복지시설도 전국 6개 지역에 9개를 운영했다.

각현 스님은 인드라망처럼 얽힌 세계에 부처님 자비를 전하고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12년 사단법인 국제연꽃마을(I.L.V)을 설립했다. 후원기업 결연을 통해 베트남 쾅남성 현지 보육원, 장애인시설, 세종학당, 직업훈련원, 병원, 수련원 등을 추진했다.

각현 스님은 2008년 저술한 책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서두에 이렇게 적었다.

“내가 베푼 작은 사랑 때문에, 내가 만든 작은 시설 때문에,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하고 싶은 일을 가슴에 안고 업파(業波)에 넘실대며 살겠습니다. 소승은 오늘도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마음의 방랑자가 되어 노인복지 현장을 맴돕니다.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사회를 위하여….”

‘효 운동의 사회화’를 화두로 노인복지부터 국제개발지원사업까지. 세상이라는 복전에 연꽃씨앗을 심어오던 각현 스님이 미처 만개한 연꽃을 보지 못한 채 세연을 접었다. 그러나 더불어 사는 부처님 세상을 향한 스님의 원력이 세상에 뿌렸던 씨앗은 뿌리 내렸고, 하늘로 줄기를 튼실하게 올렸으며, 태양 향해 잎사귀를 펼치고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으리라. 

한편 각현 스님은 1986년 법주사 부주지, 조계종 9, 10, 11대 중앙종회 의원, 청주불교방송 사장, 법보신문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연꽃마을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2008년 불교인권상, 제23회 불이상을 수상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76호 / 2015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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