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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읽는 대한민국, 불교는?

대한민국의 경제력은 2013년 기준 전 세계 15위 규모다. 무엇이든 지기 싫어하는 국민들이, 그리고 이 국가가 세계를 향해 자신 있게 자랑하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를 담보할 경쟁력은 경제력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의 독서 수준에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독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한 마디로 낙제점이다.

한 여론조사에서 매월 한 권 이상 책을 읽는다고 답한 이들이 66.8%였다. 이는 한 달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30%를 넘는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실제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10년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종이책 독서량은 2007년 이래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 2013년 연평균 9.2권에 머물렀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한 달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도서구입비도 2010년부터 감소해 2013년 1만8690원에 그쳤다. 그리고 2014년 3분기에는 1만7556원으로 뚝 떨어졌다. 학습지까지 포함된 통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수 단행본 도서구입비는 이보다 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결국 종이책의 숨통을 끊어 놓을 것”이라는 공포가 출판계에서는 이미 몇 년째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개정된 도서정가제가 도서 가격 안정에 영향을 미쳐 전체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책 안 읽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코 장밋빛일 수는 없다.

그러나 불자 입장에서 더욱 암담한 현실은 따로 있다. 이처럼 책 안 읽는 대한민국의 평균보다도 독서량이 더 적은 곳 중 한 집단이 불교계라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한국불교계 앞날 역시 암울할 수밖에 없다. 불교전문출판사들의 출판 콘텐츠나 품질이 날로 향상되고 있음에도, 불서를 찾는 독자들은 소수에 머물러 있다.

불교출판계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014년 한 해 462종의 신간을 선보였다. 전체 405종을 발간했던 2013년에 비해 15% 가까이 더 늘어난 수치다. 출판인들이 일부 적자를 감내하면서까지 이토록 불서 발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생업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크게 수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보다는 문서포교를 통한 불교영역의 확대라는 사명감을 내려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부처님께 공양 올리듯 정성들여 혼을 다해 만들어 내는 불서 속에는 부처님 가르침은 물론, 혼탁한 이 시대에 어떠한 마음을 지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란 답답증을 풀어줄 답이 들어있다.

‘책 속엔 사람의 재능이 나타나고, 책 속엔 군자의 지혜가 있다’고 했다. 불서 속에는 당연히 부처님 가르침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 불서를 읽는 스님과 재가불자가 많아지는 만큼, 불교의 경쟁력은 높아지고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심정섭 sjs88@beopbo.com

[1277호 / 2015년 1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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