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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보광 스님 논문 표절 의혹 규명 착수

  • 교학
  • 입력 2015.01.15 21:22
  • 수정 2015.01.16 00:49
  • 댓글 23

“후배 논문 표절…자기표절도 다수”
보광 스님, 논문 1편에 대해선 인정
“다른 150편 논문들은 새로운 것들”

동국대 총장 후보 보광 스님의 논문 표절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동국대 연구진실성위원회(위원장 박정극)가 진실규명에 착수했다. 또 대각사상연구원은 보광 스님의 표절 의혹 논문을 학술지에서 삭제하고 당사자의 논문을 향후 3년간 게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국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20여편의 논문에 대해 예비조사 및 본조사를 실시하며, 표절을 인정한 1편에 대해서는 징계수위도 결정할 예정이다. 연구진실성위원회는 동국대 내부인사 70%와 외부 인사 30%로 구성되며, 조사결과는 향후 총장 선출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광 스님 논문 표절 의혹은 동국대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운영)가 1월초 유력한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보광 스님의 논문이 표절됐다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이들이 제시한 ‘연구진실성 검증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대각사상’ 13집에 수록된 보광 스님의 ‘인터넷 포교의 중요성에 관한 연구’는 동국대 불교학술원 소속 모 학자의 박사학위 논문인 ‘유비쿼터스 시대의 불교문화콘텐츠 연구’를 비롯해 ‘문화다양성 시대 불교문화콘텐츠의 과제’ 등 5편을 표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보광 스님의 이 논문은 머리말을 비롯해 상당부분 각주까지도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 보광 스님 2010년 발표한 ‘인터넷 포교의 중요성에 관한 연구’(왼쪽). 이 논문은 모 불교학자의 박사학위 논문(오른쪽)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비상대책위는 “보광 스님 논문의 70%가 텍스트 표절과 재인용 표절 기법을 활용한 짜깁기로 채워 넣은 논문”이라며 “보광 스님의 이 논문은 당사자가 직접 표절의 수고를 한 것이 아니라 피표절자인 ○○○가 그냥 대필을 해줬을 공산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대필 의혹을 받는 당사자는 1월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곤혹스럽다. 대필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비상대책위는 이 외에 ‘불전 전산화의 미래방향’(전자불전, 2010년), ‘백용성 스님 국역 조선글화엄경 연구’(대각사상, 2012년), ‘백용성스님의 해인사 및 고암스님과의 관계’(대각사상 20집), ‘서산대사의 정토관’(국어국문학, 2013년), ‘서산대사의 정토관’(정토학연구 20집) 등 논문들도 “자기표절”이나 “인용표기 과다로 인한 중복게재”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보광 스님이 1999년 일본의 국제일반학술지인 ‘일본인도학불교학’에 게재한 ‘知訥の 定慧結社文における 淨土觀)’은 ‘보조의 정토관’을 정당한 중복게재 절차 없이 기존 논문을 발췌 요약했다고 폭로했다. 비상대책위는 “보광 스님의 중복게재는 교육자와 학자로서의 윤리적이고 도의적인 책임을 넘어서서 일본학회 저작권 침해는 물론 중복게재된 논문 연구실적으로 부교수 및 교수 승진 재임용으로 이용됐다면 승진을 취소해야하는 초유의 사태로 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보광 스님은 본지 전화 통화 및 이사회에 제출한 ‘논문표절 주장에 대한 반론’을 통해 ‘인터넷 포교의 중요성에 관한 연구’에 대해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스님은 “당시 학술세미나가 아닌 종단 내부에서 발표했던 발표 자료인데 때마침 (자신이 연구원장으로 있는) 대각사상연구원에서 논문집을 만드는데 논문이 부족하다고 해서 깊은 생각 없이 편집위원회에 넘겼었다”며 “당시 ‘대각사상’이 등재후보지로서 큰 비중을 차지 않았던 저널이기는 하지만 부주의했음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광 스님은 “(이 논문에 대한) 제 자신이 부주의했음을 시인한다”며 “대각사상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에 게재논문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보광 스님은 그러나 “저는 그동안 150여편의 논문을 써서 발표하는 등 중요 보직을 수행하면서도 연구의 고삐를 놓치지 않았다”며 다른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일체 수긍하지 않았다. 스님에 따르면 이전에 발표한 자신의 논문을 인용할 때에도 인용 사실을 명시적으로 밝혔으며, 그와 같은 근거를 각주로 처리하거나 본문에서 밝히고 있기 때문에 이는 논문표절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기본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자기표절이라고 몰아붙이려면 먼저 자신이 발표한 국내외학술지의 해당 학회에 정식으로 문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또 일본어 논문 표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일본 인도학불교학회는 250명의 연구자가 발표하며, 발표문 분량은 2~3쪽에서 길게는 6~8쪽 정도로 ‘핵심요약문’ 성격이 강하다는 것. 그런데 비상대책위가 문제를 삼는 논문은 국내에서 발표할 때 4배나 확장·심화발전 시킨 논문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자신의 학문적 주장을 다시 가다듬고 수정·보완하는 작업은 학자라면 반드시 감당해야 하는 직업적 과제”라며 “승려 불교학자인 저를 가리켜 자기표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문학의 생성과 발전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스님은 특히 “논문의 내용이 일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일”이라며 “저는 모든 논문에서 언제나 새로운 주장과 새로운 사실의 발견과 새로운 자료 해석을 내놓았고 때로는 결론에 가서 제 선행 논문의 학설이나 오류를 수정 보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보광 스님의 논문을 게재했던 대각사상연구원 연구윤리위원회(위원장 김광식)는 1월14일 보광 스님의 ‘인터넷 포교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를 학술지 목록에서 삭제하고, 당사자는 해당 학술지에 향후 3년간 논문 투고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백용성 스님 국역 조선글 화엄경 연구’와 ‘백용성 스님의 해인사 및 고암 스님과의 인연’은 ‘자기표절’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279호 / 2015년 1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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