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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의 일본법회

달라이라마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 한 부분이 시큰해진다. 중국의 식민지로 전락해 갖은 모욕과 핍박을 받고 있는 티베트 민족의 처지가 슬프게 와 닿기 때문이다. 티베트의 자치를 요구하며 분신한 100여명의 동족들을 보면서 느꼈을 달라이라마의 참담한 심정이, 그럼에도 매일 중국인들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달라이라마의 무량한 자비가 아픔으로 다가온다.

한국불자 위해 법회 동시통역
달라이라마 친견 소중한 기회

본지, 80세 맞아 법문 연재
불자의 삶 되돌아보는 계기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범한 잔학한 범죄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음속으로 중국 사람들을 증오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습니다. 폭력은 더 많은 폭력을 불러일으킬 뿐이므로 우리의 투쟁은 언제까지나 비폭력적인 것이어야 하며 증오를 품지 말아야 합니다.”

중국에 대해 증오를 부추기는 수많은 비판들에 대해 달라이라마는 이렇게 타일렀다.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에는 슬픔과 자비가 묘하게 섞여있다. 티베트에서 달라이라마는 관세음보살의 현신으로 불리고 있다.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삶으로 그려낸다면 아마도 달라이라마의 모습일 것이다. 중생에 대한 연민과 슬픔을 안고 고통 받는 중생의 부름에 미소를 지으며 나타나는 관세음보살. 보살님의 한없이 자비로운 미소는 중생에 대한 한량없는 연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달라이라마는 조국 티베트의 처지가, 중국인들의 탐욕과 무지가 항상 불쌍하고 가슴 아팠을 것이다.

달라이라마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세상 사람들에게 자비·연민·관용·용서·평화·행복 등을  가르쳤다. 사람들은 달라이라마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감동을 느꼈다. 깊은 수행과 체험 속에서 나오는 법문은 그대로 이 땅에 현신한 부처님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은 달라이라마를 이 땅에 모셔오지 못했다.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중국의 눈치를 보는 정부의 몽니로 무산됐다.

지난 2000년, 한국은 불교계를 중심으로 달라이라마 방한추진위원회가 결성됐고 11월 초청장을 전달하기 위해 다람살라를 방문했다. 그때 언론사 기자단의 일원으로 동행해 달라이라마를 친견했다. 당시 달라이라마는 한국 불자들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유머가 넘치고 참으로 자애로웠다. 청명한 하늘같이 선함만이 가득 했던 그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위대한 선지식을 만난 경이로움이 전율처럼 온 몸을 타고 내렸다.

달라이라마는 기자들과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꼭 한국에 가서 김치를 먹어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무산됐다. 정부가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리고 정부의 그런 움직임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중국의 눈치나 살피는 한심한 정부와 한국불자들의 비루한 처지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달라이라마는 올해 80세를 맞는다. 당시 24세의 젊은 지도자였던 달라이라마는 이제 80세의 나이에 동포들의 염원을 가슴에 담은 채 56년째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세수가 고령인 탓에 언제까지 달라이라마가 이 땅에 머물러 있을지 알 수는 없다. 이런 절박함으로 법보신문은 2015년 새해 벽두 신문에 7면에 걸쳐 ‘달라이라마’에 관한 특집기획을 실었다. 그리고 현재 격주로 달라이라마의 법문을 지면에 실어 독자들에게 지혜로운 말씀을 전하고 있다.

▲ 김형규 부장
법보신문은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달라이라마 초청법회에 한국불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달라이라마를 직접 친견하면서 육성으로 법문을 듣는 자리다. 4월11일부터 3박4일간 열리는 친견법회는 한국 불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모든 법문을 동시통역으로 진행한다. 달라이라마는 ‘반야심경’과 ‘보리심’에 대해 법문할 예정이다. 아마도 보살의 길로 향하는 일주문이 될 것이다. 달라이라마의 관정의식도 불자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수행에 입문해도 좋다는 밀교적 증표이기 때문이다. 이번 친견법회가 현존하는 자비의 화신 달라이라마와 선연을 맺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82호 / 2015년 2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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