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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목욕탕을 강력추천합니다!

기자명 원빈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15.03.02 11:36
  • 수정 2015.10.20 18:08
  • 댓글 0

온 사방이 눈으로 덮여 있는 스위스의 설산 꼭대기에 헬기를 타고 올라간다. 칼바람을 맞으며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풍경을 바라보다 장비를 확인한 후 스키를 타기 시작한다. 스쳐지나가는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하고 시원한 속도감이 느껴지는 바람을 맞으며 두어 시간 무아지경으로 즐기다보면 어느새 마을이 보인다. 지친 근육을 풀어주는 극락 같은 야외 온천에 들어가 알프스산맥의 풍광을 즐기는 여유로운 휴가의 모습은 청년 A의 버킷리스트 1번의 내용이다.

지친 이들을 깨달음 지혜로
말끔하게  씻어주는 극락물
물의 차갑고 따뜻함 정도는
우리 마음으로 조절 가능해

하지만 청년 A는 군에서 병사로 복역 중이라 현실이 사뭇 다르다. 하루 종일 주어진 일과를 하고 선임들에게 끌려 다니며 축구하고, 탁구치고, 청소까지. 온 몸의 근육은 터질 것 같지만 잠깐의 샤워가 그에게 주어진 유일한 피로회복 시간이다. A는 지금 온천에 몸을 담그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다. 하지만 불가능한 서러운 현재의 상황에서 그를 위로하는 희망은 법사가 일요일 종교행사가 끝난 후 새로운 군종병들과 함께 근처 온천에 가겠다고 한 약속뿐이다.

드디어 일요일 법사와 함께 하는 온천여행에 A가 선발됐다. 이 순간 A에게 법사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부처님이다. 그렇게 설레고 감사한 마음으로 도착한 온천의 모습은 상상이하였다. 온탕, 열탕, 냉탕, 샤워시설, 끝! 전형적인 시골목욕탕 모습인 것이다.

약간은 실망한 A가 그래도 각잡힌 모습으로 법사와 선임들을 따라 온탕에 몸을 담근다. 역시 상상이상이었다. 온 몸의 피로감이 한순간에 녹아버리는 듯한 온천물은 A에게 극락세계의 물처럼 청량감과 환희심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A는 궁금해졌다. 평소 종교활동 시간에 극락세계에 대한 설법을 많이 들었지만 극락세계에 목욕탕이 있는지 없는지를 배운 적이 없었다. A가 법사에게 질문했다.

“법사님! 극락에도 목욕탕이 있나요?”

극락세계의 하품하생 중생들은 수행이 높지 않은 악업범부들이 왕생하는 경우라 인간세상의 버릇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인간세상의 좋았던 경험들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관정 스님의 ‘극락은 있다’를 보면 관세음보살님이 이렇게 허망한 상상을 하고 있는 하품하생의 중생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하며 빨리 연못물에 목욕을 하라고 권한다. 왜 그럴까? 극락의 물은 번뇌에 지친 이들의 몸과 마음을 깨달음의 지혜로 씻어 내주기 때문이다.

“그 물은 또한 차고 따뜻하기가 마음이 바라는 대로 자연히 조절되느니라. 그리고 그 연못에 목욕을 하면 정신이 열리고 몸이 상쾌하여 마음의 때가 말끔히 씻겨 지느니라.”

‘무량수경’에서 극락의 물에 대해 말씀하시는 내용이다. 온도가 취향에 따라 완벽히 조절되고 그곳에 들어가 씻기만 해도 정신이 열리고 몸이 상쾌해지며 깨달음이 생긴다면? 극락세계 연못은 수많은 중생들이 즐겨찾는 대중목욕탕이 될 것이다.

또한 극락세계 연못에는 수많은 종류의 보석으로 이루어진 꽃잎들이 수면을 덮고 있고, 살랑바람이 불면 이 꽃잎들이 휘날리며 아름답고 찬란한 빛의 콘서트를 연출한다고 한다. 주변의 보석나무들과 아름다운 연꽃들, 누각, 궁전들이 훌륭한 풍광까지 제공하니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는 절경일 것이다.

또한 이 극락목욕탕은 수질이 너무나도 좋아 8가지 공덕을 갖추고 있다.  ‘칭찬정토경(稱讚淨土經)’에서는 이 8가지 수공덕을 “1. 고요하고 깨끗하다. 2. 차고 맑다. 3. 맛이 달다. 4. 입에 부드럽다. 5. 윤택하다. 6. 편안하고 화평하다. 7. 기갈 등의 한량없는 근심을 없애준다. 8. 중생의 육근을 잘 길러준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깨끗하고 달고 부드러운 물에 몸을 담그기만 해도 기갈 등의 한량없는 근심과 육체의 병이 낫는다고 하니, 이 극락목욕탕 홍보만 잘해도 ‘대박’나지 않을까?

▲ 원빈 스님
행복명상 지도법사
A는 목욕탕에서 법사의 설법을 듣고 당장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수정했다. 가장 해보고 싶은 1번 항목에 ‘극락목욕탕에 온천 여행가기!’라고 적은 것이다.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목욕을 즐기는 독자, 혹시 몸에 병이 있는 독자, 스트레스에 민감해 마음에 근심이 많은 독자, 찜질방에서 쉬기를 좋아하는 독자! 극락목욕탕에 한번 몸 담가봐야 하지 않을까? 강추!

[1284호 / 2015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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