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네스코, 파괴된 아프간 석불터 정비 나선다

  • 해외
  • 입력 2015.03.02 17:16
  • 수정 2015.04.20 11:31
  • 댓글 0

2001년 탈레반 파괴한 석불
잔해보존 위해 문화센터 건립
공모 수상작 공개…사업 착수

▲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안 석불 터를 새롭게 정비하기 위해 건축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고 최근 수상작을 공개했다.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가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에 의해 파괴된 아프가니스탄 바미안 석불 주변 정비와 보존을 위해 인근에 문화센터를 건립한다. 문화센터는 문화재 보호와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로, 파괴된 석불터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자리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불교전문 잡지 샴발라선 인터넷판 라이온스로어(Lion’s Roar)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안 석불 터를 새롭게 정비하기 위해 문화센터 건립을 추진, 건축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고 최근 수상작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수상자는 카를로스 나우, 마누엘 알베르토, 프란코 마레로 등 아르헨티나 출신의 디자이너다. 이들이 디자인한 문화센터는 문화유산 보호, 문화정체성 표현 면에서 높게 평가됐다. 특히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우선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수상금은 2만5000달러(약 2740만원)다.

수상자 중 한명은 “만남의 장소이자 새로운 생명공간을 탄생시킨다는 의미를 담아 디자인했다”며 “석불이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주변 풍광을 해치치 않을 정도의 작은 규모이며 고대 전통 건축양식을 응용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유네스코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각계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들을 모은 대규모 국제회의를 올해 일본서 개최하고 문화센터 건립과 관련, 일정을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5세기 화려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바미안 지역은 실크로드를 통해 이어진 동서양의 교차로로 동양서 온 스님들의 순례지로 유명했다. 서기 630년 경 구법여행을 하고 돌아온 중국의 현장 법사는 절벽에 동서로 새겨있던 55m와 38m 높이의 거대한 마애불상을 보고 “금빛으로 번쩍이며 온갖 보배로 장식된 것처럼 눈이 부셨다”고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에 그 아름다움을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과거 화려했던 명성의 흔적은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 바미안 지역의 불교유적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던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공격을 받았다. 탈레반은 이슬람 모독과 우상숭배라는 이유를 들어 2001년 두 석불을 폭파해 버렸고 현재는 불상이 조성돼 있던 감실만 남아있다. 주변에 함께 조성돼있던 무수한 석굴과 그 안의 불상들도 사격연습용 표적으로 이용되며 훼손됐다.

그럼에도 바미안 지역에는 여전히 수많은 석굴 등 풍부한 유적들이 산재해 있어  전 세계 역사·문화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네스코는 바미안 석불이 비록 파괴됐지만 남아있는 잔해 또한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그 일대를 2003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이후 회원국들과 실무 전문가그룹을 구성해 매년 회의를 열고 보존·복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최근 유네스코는 복원보다는 터를 그대로 보존하고 더 이상의 훼손을 막는 방법을 찾기로 회원국들과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석불 복원 사업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탈레반에 대한 승리를 상징하기 위해서라도 폭파된 석불 2개 중 최소한 1개의 복원을 희망한다”며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WHC)에 복원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복원 비용을 지원해야 할 유네스코 회원국들은 “잔해가 거의 남지 않은 상태에서 재건은 어렵다”며 현 상태에서 더 이상의 훼손을 막는 보호활동에 힘쓸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바미안 유적에 대한 유네스코와 아프가니탄 정부의 입장이 상반되자 일본과 이탈리아 등 유네스코 회원국들은 유적 보존과 센터 건립을 위한 기부 동참 여부를 고민하고 있어 향후 사업의 추진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84호 / 2015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