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티베트불교의 기원
1. 티베트불교의 기원
  • 남카 스님
  • 승인 2015.03.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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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인도에서 티베트로 전파되기 전, 티베트에는 일찍이 이웃 샹슝지역으로부터 전해진 ‘뵌(bon)’교가 널리 퍼져 있었다. 초기 뵌교는 종교철학과 명상법이 발달하지 않았으나 불교가 티베트에서 성장함에 따라 뵌교도 함께 이를 발전시켜왔다. 티베트불교는 토착종교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발전을 거듭했고 현재 티베트인의 삶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인도불교 원형 그대로
티베트인 삶속 자리잡아
역경위해 언어 개발하고
스님 출가시켜 승단 완성


티베트에 불교가 소개된 것은 3세기경 28대 하토토리넨첸왕 때다. 왕은 도대시마똑 육자진언과 금으로 된 탑을 선물 받고 이를 신기하게 여겨 비밀스럽게 왕궁에 모셔 공양 올렸다.

티베트에 불교가 전파됐다는 기록은 7세기경 33대 송첸감포왕 때부터로 이 시기는 불교사와 연관해 티베트불교의 방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도불교사에서 교학적 완성기에 속하는 이 시기 요구된 것은 경론을 토대로 집대성된 고금의 교설을 손상시키지 않고 교리체계를 확립시키는 일이었다. 티베트가 받아들인 불교는 바로 완숙한 인도불교였다.

송첸감포왕은 인도불교를 티베트에 전파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티베트어 창제다. 티베트 글자는 7세기에 역경사 투미삼보다가 인도 문자의 자음 34개 중 10개를 빼고 6개가 추가된 30개의 자음과 16개의 모음 중 4개의 모음만을 가지고 티베트어를 구성하는 데 필요하거나 적당한 것을 골라 만든 것이다.

티베트 문자는 창제 목적에서부터 불경번역의 용이성과 실제 티베트어의 필요성 두 가지를 고려해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티베트어는 현재 인도 불경을 가장 완벽하게 옮길 수 있는 언어로 평가받고 있으며, 실제로도 불교 교의의 의미를 거의 모두 번역했다. 오늘날까지 전륜성왕으로 존경을 받는 송첸감포왕 때 이렇게 불경을 번역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처럼 티베트불교는 왕실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발전했다. 특히 38대 왕인 치송데첸 때에는 뺀디따(불교학자), 샨따라끼따(보디사또), 파드마삼바바를 초청해 최초로 삼예사원을 건립했다. 삼예사원은 다규르로벤링(역경원), 뽕와삼뗀링(명상원), 록빠퇴삼링(문사를 닦는 곳), 뒤둘악빠링(밀교원)으로 구성됐다. 후일 이 삼예사원은 불교사에서 가장 뜨거운 세기의 대토론장이 된다.

티송데첸왕은 또 수많은 스승들을 티베트에 모셨다. 그 중 베로짜나 등 9명의 역경사가 많은 경전을 티베트어로 번역했다. 총명한 아이들을 선발해 역경을 위해 인도로 유학도 보냈다. 이들의 출가로 부처님 가르침의 뿌리인 승단이 마련돼 불법승 삼보가 완성됐다.

41대 왕 티레빠젠 시대에는 인도와 네팔에서 많은 뺀디따들을 초대했다. 그 중 까, 쪽, 샹이라는 세 명의 역경사들은 전에 번역한 것을 수정하고 아직 티베트어로 번역되지 않은 부분은 찾아서 새로이 번역해 대부분의 경론을 티베트어로 옮겼다.

당시 불교는 굉장히 융성해 왕은 승가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이 앞장서 머리를 직접 잘라 천위에 깔고 그 위에 스님들을 모시는 모습을 보였다.

불교의 성장과 함께 티베트의 국력도 크게 신장됐다. 송첸감포왕 때 20만 명의 군대가, 치송데첸왕 때는 30만 명의 군대가 중국과 전쟁을 계속해 왔으나 티레빠젠왕 시대에 들어서자 티베트 고승들과 중국 화상들이 모여 전쟁을 그만두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왕이 “티베트인은 티베트 땅에서 행복하다. 중국인은 중국 땅에서 행복하다”라는 비문을 중국의 왕궁과 티베트의 라싸, 두 국가의 국경 3곳에 세우고 전쟁을 종결시켰다.

티베트는 인도불교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나서야 받아들였다. 고금의 교설을 훼손하지 않고 인도불교의 집대성을 이뤄 체계를 확립할 책무를 지니게 된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 인도에서 불교가 쇠퇴하면서 사라진 많은 전적과 교설이 티베트에는 온전히 남아 전해지는 까닭에 인도불교의 원형으로 인정될 수 있는 근거가 이미 그 출발선에서부터 내재해 있는 것이다.

삼학사원 주지 namkha6221@naver.com


[1284호 / 2015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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