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교 침투서 개혁종단까지 질곡의 근현대 한국불교사 고찰
일본 불교 침투서 개혁종단까지 질곡의 근현대 한국불교사 고찰
  • 심정섭 기자
  • 승인 2015.03.0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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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불교사의 재발견’ / 김순석 지음 / 경인문화사

▲ ‘한국 근현대 불교사의 재발견’
한국 근현대사는 말 그대로 질곡의 역사였다. 일제강점기는 물론, 한국전쟁 후 이어진 좌우 이념의 갈등 속에서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암울한 역사는 시시때때로 되풀이되면서 색깔논쟁을 불러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역사인식의 천박함을 드러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최근 지하철 9호선 역명 중 ‘봉은사역’이 확정되자 개신교계가 봉은사를 친일사찰로 매도하는 일도 그런 천박한 역사인식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가 질곡의 역사였던 만큼이나, 한국 근현대불교사 역시 수많은 질곡을 겪으면서 발전해왔다.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고난의 시기를 지내온 불교는 일제강점기 일본 불교의 유입으로 또다시 큰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일본 불교계는 한국인들에게 자기 종파의 교리를 포교하기 위해 유치원 개설, 직업인 양성소 운영 등 여러 가지 혜택을 베풀었다. 분명 한국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종교적 시혜의 이면에는 정치권과 결탁된 일본 승려들이 한국인의 반일감정을 무마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불교계가 독자적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해방 이후 불교사는 더 잔혹하다. 불교계 자체적으로 왜색불교 잔재를 청산하고 한국불교의 전통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비구승 중심 승단 구성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이승만의 담화문으로 인해 비구·대처간 갈등이 수면 위로 폭발하고 말았다. 이후 폭력이 난무하며 서로 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이때의 갈등은 결국 현대 불교계의 갈등과 분쟁으로 이어지는 불씨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불교계는 통일을 전망하는 시기에 많은 곳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룩했다. 또한 일제강점기부터 누적돼온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개혁을 진행해왔고, 지금도 그 개혁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 근현대불교사 연구에 천착해온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러한 한국 근현대불교사를 깊이 들여다보고 그 결과를 ‘한국 근현대 불교사의 재발견’에 담았다. 책은 ‘근대 불교계의 과제와 일본 불교의 침투’ ‘근대 불교 개혁론’ ‘불교와 민족문제’ ‘해방 이후 불교계의 변화’ 등 전체 4부로 구성됐다.

저자는 먼저 ‘근대 불교계의 과제와 일본 불교의 침투’에서 원종의 창립과 임제종 운동의 전개 등 근대불교 종단의 성립 과정을 자세히 고찰했다. 여기서는 최근 법인법을 이유로 조계종과 거리를 둔 선학원의 창립 취지도 정확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이어 ‘근대 불교 개혁론’에서는 백학명, 한용운, 백용성 등의 활동으로 당시 불교를 조망했다. 그리고 만암 송종헌의 불교계 정화인식을 통해 해방공간에서의 불교계 당면 과제를 짚었다.

또 ‘불교와 민족문제’에서는 일제의 불교정책과 친일문제를 검토하고, 일제의 불교정책과 본사 주지의 권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리고 ‘해방 이후 불교계의 변화’를 다룬 마지막 4부에서 이승만 정권의 불교정책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짚었다. 이 대목에서는 또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불교태고종의 성립 과정을 자세히 살피고, 마지막으로 1994년 대한불교조계종 개혁종단의 성립과 그 의의를 고찰했다.
저자는 한국불교계 수난의 근현대사를 깊이 고찰하고, 미래지향적 불교상 정립을 위해 “승려 중심의 교단운영은 재가 불자들과 함께 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비구니 스님들의 교계 운영 참여 활성화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불교계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출재가 모두가 화두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3만3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285호 / 2015년 3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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