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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의 한 사람이 곧 우주다

기자명 법상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15.03.16 13:07
  • 수정 2015.10.20 18:13
  • 댓글 0

만약 나의 노력과 의지로써 원수처럼 지내던 누군가와 결국 관계가 회복되고, 용서하고 사랑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그것은 비단 나와 그 사람 사이의 관계회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이 우주법계와의 관계가 회복된 것이며 내면세계가 한층 더 조화롭고 고요한 본성을 회복했음을 의미한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된 하나
하나의 행위가 전 우주에 영향
많은 사람에 영향 미치기보다
단 한 사람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가 하찮게 생각했던 내 앞에 있는 바로 그 한 사람은, 사실 한 사람의 평범한 모습을 띄고 나타난 부처의 화신이며, 이 우주법계의 대변자로서 나타난 것이다. 사실 그는 단 한 사람인 것처럼 가장하고 나타난 우주 전체다. 당신이 이 우주와 어떤 관계를 맺기 원하는지를 보기 위해 법계에서 보낸 화현인 것이다.

바로 그렇게 당신 앞에 등장한 삶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사실은 제각기 독자성이라는 파편으로 드러난 우주적인 존재들이다. 우주라는 바다에서 물결이라는 개별성의 파도가 당신 삶 앞에 넘실거리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가족이나 친척과의 오랜 불화를 끝내고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시켰다면, 그것은 결코 개인적인 집안일에서의 성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그 일을 통해 당신은 이 우주법계 전체에 사랑을 피워낸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당신은 이 육신 속에 갇혀있는 개체적 자아가 아니라, 우주적이고 전체적이며 다차원적으로 연결된 통합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곧 우주 그 자체다. 당신 앞의 바로 그 한 사람이 곧 우주 전체다. 당신과 일체 모든 존재는 진실로 하나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연결된 하나다. 당신의 행위 하나하나는 곧 전 우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기에 당신은 이 세상에 더 크고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더 위대한 사람, 혹은 더 영향력 있는 사람, 더 인기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눈에 보이는 좁은 세계에서는 높은 자리에 올라야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근원적 차원에서는 만 명에게 연설하며 그들을 감동시키는 것과 내 앞의 단 한 사람을 돕고 힘이 되어 주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 어떤 행동, 어떤 말 한마디, 어떤 생각들이 내게서 나가고 있는가에 있다. 단 한 사람을 아상이 아닌 지고의 사랑과 자비의 마음으로 구하고 살렸다면 그것은 자신의 공명심으로 한 국가를 구하고 살린 위인보다 더 아름답다.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나의 재능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더 많은 사람을 돕고,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살리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나와 인연 맺고 있는 단 한 사람에게 참된 지혜와 사랑으로 영향을 미치고, 그를 도우며, 구하고 살리느냐에 있다. 특히 나의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처럼 가까운 인연관계라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남들 앞에서는 잘 하고, 남들을 돕고, 사랑하고, 말씨도 부드럽고, 행동도 자비롭지만, 집안에 들어오면 화도 잘 내고, 무시하기도 한다.

가까운 한 사람, 바로 그 단 한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하라. 가족과 관계가 회복되고, 벗과 친지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될 때, 그 참된 지혜와 사랑은 우주 끝까지 퍼져나간다. 그것이야말로 우주 전체와의 관계 회복인 것이다.

세상에 아무리 많은 영향을 끼치고, 아무리 좋은 책을 펴내고, 아무리 명 강연을 하고 다닐지라도 나와 인연 맺은 단 한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내 아내와 아들에게 존경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실이 아니기에 우주법계로부터 외면당한다.

▲ 법상 스님
목탁소리 지도법사
어떤 마음이, 어떤 행동이, 어떤 의도가 나에게서 나가는지가 중요하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단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그는 이 우주법계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내 삶에 등장하는, 오늘 내 앞에 나타나는 바로 그 한 사람에게 그 순간의 최선을 다하라. 그는 인간의 몸을 하고 나타난 부처이며, 우주전체의 대변자이기 때문이다.

[1286호 / 2015년 3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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