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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일체중생을 무여열반으로

기자명 서광 스님

일체가 완전한 자유 얻도록 이타행 실천

“수보리야, 보살승으로 나아가는 자는 다음과 같은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일체중생들, 즉 알, 태, 습기에서 태어난 것, 화현한 것, 무형, 유형, 인식작용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인식작용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것 등 일체의 존재들을 내가 다 남김없이 해탈하게 함으로써 완전한 자유를 성취하게 하리라.”

보살행에는 무생물까지 포함
모든 존재는 상호의존 관계
이타행에 예외 있을 수 없어
사회문제에도 적극 실천 요구

대승불교에서 진정으로 보살수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보살행의 대상과 보살행의 최종 목표에서 다음 두 가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는 보살행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생물, 무생물 할 것 없이 이 세상의 그 어떤 대상도 제외되어서는 안 되며, 다른 하나는 그 모든 대상들이 모두 남김없이 완전한 자유를 성취할 때까지 도와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우리가 이타행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단 하나의 대상도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되고, 그들 모두가 완벽하게 자유로워질 때까지 포기하거나 중단하지 않고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가끔 개도 불성이 있는지, 식물도 성불할 수 있는지, 돌멩이 같은 무생물도 불성이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기적 관점에서 생명을 정의한다면 생주이멸(生住離滅) 하는 모든 존재를 생명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보살로서 친절하고 자비로운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이 우주 안에 존재하는 일체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인정할 수 있든 없든 우리는 항상 일체의 존재들과 연기적으로 관계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공기나 물, 바람, 먼지에도 불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그들 모두 우리의 건강과 생명, 심리적인 조건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처님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일체 만물을 향해 이유 없이 친절과 자비를 베풀라는 게 아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와 무관한 대상이 단 한 존재도 없고, 모두가 철저하게 상호의존적으로 연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보살행의 최종 목표인 일체 존재가 완전한 자유를 성취할 때까지 이타행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흔히 깨달음을 얻은 후에도 몸이 남아있는 상태를 유여(有餘)열반이라 하고, 깨달은 자가 죽어서 몸까지 완전하게 소멸된 상태를 무여(無餘)열반이라고 말한다.

이를 치유적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사람이 우울증으로 몇 년간 고생을 하다가 회복했다고 가정해보자. 비록 현재 우울증이 사라졌더라도 이전에 우울증으로 고생할 때 마신 술이나 복용했던 약들로 인해 위장, 간 등 신체에 미친 영향들은 금방 가시지 않는다. 금연을 한다고 해서 몸에 남겨진 니코틴 성분이 금방 사라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편 신체에 미친 영향들은 외적인 조건이 악화되거나 예상치 않는 사건이 발생하면 우울증을 재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우울증 재발방지를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에는 몸을 통한 수행이 다양한 형태로 응용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깨달음 또한 현재 삼독심이 완전히 정화되었더라도 과거에 삼독심이 끼친 영향은 몸에 남아 있다. 우리가 불법을 만나 나름의 이치를 깨달았다 하더라도 과거의 행위로 인해서 우리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치유와 돌봄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졌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의 몸도 함께 해방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갈수록 우리사회는 청소년, 노인, 군인, 가족문제, 웰다잉, 자살예방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의 관심과 보살핌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그 손길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마음의 해방, 깨달음과 같은 정신적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체적, 대인관계 수준에서의 자유, 웰빙 영역에도 보살의 이타행에 대한 좀 더 폭넓은 관심과 적극적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서광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seogwang1@hanmail.net

[1286호 / 2015년 3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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