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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으로 세상과의 소통 준비하는 하버드의 스님들

  • 해외
  • 입력 2015.03.30 17:36
  • 수정 2015.04.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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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스님들은 종교간 이해와 소통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미국 하버드대학, 그 중에서도 신학대학교에 재학 중인 스님들이 있다. 하버드대학 학보인 ‘하버드 가제트(Harvard gazette)’는 최근 하버드신학대학에 재학 중인 스님들의 학교 일상을 공개해 화제다. 네팔, 대만,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인 스님들은 하버드대에서의 공부와 일상, 그리고 앞으로의 희망을 소탈하게 털어놨다.

학보 ‘하버드 가제트’ 최근호
하버드신학대학원 재학 중인
각국 스님 6명 일상·꿈 소개

‘불교성직자프로그램’ 장학생
이웃 종교와 소통·이해 넓혀
재학생에 긍정효과 대학도 만족

현재 하버드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스님은 모두 6명이다. 이들은 ‘로버트 H.N 호 가족 재단’의 불교 성직자 프로그램(The Buddhist Ministry Initiative program)을 통해 후원 받은 장학생들이다. 이 재단은 불교학 연구와 현대화를 위해 홍콩 출신의 호씨가 2005년 설립한 자선재단으로 하버드 대학교를 비롯해 영국의 코톨드연구소 등에 불교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진홍색 장삼에 호탕한 웃음을 간직한 타재이봉사 스님은 수행보다는 운동을 더 좋아할 것 같아 보이는 스물다섯의 영락없는 신세대다. 신학대 1학년에 재학중인 스님은 “모든 스님들은 그들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며 “많은 미국인들이 스님은 원래 조용조용하고 평화로운 성격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활동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고 독특한 아이디어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봉사 스님은 하버드에 입학하지 전까지 토착 소수민족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권리를 위해 싸웠다. 스님은 지역사회에서 인권 캠페인을 펼치기로 서원을 세우고, 종교뿐 아니라 정치, 경제, 영적 해결법 등을 배우기 위해 하버드에 왔다. 언젠간 고국에 돌아가 지역민들의 더 나은 삶을 돕는 일에 배움을 회향하길 꿈꾸고 있다. 특히 스님은 지식을 쌓는 것 외에도 본인의 꿈을 지지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도반들을 만난 것을 하버드에서 얻게 된 가장 큰 재산이라고 강조한다.

네팔 카트만두 출신의 쉬레스타 스님 역시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2년 전 하버드를 찾았다. 스님은 “병상에 있던 네팔 사람 대부분은 적절한 의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는다”며 “모든 사람들은 그 자체만으로 존재감이 있고 가치 있는 죽음을 맞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졸업 후 비정부단체와 함께 임종 프로그램을 개발해 언젠가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네팔인들 모두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대만 출신 창간시 스님은 하버드에서 중국학자들과 함께 고대경전을 영어로 번역, 세계인들과 함께 불교를 공부할 날을 꿈꾼다. 하버드에서 유일한 비구니인 장간시 스님은 학우들과 함께 간혹 치즈피자와 감자튀김을 즐긴다. 하지만 “스님으로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함을 잊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님들의 하버드 생활이 항상 평탄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에서 온 쿠살라 스님도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의 당혹스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스님은 “스리랑카에서는 스님과 포옹은 물론, 악수도 하지 않는다”며 “입학 첫 해에 학우들은 나를 상당히 무례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쉬레스타 스님은 수업 도중 기독교학부 학생으로부터 “사후 지옥에 갈 것”라는 말을 들은 경험도 있다. 하지만 스님은 “부정적으로만 생각지는 않는다”며 “함께 공부하면서 서로 이해하는 법을 배워 개선된다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하버드신학대학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불교성직자프로그램은 스님들 뿐 아니라 재학생들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학교 전임강사인 베를린씨는 “단지 스님들의 학업 성장만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론이나 대화에서 학생들은 스님들로부터 수행하는 삶에 대해 배우곤 한다”며 “이러한 경험들이 학생들의 사고를 성장시키는데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88호 / 2015년 4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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