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승복할 줄 모르는 스님들

  • 기자칼럼
  • 입력 2015.04.20 12:23
  • 수정 2015.04.28 13:53
  • 댓글 9

지난 4월14일 법원은 학교법인 동국대 가처분 소송에서 일면 스님을 동국대 이사장으로 공식 인정했다. 영담 스님의 직무대행은 무효라고 했다. 이에 따라 극심한 학내 혼란을 초래했던 동국대 이사장 선출 논란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그러나 법원 판결에도 동국대의 혼란은 한동안 계속됐다. 영담 스님이 법원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는 ‘몽니’를 부렸기 때문이다. 영담 스님은 법원의 가처분결정 효력이 결정문을 받은 3일 이후부터 적용된다는 점을 들어 “3일간 법인사무실을 폐쇄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법원으로부터 직무대행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받았음에도 무단으로 점유한 법인 인감과 통장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버텼다. 이로 인해 직원들의 급여지급 등 학교운영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졌다. 다행히 법인사무처가 4월17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바탕으로 법인 인감을 변경하고 일면 스님을 법인등기부에 이사장으로 등재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그러자 영담 스님은 슬그머니 이날 오후 측근을 통해 법인 인감 등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자신이 무단 점유한 법인 인감과 통장 등이 쓸모없게 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4월27일 창원지법 거창지원에서는 또 한 건의 가처분 심리가 예정돼 있다. 진주 성전사 주지 성공 스님 등이 해인사 방장으로 추대된 원각 스님의 방장직무를 정지해 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성공 스님은 지난 3월7일 해인사 방장후보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에서 자격이 없는 자가 참여했기 때문에 원각 스님의 방장 선출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공 스님의 주장은 중앙선관위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방장 선출은 선거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중앙종회도 3월17일 제201차 임시회를 열어 해인사 새 방장에 원각 스님을 만장일치로 추대하면서 방장선출 문제는 일단락됐다. 그럼에도 성공 스님은 끝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끝내 종법을 어기고 사회법에 제소하는 무리수를 뒀다. 해인사 관계자에 따르면 성공 스님은 3월7일 산중총회에서 “단 1표라도 많이 받은 스님을 만장일치로 방장으로 모시자”고 제안했던 장본인이었다.

▲ 권오영 기자
이런 스님들의 모습에 교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행위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영담 스님은 불법적인 동국대 직무대행을 주장하면서 “나는 정의롭게 살았다”고 말했다. 성공 스님 역시 “해인사가 바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공감하는 대중들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불교는 대중의 화합을 중시한다. 물론 이들 스님들에게 대중과의 화합까지 바랄 생각은 없다. 다만 사회법이든 종단법이든 결과가 나오면 적어도 승복하는 모습만이라도 보여줬으면 한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알림- 위 기자칼럼과 관련해 성공 스님은 "3월7일 산중총회에서 '방장선출을 위해 투표를 해야 한다면 누가 이기든지 발표만이라도 만장일치로 하자'고 말했다"고 알려왔습니다.

[1291호 / 2015년 4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