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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수기와 포교

  • 기고
  • 입력 2015.04.20 13:14
  • 수정 2015.09.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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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은 지금]

“믿음은 도(道)의 근본이요 공덕의 어머니다. 그러기에 믿음은 온갖 선법(善法)을 길이 기르며, 의망(疑網)을 끊고 애류(愛流)에서 벗어나 열반(涅槃)의 무상도(無上道)를 드러낸다.”

화엄경 구절이다. 믿음이 모든 수행의 근본이라는 말씀이다. 열반경도 믿음에 대해 이렇게 설하고 있다.

“선남자야, 사람에게 두 가지가 있으니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니라. 믿는 자는 곧 선(善)이요 믿지 않는 자는 선이라 할 수 없음이라.”

화엄경과 열반경에 나와 있는 두 구절은 불법(佛法)에 대한 믿음을 불자로서 지녀야할 절대적인 덕목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에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믿음은 그 자체로 부처님을 향한 불자(佛子)로서의 출발을 의미하며 그 자체로 회향을 의미한다.

법보신문이 불교방송과 공동으로 주관해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대한불교조계종의 신행수기 공모는 불자들의 신심(信心)을 바탕으로 한 발심(發心)과 신해행증(信解行證)을 이끄는 마중물이다. 불자들이 극한의 고통과 난관 속에서, 혹은 잔잔한 일상에서 겪은 가피와 체험담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나눔의 장이기 때문이다.

올 신행수기 공모의 마감일(4월24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공모가 시작된 이후 법보신문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수기 공모에 대한 안내와 접수이다. 작년에 첫 신행수기를 공모할 때만 해도 신행수기에 관한 문의 중 대다수는 “신행수기를 어떻게 쓰는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신행수기란 말을 들어보긴 했으나 그 내용을 어떻게 구성하고 서술해야 하는지를 제시한 불서가 없다 보니 그런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올해 들어오는 질문을 요약하면 이렇다. 불자들의 경우 “조계종 신도증이 반드시 필요한가”와 “기도 중에 받은 가피(加被)나 기복(祈福) 중심에 관한 이야기를 써도 되는가”란 내용이다. 공모에 관심 있는 스님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봉축 때 신행수기를 불자들에게 보시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과 “우리 사찰 자체적으로 신행수기를 모아 포교를 위한 불서로 만들 수 있는가”란 문의가 주를 이뤘다.

불자와 스님들의 질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행수기 공모는 그 자체만으로 ‘포교콘텐츠’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기도와 정진 중에 겪은 가피와 수행에 관한 불자들의 체험담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불서로 출간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첫 수기공모 수상작을 엮어 출판한 ‘나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보았네’는 지난 1년 동안 출판계를 대표하는 ‘교보문고’의 주요 매대를 지켰다. 이 책이 오랜 기간 매대를 지켰다는 점은 불자들이 그 만큼 많이 구입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성경 한 종만 해도 수십권을 전시한 전용 매대를 확보하고 있는 기독교계에 비해 출판시장이 현격히 작은 불교계에서 신해행증 신행수기집이 불서(佛書)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대목이다.

다음으로는 신행수기 공모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불자로서 자긍심이나 소속감을 점검하고 드높일 수 있는 공유의 장이 되었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다. 첫 신행수기에 함께 한 불자들은 “그 동안 신도증을 쓸 일이 거의 없었는데 신행수기 공모에 신도증을 쓰게 됐다”며 밝혀오기도 했다. 신도증을 활용할 일이 더 많았으면 하는 희망을 담은 말일 것이다.

▲ 남배현 대표
조계종 산하 전통 사찰들은 천년고찰로서의 창건설화와 가피에 관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대개 이들 사찰은 사기(史記)를 기록한 안내 자료집이나 책자를 구비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불자들의 신행이나 정진, 수행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엮은 불서를 간직한 도량은 거의 없다. 여러 스님들이 ‘나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보았네’를 탐독하고 난 후 요청하신 내용은 “사찰의 옛 설화에 오늘날 우리 도량에서 기도하고 정진하는 불자들의 신해행증을 담아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이렇듯 신행수기 공모는 불자들의 축제의 장이자 발심을 공유하는 포교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수기 공모가 해를 거듭하면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포교콘텐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남배현 nba7108@beopbo.com

[1291호 / 2015년 4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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