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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대안, 불교

최근 지구의 종말시간을 알려주는 이른바 ‘운명의 날 시계’가 2분이나 앞당겨져 인류종말 0시 7분전을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이 여러 언론매체에 보도된 바 있다. 알다시피 종말론은 기독교적 사상체계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의 핵과학자협회가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종말을 ‘0시’로 규정해놓고 현재 인류가 그 위험의 ‘7분전’에 서 있다는 뜻으로 발표한 것이다.



인류 종말 0시 7분전



이들은 9·11테러로 촉발된 전쟁의 발발, 핵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긴장 고조 등을 핵 위협 증대의 근거로 제시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우리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감은 핵 위협이 아니더라도 생태계 파괴나 도덕성 붕괴 등 여러 요인들을 들 수 있다. 임신부의 배속에 있는 아기를 수술했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과학과 의술의 발전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인지 착잡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들은 문명의 발달보다 인간성 상실 등 생명의 존엄성을 짓누르는 더 큰 과(果)를 낳게 될 것이다.

눈을 안으로 돌려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구석구석 부패하지 않은 곳이 없고 지역 간, 집단 간, 계층 간의 갈등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다양한 사회에 이해가 상충되고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생명을 짖누르는 과오 될 듯



그러나 이런 갈등이 잘 조정되고 치유되는 것이 살아 있는 사회의 매카니즘이 아닌가.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전 사회적이며 뿌리 또한 깊다는 데 있다. 예컨대, 지역 간 갈등을 해소한다고 동서를 잇는 고속도로를 뚫고, 무슨 위원회 만들어 세미나를 열고, 영호남의 경계에 있는 산정에 머리띠를 두르고 올라가 구호를 외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대하처럼 도도히 흐르는 큰 물줄기가 형성돼야 비로소 해결의 물꼬가 틀 수 있는 것이다.

사회에 문제가 발생될 때마다 우리는 21세기 대안사상(Alternative Thought)으로 불교를 거론하곤 한다. 사실 세계를 선과 악, 문명과 야만, 발전과 퇴보 등 이분법적인 구도로 파악하는 서양사상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은 이미 식자층에서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신라는 힘이 세어/삼국을 통일한 게 아닙니다./정신이지요.

화랑도 정신 그게 불교 행동 철학이지요./그 큰 사상이 삼국을 포용한 겁니다.

포용, 신라도 고구려도 백제도/다 이 남산에서 숨쉬고 있지요. 그냥 통일 된 게 아닙니다.

-졸시 ‘경주 남산’ 중



지난 섣달 그믐날 토함산 해맞이에 동참하기 위해 경주를 방문하는 기회가 있었다.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 남산을 돌아보며 불확실한 세기에 인류를 구할 수 있는 가르침은 저 옛날 삼한의 통일을 이뤄낸 불교뿐이라는 확신을 다질 수 있었다.



큰스님을 기다리며



다 알고 있듯이 20세기까지의 과학 문명의 발전은 인류에게 많은 편리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반면에 이로 인해 생명체 지구가 송두리째 없어져 버릴 위험의 시계가 째깍거리고 있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우리 인류가 연기무아의, 너와 내가 둘이 아닌 불이(不二)사상으로 화해와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부처님의 참 가르침이 사람들의 가슴 가슴마다에 울려 퍼져 마음으로 살기 좋은 세상을 이뤄지기를 기원했다.

특히 이런 큰 진리를 사자의 목청으로 토해 내고 귀감을 보여줄 선지식들이 이 땅에 많이 나와 주길 간절히 발원했다. 그 어느 해보다도 뜻깊었던 2002년 해맞이, 그 날의 감동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박준영 시인(SBS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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