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의 향운 정태혁 명예교수 추모시

  • 기고
  • 입력 2015.04.26 22:58
  • 수정 2015.04.29 10:06
  • 댓글 0

선생님, 이제 안심결정(安心決定)하시는 것입니까
-은사 향운(香雲) 정태혁(鄭泰爀) 선생님의 부음을 듣고서

▲ 정태혁 동국대 명예교수와 부인의 최근 미국 생활 모습. 고인의 막내딸 정현옥씨가 4월28일 김호성 동국대 교수에게 이메일로 보내왔다.

아미타불 말씀하시면서 아미타불 계신 안락(安樂)의 나라로 가시고 싶다 하시더니
선생님, 이제 이 사바를 떠나 안락의 나라로 가시는 것입니까

안신(安身)의 묘방(妙方) 요가를 우리나라에 소개하시고 아침마다 요가삼매이시더니
백수(百壽)까지는 아직 몇 년이 더 남았는데
선생님, 이제 이 예토(穢土)를 떠나 정토(淨土)로 가시는 것입니까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하여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대학원 교수까지
다 되어보신 입지전(立志傳)적 교사로
그 자수성가의 용맹정진을 전설로 남기신 채
선생님, 이제 이 세상을 떠나 안양(安養)으로 가시는 것입니까

일제 지배하의 엄혹한 시절 월정사의 이종욱 스님 상좌로 입문한 구도자에
문학잡지 ‘녹원’의 발행편집인으로 시도 쓰시고 희곡도 지으신 문학인으로
티벳어, 범어 원전을 읽으시며 중론에 밀교에 정토교까지 벽도 없이 담도 없이 넘나드시더니
선생님, 이제 이 지상을 떠나 극락으로 가시는 것입니까

“일본에 신란 스님이라는 분은 나이 육십이 넘어서부터 저술을 시작했어” 하시면서
정년 이후에 더욱더 책들을 펴내시던 노익장을 보이시더니
“이만큼 했으면 되었다, 나머지는 제자들이 잘 하겠지” 믿으시면서
선생님, 이제 안심입명(安心立命)하시고서 안강(安康)의 나라로 가시는 것입니까

보직이니 권력이니 명예니 이익이니 일체 잡된 유혹에 흔들리는 대신
학교와 나라의 민주화, 민족의 통일이니 불교의 정화에는
올곧게 흔들림 없이 하실 말씀 하시더니
선생님, 이제 그 모든 것 인연에 맡겨둔 채 정토로 가시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선생님,
이제는 선생님의 꿈들이 다 저희의 다르마(의무), 저희의 카르마(실천)가 되었으니
저희의 제사를 받으소서
지혜의 제사를 흠향(歆饗)하소서

나무아미타불

2015년 4월 25일
불초 제자 김호성 배상

[1293호 / 2015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