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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성과 한암, 참선·경학·계율 중시한 닮은꼴 고승”

  • 교학
  • 입력 2015.04.27 10:52
  • 수정 2015.05.01 12:31
  • 댓글 1

월정사·대각사상硏, 공동세미나
두 문중서 고승 조명은 이례적
교육·역경·사회참여는 크게 달라
한국불교 정체성 구현은 ‘동일’

▲ 월정사와 대각사상연구원은 4월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용성과 한암, 그 지성의 원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공동개최했다.
참선, 경학, 계율의 삼학(三學)에 두루 밝았던 근대의 대표적인 고승인 용성(1864~1940) 스님과 한암(1876~1951) 스님의 삶과 사상을 한 자리에서 살펴보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평창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와 대각사상연구원(원장 보광 스님)은 4월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용성과 한암, 그 지성의 원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서로 다른 문중이 의기투합해 공동으로 학술세미나를 여는 일은 극히 이례적으로 이날 행사장에는 월정사 조실 현해, 월정사 주지 정념, 대각사상연구원장 보광 스님을 비롯해 월정사와 대각회 소속 스님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근대불교사 연구자인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는 용성 스님과 한암 스님의 행적에 나타난 불교관에 대해 고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수행에 있어서는 용성 스님과 한암 스님이 비슷하다. 비록 수행 과정은 달랐지만 참선, 경학, 계율을 골고루 익히고 염불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서는 닮은꼴 고승이다. 또 율맥을 통도사 계단(戒壇)에서 수지하고 계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나 경과 어록을 중시한 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교육, 역경, 종단 및 사회활동에 있어서는 확연히 다르다. 용성 스님은 승려와 신도를 함께 고려하는 행보를 걸어갔지만 한암 스님은 오직 승려 중심의 교육활동에 매진했다. 용성 스님이 불교혁신, 불교대중화, 세계사조 변화에 대처, 교단(대각교) 독립을 위한 차원에서 역경, 출판에 힘썼으나, 한암 스님은 선과 연관된 내용들만 찬술하거나 기고했다.

또 용성 스님은 임제종 운동, 3·1운동, 문화적 차원의 민족운동을 수행했고 각지의 선원에서 조실을 역임하는 등 현장 실천형의 고승이자 선구자적인 지성이었다. 그에 반해 한암 스님의 공적인 활동은 오직 종정 소임의 수행이었으며, 도시나 서울 등에 일체 왕래하지도 않았다. 특히 종단의 비판이나 사회·국가에 대한 의식도 피력하지 않았으며, 그저 수행의 도덕성과 깨달음의 일상성을 강조하면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김광식 교수는 “용성 스님과 한암 스님은 당대에서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현대불교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고승”이라며 “용성 스님은 사회활동을 통해, 한암 스님은 은둔수행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구현한 위대한 고승”이라고 강조했다.

능인불교대학 교수 자현 스님은 한암 스님이 자신과 타인을 경책하기 위해 썼던 계잠(戒箴)에 대해 분석했다. 한암 스님의 계잠은 △항상 난야에 거처하며 참선하며 사유한다 △무리지어 잡설하지 않는다 △음식은 소욕해야 한다 △음성과 문자를 수식해서 즐기지 마라 △모든 허위와 부실의 행을 떠난다 △항상 보리심을 잃지 않는다 △선법(善法)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등 28개 실천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이를 분석한 자현 스님은 “현대 사회는 한암 스님의 선계일치(善戒一致)적인 관점을 한국불교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며 “선과 계율을 둘로 보지 않은 것은 한암 스님의 탁견인 동시에 현대 한국불교와 조계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학술세미나에는 △한암의 계율인식 고찰(백도수/ 능인불교대) △백용성 율맥의 성격 및 전개(이자랑/ 동국대) △백용성의 선농불교에 대한 재조명(마성 스님/ 동국대) △‘용성선사어록’의 구성 및 선사상사적 의의(김호귀/ 동국대) △한암 중원의 보조·경허 계승과 그 의미(이상하/ 한국고전번역원) △백용성의 근대와의 만남과 불교개혁 운동(김종인/ 경희대) 등 논문이 발표됐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292호 / 2015년 4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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