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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 스님 “불행 원인은 비교…자신에게 친절하세요”

  • 교계
  • 입력 2015.04.28 17:19
  • 수정 2015.05.07 17:28
  • 댓글 0

[힐링멘토와 행복여행] 4월28일 마지막 법석도 ‘환희’

▲ 서광 스님은 자칫 딱딱할 수도 있었던 힐링여행 강연을 웃음으로 버무렸다.
“자신에게 친절하세요.”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은 ‘행복’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을 덜어냈다. 지혜와 자비라는 부처님 가르침 양쪽 날개를 펼쳤지만 우리 삶과 멀지 않았다. 사랑과 친절이 자비였고, 여행 떠난 나그네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 지혜였다. 서광 스님은 ‘힐링멘토와 함께하는 행복여행’ 마지막 법석에서 일상에서 지혜와 자비를 배양하는 방법을 일렀다.

일상서 지혜·자비 배양하는 법 강연
사랑·기회·봉사·나그네 등 키워드
즉문즉설 고민 상담으로 ‘유쾌·상쾌’

혜민·원빈·정목·서광 스님과 떠난 여정
누적 인원 5000여명 ‘행복 열쇠’ 쥐어

서광 스님은 친절했다. 지혜와 자비를 갖추는 방법으로 4가지를 꺼냈다. ‘행복하려면 사랑하라.’ ‘고통은 기회다’, ‘사랑은 봉사다’, ‘인생은 나그네길이다.’ 스님은 사랑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해본 사람을 찾자 청중은 웃음으로 답했다. 그러나 스님이 언급한 흔히 생각하는 사랑과 달랐다. 사랑도 자신의 예상대로 흘러갈 때 기뻐하는 우리네 비뚤어진 자화상을 지적했다.

“사랑하면 모든 게 달라 보이고 행복합니다. 누구나 사랑 받고,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혼자 하는 게 아니지요? 그래서 고통이 찾아옵니다. 우리는 끊임없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또 자립하기까지 주변의 무수한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행복하기 위해 사랑하는 방법은 모릅니다. 자라오면서 습관화된 ‘나’만 남지요. 내 방식대로(자아) 사랑을 정의하고 요구하고 이해하려고 하니 고통스럽습니다. ‘저 인간 그럴 줄 몰랐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겁니다. 사랑을 받고만 싶으면 괴롭죠? 봉사한다고 생각하세요. 그런데 사랑만 요구하면 밥맛이죠?”

▲ 청중들은 서광 스님의 친절한 강연에 웃음으로 답했다.
자칫 딱딱할 수 있었던 강연은 지루하지 않았다. 친절한 서광 스님에게 청중은 웃음을 날렸다. 스님은 꽃을 꺼내 보였다. 꽃을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꽃에게 사랑을 갈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서로가 사랑을 요구만 하다 보니 서로가 사랑이 결핍된 상황을 못 본다고 했다. 그래서 비(悲)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을 향한 연민이자 친절이었다.

“자기를 감싸줄 수 있는 연민심이 필요합니다. 사랑을 갈망하는 이들을 보면 자존감이 낮고 자기비하를 합니다. 괴로운 순간에 ‘많이 괴롭지’하면서 자신을 다독이십시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보는 등 자신에게 친절하세요. 스스로에게 친절하고 사랑을 줄 수 있을 때 상대에게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서광 스님은 묘지에 적힌 비명에서 지혜를 찾았다. 묘비에는 ‘오늘은 나, 내일은 당신’이라는 글귀가 있었고, 스님은 충격과 감명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스님은 누구나 때가 되면 원래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인생=여행=나그네길’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매일 인식한다면 날마다 자비심이 샘솟는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여행에서 무엇을 경험했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앞서 풀어놓은 법문을 울림 있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우리는 여행길에서 만난 이들과 치열하게 싸우지 않습니다.”

▲ 법왕루를 가득 메운 청중들은 서광 스님의 말씀 하나하나 귀를 기울였고 공감했다.
특히 스님은 가장 큰 불행의 원인으로 ‘비교’를 꼽았다. 비교해서 우월감 혹은 열등감을 느낀다고 했다. 우월감은 교만을, 열등감은 우울을 낳는 이유였다.

“높게 치솟은 파도도 언젠가는 가라앉기 마련입니다. 입 밖으로 꺼내고 계속 생각하면 두 번째 화살을 맞는 격입니다. 한 마음이 일어날 때 일단 가만히 계십시오. 잘 안 되니 크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일어난 마음을 지켜보십시오.”

앞선 법석과 달리 즉문즉설이 이어졌다. 청중 한 사람이 일어나 소심한 마음을 해결하는 방법을 물었다. “지금 질문한 저 분이 소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있나요?” 웃음과 박수가 뒤섞였고, 질문자는 합장하며 웃음 지었다. 스님은 “누구나 소심하거나 대범하다”며 “그러나 어느 한 쪽에 붙잡히거나 매달리면 그렇게 될 뿐이다. 털어내라”고 답했다. 인생을 여행으로 비유한 강연이 성취를 위한 노력과 경쟁도 불필요하다는 뜻인지 질문했다. 스님은 간단명료하게 답했다.

“여행하면서 기차를 놓치지 않게 뛰어야 합니다. 티켓이 한 장 뿐이라면 얻기 위해 노력도 경쟁도 해야 하죠. 단, 이 경쟁과 노력이 상생인지 살펴야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경쟁인지 알아차리십시오.”

▲ 앞선 법석과 달리 즉문즉설이 이어졌다. 청중 한 사람이 일어나 소심한 마음을 해결하는 방법을 물었다. “지금 질문한 저 분이 소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있나요?” 웃음과 박수가 뒤섞였고, 질문자는 합장하며 웃음 지었다.
서광 스님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일이 부처님 가르침이라고 했다. 그리고 부탁했다. 하루에 한 번씩 꼭 자신에게 질문하라고 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지금 여기에서 나는 무슨 경험을 하고 있는가.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있나.” “나는 그 경험에서 어떤 반응을 하고 있나.”

청중은 박수로 공감했다. 강연 내내 눈빛은 서광 스님을 좇았고, 손은 강연을 적느라 분주했다. 그리고 짧았던 행복여행을 아쉬워했다.

▲ 행복여행에는 그동안 혜민, 원빈, 정목, 서광 스님이 법석에 올랐고 함께 여행길에 동행했던 이들은 5000여명이 넘었다. 법석을 중심에 두고 ‘⊃’ 모양으로 둘러앉아 울고 웃으며 눈물을 흘렸고 박수로 공감했다.
서광 스님을 마지막 멘토로 서울 강남 천년고찰 봉은사(주지 원학 스님)와 법보신문(대표 남배현)은 ‘힐링멘토와 함께하는 행복여행’을 회향했다. 그 동안 혜민, 원빈, 정목, 서광 스님이 법석에 올랐고 함께 여행길에 동행했던 이들은 5000여명이 넘었다. 법석을 중심에 두고 ‘⊃’ 모양으로 둘러앉아 울고 웃으며 눈물을 흘렸고 박수로 공감했다. 여행 내내 강연이 끝나면 쉽게 발길을 떼지 못했다. 법당을 나서는 멘토들과 사진을 찍거나 가져온 멘토들 저서에 사인을 받아 간직하고자 했다.

▲ 짧았던 법석이 끝나자 청중들은 서광 스님과 작은 추억이라도 남기고 싶어했다.
행복으로 향하던 여행이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감로법을 담아간 동행들 마음은 넉넉했다. 청량한 봄바람이 봉은사 사천왕문 거쳐 법왕루 안을 맴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93호 / 2015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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