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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탄생지 네팔의 눈물

네팔에 리히터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다. 불교와 힌두교를 탄생시킨 영혼의 땅 네팔이 슬픔에 잠겼다. 수도 카트만두를 비롯해 네팔 곳곳이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변해버렸다.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본 네팔은 처참했다. 무너진 건물 곳곳에 너부러진 주검들, 을씨년스런 화장장의 모습과 울부짖는 네팔인들의 절규가 아프게 다가왔다. 과학이 발달하고 인류의 미래가 우주로 향하고 있다지만 자연의 폭력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대륙의 판과 판이 부딪치는 경계에 위치한 네팔에서 지진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 네팔의 지진피해는 너무나 컸다. 네팔 학계에서는 여러 차례 지진에 대한 경고를 했다고 한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날도 여러 전조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네팔 정부는 대피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이렇듯 자연재해는 인재(人災)를 바탕으로 피해의 몸집을 불린다.

지진 예고됐음에도 정부 무시
구호물품 제대로 전달도 안돼

본지, 네팔 직접 구호에 나서
지혜로운 불자들의 동참 필요

네팔의 지진피해에 대해 특히 불자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네팔은 부처님의 탄생성지인 룸비니를 품고 있다. 네팔 현지를 순례한 불자들도 많다. 그래서 네팔의 아픔이 결코 남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네팔 참사가 전해지기 무섭게 세계 각국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구조인력을 파견하고 구호물품을 현지에 전달했다. 엔지오(NGO) 단체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한국 불교계도 네팔을 돕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조계종은 긴급재난구호봉사단을 현지에 급파했고, 종단협을 비롯해 각 종단들도 긴급구호기금을 전달했다. 아름다운동행, 지구촌공생회, 더프라미스 등 교계 NGO 단체들도 기금과 물품을 모금하며 네팔 돕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네팔 현지의 참사는 또 다른 탐욕스런 인간의 민낯을 드러냈다. 정부와 국민 모두 재난극복에 나서야 할 시점에 정부를 성토하는 네팔 국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재난구조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한가롭게 카드놀이를 하다가 현장에서 적발되는가하면 세계 각지에서 보내온 구호물품이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현지 언론에서는 세계를 향해 네팔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절대로 구호기금을 보내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에게 보내진 구호기금은 말 그래도 눈먼 돈이 돼 개인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자국민들의 고통을 이용해 이익을 도모하는 정치인이나 정부를 상상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네팔은 정상적인 국가라고 보기 어렵다. 10년 전 왕정에서 벗어났지만 정당이 난립하면서 제대로 된 헌법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무능한 네팔 정부와 혼란스런 정치지형이 네팔의 또 다른 재앙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보신문은 티베트 출신 네팔인들이 설립한 현지 NGO 단체와 손을 잡고 직접 네팔구호에 나섰다. 텐트와 침낭 각 100개, 3000달러 상당의 긴급구호물품을 구입해 현지에 지원했다. 구호활동이 수도 카트만두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을이 통째로 폐허가 된 산간 오지마을에 구호물품을 보낼 계획이다. 구호물품이 제대로 전달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역시 꼼꼼히 챙길 작정이다.

▲ 김형규 부장
“때에 맞춰 보시하고 때가 아닌 때에 보시하지 마라. 거룩한 복전에 보시할 일이지, 어리석은 복전에 보시하지 말라.” ‘중일아함경’의 가르침이다. 가장 필요한 곳에,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하는 보시가 참다운 보시다. 네팔 정부나 대사관에 기금을 보내는 것보다 NGO 단체를 통해 지원하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보시가 될 것이다. 현지에서는 기금보다 물품을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법보신문은 지면을 통해 구호기금을 모연한 뒤 구호물품이 가장 긴박한 지역에 직접 물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지혜로운 불자들이 많이 동참했으면 한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93호 / 2015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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