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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 빛 장엄한 송상현 광장

  • 기자칼럼
  • 입력 2015.05.11 10:56
  • 수정 2015.05.11 10:57
  • 댓글 1

부산 부전동 송상현광장에는 지난해 6월 개장 이후 최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얼마 전만해도 “찾는 사람들이 너무 없다”는 비판이 지역 매체에 오르내리던 이곳이 평일 평균 3만 명, 주말이면 5만 명으로 북적이는 이변이 연일 이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장을 찾은 이유는 부산연등축제의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인 ‘등 전시’를 보기 위해서였다. 특히 불을 밝히는 오후 7시 이후에는 사람들이 집중되면서 불과 전시 3일 만에 광장 전체에 깔린 잔디가 대거 손상돼 축제 관람의 방향을 바꾸는 해프닝도 빚었다.

넓고 긴 대로변, 편리한 교통, 황금연휴 등 외부적인 성공 요인이 많이 거론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산연등축제조직위의 기획과 노력이 빚은 결실이라는 데 이견을 낼 이는 없을 듯하다. 국내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서울 연등축제를 분석한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대만 등불축제까지 견학하며 부산 연등축제를 ‘불도 부산’의 위상에 맞게 강화하겠다는 실무자들의 발원이 응축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직위가 마냥 웃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송상현광장에 전시된 대형 장엄등은 무려 50개가 넘는다. 하지만 대부분 한 전문단체에서 제작됐다. 부산지역 사찰, 불교단체를 통해 출품된 등은 모두 합쳐도 20개가 채 되지 않는다. 그마저 한 사찰에서 중복 제출한 경우를 제외하면 참가 사찰 수는 10곳을 밑돈다. 조직위는 이미 몇 해 전부터 매년 부산지역 각 사찰에 창작등 공모전 출품을 독려해왔고 올해는 시상 규모도 늘렸지만 호응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돈이 많이 들어간다” “만들기가 힘들다” “참여할 사람이 없다” “제작 기간이 너무 길다” “보관할 장소가 없다”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참가 사찰의 수는 여전히 극소수다.

송상현광장에 설치된 대형 등터널 내부에는 올해의 각 사찰 출품작이 전시돼 있다. 이 작품들은 전문 단체에서 만든 등에 비하면 완성도나 예술적 측면에서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광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불자들이 만든 창작품에 감탄하며 관심과 박수를 보낸다. 어디에선가 들어본 절, 누군가의 이웃이 직접 만든 창작품이라는 사실은 “나도 한 번 만들어볼까?”라는 자신감도 선물했다. 그나마 올해 신설된 중·고등부 공모전에 학생들이 각 학교 미술시간을 활용해 행렬용 창작등을 만들고 대거 출품한 사실은 고무적이다.

▲ 주영미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각 절과 불교단체마다 소박하지만 독보적인 등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송상현광장 전체가 불자들이 직접 만든 등으로 수놓아지길 기대하는 것은 망상일까. 부디 불도부산의 자긍심이 전통 등 문화의 계승과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294호 / 2015년 5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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