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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열정으로 일본 매혹시킨 소년들 “이젠 도쿄돔이다”

일본 매혹시킨 K-pop 아이돌 순정소년

 
지난 3월18일 일본 나리타공항이 들썩였다. 청년 10명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공항에 가득 찬 700여명의 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몰려들자 공항경비대까지 총출동했다. 이날 공항을 마비시킨 주인공은 바로 아이돌 그룹 ‘순정소년’.

멤버 모두 나서 발로 뛴 홍보로
일본 진출 석달 만에 전석 매진
이웃위한 보시행도 적극 나서며
‘개념돌’ ‘기부돌’로 불리기도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신인그룹 순정소년이 라이브공연으로 일본서 ‘대박’을 냈다. 지난 3월, 도쿄 심장부 긴자의 야마하 라이브홀 300석이 20회 연속 매진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뿐만 아니다. FM오사카방송에는 ‘순정소년’ 이름을 내건 라디오프로그램이 편성됐다.

이들의 대박 행렬은 사실 2월부터 예견됐다. 두번째 싱글앨범 수록곡인 ‘흰눈이 내리면’이 타워레코드 K-pop 주간 순위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6개월 간 오직 라이브 공연을 통해 팬들과 만나며 이뤄낸 값진 성과다.

팀의 리더 상민은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기로 했어요. 멤버 모두가 거리로 나가 하루 8시간 이상 전단지를 돌렸죠. 호객행위를 하는 일명 ‘삐끼’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 재원이는 예쁜 얼굴 덕분에 유흥업소 직원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니까요.”

전 멤버가 뛰었던 홍보활동에도 일본 라이브공연 첫 회 관람객은 8명에 불과했다. 멤버보다도 적은 숫자. 하지만 순정소년은 실망하지 않고 공연 후 다시 거리로 나왔고 홍보활동으로 피곤한 몸에도 연습에 임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관객이 점점 늘어나더니 평일 오후 시간대 공연에 300여명이 찾아왔다. 주말에는 500명 이상의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주 4회씩, 총 333회를 목표로 시작한 이들의 공연은 100회에 다다르자 연일 매진 사례를 이뤘다.

그룹멤버 영빈은 “방송보다는 무대에서 인지도를 쌓아가자고 결심했다”며 일본서 첫 발을 내딛었던 때를 떠올렸다.

“공연장은 우리의 진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으니까요. 팬들과 눈앞에서 소통하며 우리 목소리를 많이 들려주는데 집중했어요. 멤버들 모두 순수하고 순정적인 마음으로 팬들에 다가가자고 약속했죠. 지금도 초심을 잊지 않으려 해요.”

순수한 마음으로 애정을 갖고 대중을 대하겠다고 발원하며 시작된 아이돌 그룹 순정소년은 독실한 불자인 박상현 아이티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원력에서부터 시작됐다. 박 대표는 그룹을 만들기 전 수개월 동안 낙산사를 찾고 하루 3000배를 올리며 아이돌 그룹을 구상 했다. 그래서인지 멤버 10명 모두 불자 집안에서 자랐다.

“처음엔 반신반의 하던 부모님들이 저의 신행생활을 보시곤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룹의 인지도가 안정권에 든 지금까지도 아침마다 조계사에서 새벽기도를 올린다는 박 대표는 “기도의 힘을 믿기에 더욱 수행정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대표는 “18~25세의 어린 친구들이기에 무한 가능성이 있다”며 “노래와 춤 실력은 연습만으로 충분히 높일 수 있지만 인간성은 습관처럼 형성되는 것이기에 인성교육에 특별히 신경을 쓴다”고 강조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싱글앨범 ‘모두 함께’를 발표한 것도 그 때문이다. 박 대표는 순정소년 멤버들을 사회나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청년들로 키우고 싶었다. 조계사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재’ 추모공연에 동참한 이들은 전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특별히 만든 ‘모두 함께’를 합창해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이후 조계종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이사장 자승 스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음악활동으로 생긴 수익금을 아프리카 탄자니아 농업학교건립에 기부하기도 했다. 노래하고 춤만 추는 그룹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아우르고 나눔에도 앞장서는 ‘개념돌’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눔은 국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위한 기부로 보시행을 실천했다. 이렇게 순정소년은 한일양국으로 선행 릴레이를 이어가며 개념돌에 이어 ‘기부돌’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으쓱’ 하리만도 하다. 하지만 그룹멤버 진성은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라며 본인들에게 붙여진 별명을 쑥쓰러워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꾸준히 활동하고 그를 발판으로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며 “2년 안에 도쿄돔에서 공연하는 게 목표”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대중적 인기뿐 아니라 음악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양국 문화의 가교가 되고 싶다는 순정소년에게 개념돌과 기부돌에 이어 ‘문화민간외교관’이라는 별명이 또 하나 붙어질 날이 머지않았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95호 / 2015년 5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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