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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곪은 아픔 치유한 희망 나누며 정진”

총무원장상 김호준 불자

▲ 김호준 불자
“어렵고 힘든 일은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섣부르게 인생을 결정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제가 걸어온 길을 학생들이, 불자들이 피해가길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김호준(47·청담) 불자는 소박했다. 신행수기 공모에서 대상인 총무원장상에 선정됐다는 소식에 “부끄럽다”고 했다. 반면 고스란히 드러낸 자신의 아픔이, 아픔을 이겨낸 자신의 과거가 다른 이들에게 힘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제2회 신행수기 공모전은 상처로 으깨진 몸과 마음에 희망이라는 새살을 돋게 만든 계기였다. 마침 올해가 그의 아픔이 곪은 지 30년 되는 해였다. 공모전을 주최한 조계종과 주관한 법보신문, 불교방송에게 아픔을 치유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불자로서 제 길을 걷게 독려한 통도사 양산전법회관 주지 정도 스님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딱 30년 됐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체벌과 학원폭력에서 빠져나오고 싶었죠. 깊은 상처는 삶을 좀 먹고 있었습니다.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과거를 딛고 현재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당선 소식을 듣고 새벽에 좀 울었습니다. 어머니도 많이 우셨습니다. 상처가 치유됐습니다.”

108배로 아침을 열던 그는 우연히 불교방송을 통해 수기공모전 소식을 듣고 글을 썼다. 컴퓨터 모니터에 커서가 깜빡거릴 때마다 상처가 쑤셨다. 그러나 글을 써내려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상처는 아물었고, 수상 소식에 응어리가 녹아내렸던 것이다. 그는 어머니와 부처님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올해 84세인 어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누워 있다. 108배가 어렵지만 매일 염주 돌리며 ‘천수경’을 독송하는 신심 돈독한 불자다. 수상소식을 듣기 전날 밤, 어머니는 전복 판 돈을 공양하고자 들른 불국사에서 다보탑을 밟고 올랐다. 아들에게 “좋은 일 있냐”고 물었고 그는 “글 하나 썼다”고만 일렀던 것이다.

그가 어머니와 부처님에게 진정 고맙게 생각하는 이유는 수기 ‘잘 견뎠데이, 진짜 너의 길을 위해’라는 글에 잘 녹아있다. 그는 고교시절 선생님에게 받은 상처로 방황하다 부처님을 만나면서 새로운 꿈을 실현시킨 자기고백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는 이해할 수없는 뺨 58대 체벌로 꿈과 희망을 잃고 학교 밖을 전전했고, 학교 안에선 재수생과 삼수생의 폭력을 온몸으로 견뎌야했다. 부처님과 인연이 없던 어머니는 눈물로 빌고 빌었고, 어머니를 따라 함께 절했던 그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자신을 힘들게 했던 학교에 선생님으로 돌아와 방황하는 학생들을 부처님과 인연 맺도록 돕고 있다.

그는 “부처님은 최고의 심리치유사”라며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인정하며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불자로 사는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95호 / 2015년 5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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