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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산사서 맛보는 커피 한잔의 여유

  • 생활
  • 입력 2015.05.26 21:07
  • 수정 2016.02.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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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맛으로 입소문 난 사찰 카페

▲ 평창 월정사 경내에 자리한 카페 난다나. 전각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풍광으로 인기다.

불교와 차는 오랜 역사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도반이지만, 최근 들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커피를 선호하는 풍토도 깊숙이 자리 잡았다. 절집 안에 스며든 커피 문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도 많고 우려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사찰 커피는 색다른 매력인 동시에, 사찰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다소 좁혀주는 매개임은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때문에 일부 사찰에서는 참배객과 관광객을 위해 전통차가 아닌 커피를 주 메뉴로 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사찰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자 현대사회에 발맞춘 새로운 변화인 셈이다. 이 중에는 사찰 전각과 카페의 모습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뛰어난 풍광으로 유명세를 탄 곳도 있고, 전문 바리스타가 직접 내린 남다른 커피맛으로 입소문을 탄 곳도 적지 않다.

독특한 분위기·맛으로 주목
평창 월정사 ‘카페 난다나’는
전각과 어우러진 풍광이 압권
조계사 ‘가피’ 더치커피 전문
봉은사 ‘여여’ 직장인에 인기

대표적인 곳이 평창 월정사의 ‘카페 난다나’다. 카페 난다나는 월정사 사천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바로 왼편에 자리하고 있는데, 마치 자연 속에 머무는 양 나무들이 우거진 아래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난다나’는 육계 천상의 사천왕천 다음에 자리한 도리천의 정원을 뜻한다. 말 그대로 하늘의 정원인 셈이다. 주지 정념 스님은 카페 난다나를 경내에 마련하기까지 굉장한 고심을 했다. 경내에 위치한 커피숍인만큼 전각과 사찰 특유의 분위기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참배객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안락한 휴식처가 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난다나는 경내 분위기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정적이고 세련된 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공정무역 원두만을 사용한다. 간단한 베이커리도 직접 만드는데 내놓기가 무섭게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서울 조계사 ‘가피’는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이용자가 많다.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맛으로 인근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이 커피 한잔 손에 들고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은 자연스럽고 익숙한 광경이다. 가피는 특히 차게 내리는 ‘더치커피’가 유명하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맛도 좋아 아예 더치커피를 병에 담아 사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광주 무각사의 로터스 북카페도 지역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이다. ‘문화공간 로터스’라는 이름의 건물 1층에 자리한 북카페는, 테라스에서 녹음을 즐기며 책과 함께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찰을 찾은 신도들의 사랑방이자 지역민들의 휴식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 범어사에도 맛있기로 소문난 커피가 있다. 경내에 위치한 곳은 아니지만 사찰 도입로 매점 한켠에 소박하게 자리 잡고 참배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이름도 솔직담백한 ‘커피볶는집’이다. 전문 바리스타인 주인이 엄선한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고 갈아 내리는 커피로, 아는 사람들에겐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참새의 방앗간’이나 마찬가지다.

서울 봉은사 일주문 옆 자리한 ‘여여’는 커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전통찻집을 확장해 카페로 탈바꿈했다. 물가 비싼 강남 지역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어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특히 높다. ‘행복한 나눔’이란 소개는 마음을 나눈다는 의미다.

바리스타 스님으로 유명한 현종 스님의 현덕사도 빼놓을 수 없는 커피명소다. 현덕 스님은 커피의 매력에 푹 빠진 뒤 커피 템플스테이까지 운영하며 불교와 커피문화의 접점을 일궈내고 있다. 원두를 맷돌에 갈아 내려 전통 다구에 담아 마시는 커피의 풍미는 그 어떤 커피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는 후문이다.

따뜻한 봄날, 고즈넉한 산사를 찾아 봄볕 아래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296호 / 2015년 5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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