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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옥 108자비손 대표, 네팔 지진피해 2차 의료봉사

  • 교계
  • 입력 2015.06.08 10:59
  • 수정 2015.06.08 14:11
  • 댓글 1

6월2~7일, 네팔 단꼿·밤띠본달 등
마하이주민단체협·108자비손 연계

▲ 네팔 지진피해 지역으로 2차 봉사를 다녀 온 권현옥 108자비손 대표는 이번 봉사에서 1600명을 진료했다.

6월2~7일, 네팔 단꼿·밤띠본달 2차 구호·의료봉사
마하이주민단체협의회·108자비손 등 봉사팀 구성
카트만두에서 10시간 이동…권 원장 1600명 진료
“오지 마을 2/3 파괴…한국불교 온정이 되살려”

네팔 룸비니에서 10차에 걸친 의료봉사를 전개한 권현옥 108자비손 대표(권현옥산부인과의원장)가 네팔 지진 발생 후 두 차례에 걸쳐 피해 지역으로 구호 봉사를 다녀왔다. 6월7일 2차 봉사를 마치고 귀국한 직후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네팔 현지의 참상은 암울했지만 한국 불자들의 온정이 있었기에 희망이 있다”며 생생한 현지 상황을 전했다. 다음은 권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구호 및 의료 봉사팀 단체사진.

▷ 네팔 지진피해 지역 봉사는 어떻게 동참하게 됐나?
“네팔 지진피해 소식이 들리자마자 대한의사회 의료봉사팀 선발대로 5월1일부터 12일까지 1차 봉사를 다녀왔다. 하지만 한 번의 봉사로 끝내기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았다. 다시 짐을 꾸려 6월2일~7일 2차 봉사를 다녀오게 됐다. 특히 2차 봉사를 전개한 지역은 카트만두 공항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단꼿과 네팔 지진피해 2차 진앙지로 카트만두에서 동쪽 230km, 자동차로 10시간 거리에 있는 오지마을 밤띠본달에서 진행됐다. 밤띠본달에서는 마하이주민단체협의회와 함께 봉사를 전개했다.”

▲ 네팔 지진피해 지역의 주민들.

▷전체 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6월2일 싱가폴을 거쳐 3일 오후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카트만두 공항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단꼿을 찾아가 오후2시부터 7시까지 300명을 진료했다. 4일에는 오전4시에 출발해 밤띠본달로 이동, 오후2시 도착해서 오후8시까지 렌튼을 비추어가며 300명을 진료했다. 다음날인 5일에는 오전6시부터 오후3시까지 같은 장소에서 700명을 진료했다. 이날 오후3시 밤띠본달을 출발, 히말라야 중간마을에서 눈을 붙이고 6일 오전4시 출발, 오전10시 단꼿의 사찰 지따와나비하르에 도착해 다시 300명을 진료했다. 접근이 어려운 히말라야 산속 마을에는 응급비상약세트 500개를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오후11시 비행기로 중국 광저우를 거쳐 7일 입국했다. 마하이주민단체협의회는 현장에서 하루 더 머문 뒤 8일 입국 예정이다. 식사를 거르는 일이 예사였고 추위에 떨며 차안에서 쪽잠에 들기도 했지만 부서진 집에서 먹을 것은 물론 약도 없이 고통을 견디고 있는 현지 환자들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 지진피해로 균열이 생긴 가옥.

▷가장 어렵고 취약한 지역은 어느 곳이었는가?
“네팔 오지마을인 밤띠본달에는 300가구가 거주하는데 1차 지진 당시 많은 곳이 부서지고 2차 지진으로 인해 마을의 2/3가량 소실됐다고 한다. 환자들 중에는 일주일 전 한국의 구호 봉사 소식을 듣고 5시간 동안 걸어 온 이도 있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사실은 불교 전통마을인 이 지역의 500년 역사를 가진 사찰 도동군바가 파괴돼 50명의 스님과 50명의 고아들이 당장 거처도 없이 굶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 지진으로 인해 파괴된 밤띠본달의 사찰 도동군바.

밤띠본달을 의료봉사지로 선택한 것은 네팔 룸비니에서 10차에 걸친 봉사를 할 당시 항상 도움을 주는 네팔 현지 의료봉사자 돌마, 텐바 씨로부터 그들의 고향인 이 지역에 어떤 구호의 손길도 닿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산모가 열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내려오던 중 결국 차 안에서 아기를 낳다가 생명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드시 이 지역으로 봉사를 가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1차 봉사 때부터 가려했지만 산간오지라는 단점 때문에 대한의사회 봉사팀과는 찾아갈 수 없었다. 돌아오는 날 장염으로 10시간 동안 복통과 설사에 시달린 고통도 오히려 현지 피해주민들을 떠올리게 하면서 2차 봉사를 재촉했다. 이에 1차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2차 봉사 계획을 세웠다. 다행히 조계종 마하이주민단체협의회가 연결이 되어 구호봉사팀 18명이 꾸려졌고 의료봉사팀 5명(의사 권현옥, 약사 이현주, 네팔 봉사자 돌마, 텐바, 두르)과 함께 밤띠본달을 찾아갈 수 있었다.

▲ 밤띠본달은 카트만두에서 차량으로 10시간 이동해야하는 오지마을이다.

구호봉사는 마하이주민단체협의회장 진오 스님을 단장으로 스님짜장으로 유명한 운천 스님 등 18명이 함께했다. 특히 단장 진오 스님의 통솔력으로 트럭 세 대에 가득 실은 구호물품(쌀, 라면, 텐트, 장갑) 등은 마을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도동군바 사찰에는 두 달 동안 사찰 대중이 먹을 수 있는 쌀 50포대와 많은 선물이 전해졌다. 이 양식이 떨어질 즈음부터는 운천 스님이 도동군바 사찰에 1년 동안 양식을 지원하기로 현지에서 약속했다. 세계 불교의 고향인 네팔 불교를 살리는 것은 전 세계 불자들의 당연한 의무이며 부처님의 가피를 갚는 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절감했다.”

▲ 마하이주민단체협의회 등 한국 구호봉사단의 도움으로 도동군바 사찰은 두 달 동안 양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운천 스님은 이후 1년 동안의 음식 지원을 약속했다.

▷환자들의 상태는?
“단꼿의 18세 장애인은 30kg 정도의 외소한 몸으로 왔다. 영양실조 상태였다. 하지만 영양제는 준비해 가지 못해 분유와 영양죽을 사 먹을 수 있도록 5만 원을 부모에게 보시했다. 60세 귀 종양을 가진 할머니는 치료도 하지 않고 고름과 피범벅이 된 사과만한 귀를 감추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났다. 밤띠본달에서는 환자 50% 이상이 의사를 처음 본다고 했다. 그만큼 의료 환경이 열악했다. 6세 소녀가 장염이 심해 탈수로 왔기에 이 소녀에게는 큰 마을로 내려가 링거를 맞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6세 소년 텐바는 코에 용종이 있어 코피가 자주 나는 상황이었다. 용종은 자꾸 커지면 숨을 쉬지 못해 목숨이 위태롭기에 수술을 권했지만 집이 부서지고 먹고 살기조차 힘든 상황이라는 부모의 말에 카트만두에서 수술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고 수술비 10만원을 후원했다.

▲ 치료를 위해 봉사단을 찾은 한 어린이.

무엇보다 안타까운 환자는 10살의 소녀 세라였다. 세라는 눈 종양을 앓고 있었다. 약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큰 수술을 해야 한다. 이 소녀의 수술을 위해 한국에서 후원자를 찾으려고 한다. 후원자를 찾지 못하면 ‘108 자비손’의 기금과 개인 적금을 해약해서라도 수술을 시켜줄 생각이다.”

▲ 눈 종양을 앓고 있는 세라 양과 함께. 권 원장은 세라 양의 수술을 위해 한국에서 후원자를 찾으려 한다.

▷의료 봉사 기금은 어떻게 조달 했는가?
“2차 의료봉사에는 대한의사회로부터 5000만 원 상당의 약을 후원받았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이 후원한 1000만 원, 정토마을 이사장 능행 스님이 후원한 500만 원은 마하이주민단체협의회로 직접 전달해 구호봉사 기금으로 회향했다. 그리고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과 불국사 회주 종상 스님, 희상, 원돈, 여해 스님이 큰 보시를 해 주셨다. 또 많은 비구니 스님과 한국의 많은 불자들, 108자비손 회원들의 따뜻한 보시가 있었기에 이번 봉사가 가능했다. 이밖에도 매년 2회 봉사를 갔던 룸비니무료병원의 재정이 어렵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백련불교문화재단 문중 스님들이 3년 동안 직원 월급을 후원해주시기로 약속했다. 이 기회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 한국 봉사팀이 현지에 도착하자 마을 주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봉사가 108자비손의 네팔 의료봉사 차원에서는 12회차 활동이었다. 지금까지 의료봉사를 이어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나의 봉사를 받아 준 네팔 이웃이 고맙고 도와주는 이웃도 고맙고 나를 현지로 보내주는 가족에게도 감사하다. 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바로 내가 사는 여기라고 믿는다. 나의 봉사가 결국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그 향기가 우리 세상을 아름답게 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번 봉사를 통해 자신을 감동시켜야 하늘이 감동되고 타인을 움직인다는 진리를 또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분들에게 은혜를 갚겠다는 초심을 이어가고 싶다. 봉사를 할수록 네팔 룸비니에 여성병원을 건립하겠다는 발원은 더욱 굳건해 진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298호 / 2015년 6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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