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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돌을 디딤돌로 변화시키는 방법

기자명 원빈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15.06.29 11:23
  • 수정 2015.10.20 18:06
  • 댓글 0

불교방송에서 ‘불교인문학’ 강의를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연구소에 방문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 청년이 방문을 했는데 공양물을 준비해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차 한 잔을 나누기 위해 마주 앉았다. 앉자마자 눈물을 훔치는 법우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보시공덕 짓겠다 서원한 후
삶 속서 변화 감지한 극빈자
주변인 태도 변함도 느끼며
인생 변화시키는 열쇠 찾아

“왜 울어요? 오늘 무슨 이유로 오셨나요?” “그냥요. 왜 우는지는 모르겠어요.”

그 모습과 대답을 바라보며 이 법우가 마음의 극빈자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깟사빠 부처님의 보시에 대한 법문을 듣고 발심한 한 재가불자가 2만 명의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 널리 권선한다. 그러던 중 극빈자 청년을 만나서 스님들께 공양 올리길 권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공양은 부자들이 올리는 것 아닙니까? 나는 내일 죽 쑤어 먹을 쌀조차도 없는데 어떻게 제가 공양을 올린다는 말입니까?”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생각해볼 때 극빈자의 이러한 대답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는 오늘 일거리를 찾지 못하면 당장 내일 굶어야 하는 신세인데 무슨 여유가 있어서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겠는가? 하지만 공양을 권하는 사람은 이러한 극빈자의 생각이 안타까워 재차 권선한다.

“이 도시에는 화려하게 삶을 사는 부자들이 많지만, 당신은 하루 일해서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다.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당신이 과거에 남에게 보시 공덕을 지은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 살고 있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라. 보시 공덕을 한 번이라도 지은 적이 있는가?”

극빈자는 그의 간절한 마음을 느끼고 질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자신의 기억 속에서 보시 공덕을 지은 순간이 한 번도 없었다. 가난의 원인을 발견한 극빈자는 통쾌하고 기쁜 마음으로 스님 한 분에게 공양을 올리기로 결심한다.

스님께 공양을 올리기로 결심했기 때문일까? 일거리를 찾는 그의 얼굴은 평소에 찾아볼 수 없던 미소와 밝음이 가득했다. 이 모습을 본 부자가 그에게 묻는다.

“극빈자여, 평소에는 죽을 상을 하고 있더니 오늘은 어쩐 일로 얼굴이 그렇게도 밝은가?” “오늘 열심히 일해서 내일 스님께 평생 처음으로 공양을 올리기로 결심했기에 마음이 너무나도 기뻐서 그렇습니다!”

부자는 극빈자의 사정을 알고 있었기에 전 재산을 바쳐서 스님께 공양을 올리겠다는 그 결심이 놀랍고 환희로웠다. 그래서 그에게 일거리를 주고 평소의 두 배에 해당되는 품삯을 주어 극빈자의 마음을 더욱 기쁘게 만들었다. 다음날 아침, 스님께 나물 공양을 올리기 위해 콧노래를 부르며 강둑에서 나물을 뜯고 있는 극빈자를 본 어부도 궁금해서 질문한다.

극빈자의 기쁨 가득한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러자 어부도 연어 4마리를 선물해 그를 더욱 기쁘게 했다. 또한 제석천왕 역시 그를 돕기 위해 요리사를 자처하니 최고의 공양이 순풍에 돛 단 듯 준비되었다.

극빈자는 공양을 올리기로 결심한 순간의 환희와 기쁨으로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정말 혁신적인 발견이었고,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열쇠였다. 하지만 도고마성일까? 이 극빈자의 앞에 ‘걸림돌’이 놓인다.

공양을 권하고 스님들을 배정해주던 그 불자가 실수로 극빈자에게 스님 한 분을 배정하지 않은 것이다. 기쁘게 일해서 스님께 공양 올릴 준비를 했지만 공양을 받아주실 스님이 한 분도 없는 그 상황에서 극빈자는 가슴 밑바닥을 치는 절망의 눈물을 흘린다. 서럽게 주저앉아 울고 있는 극빈자에게 스님을 배정해주는 불자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 원빈 스님
행복명상 지도법사
“부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을 특별히 사랑해주시니 부처님께 직접 공양을 올려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극빈자는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겠다는 일념으로 주저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제따와나로 달려간다. 만약 그가 부처님께 직접 공양을 올릴 수 있게 된다면 그 공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기에 ‘걸림돌’을 딛고 일어나 삶을 변화시키고 도약하는 ‘디딤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여운 이의 보시 공덕에 대한 첫 경험은 과연 어떻게 결말이 나게 될까?

-다음회에 이어서-


[1300호 / 2015년 7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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