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다문화포교-전주 참좋은우리절
9. 다문화포교-전주 참좋은우리절
  • 김규보 기자
  • 승인 2015.06.29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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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넘어 융합으로…이주민과 하나 되는 세상 꿈꾸는 도량

▲ 참좋은우리절은 1월2~4일 ‘2015 다꿈틔움 어린이 겨울캠프’를 개최했다. 캠프에는 일반가정 자녀 27명, 다문화가정 자녀 15명 등이 참석해 서로 우애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통합을 넘어 융합으로’

전주 참좋은우리절 주지 회일 스님과 신도들을 중심으로 2012년 9월 설립된 사단법인 ‘착한벗들’의 슬로건이다. 착한벗들은 지역 내 다문화가족과 어려운 이웃에 대한 자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이 아닌 융합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능력을 배양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다문화청소년과 아동에 대한 지원 사업은 물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홍보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 취업교실 운영
봉제·컴퓨터 등 교육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기반 조성

공부방 개설해 한글 등 강의
지역단체 연계 활동도 주력


▲ 참좋은우리절 전경.

착한벗들은 단순한 지원에서 탈피해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의 실질적 자립을 이끄는 단체로 지역사회에 정평이 나 있다. 전북도청과 교육청은 다문화 관련 사업을 기획할 때 언제나 참좋은우리절과 착한벗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불교계 내부에서도 착한벗들과 그것의 모태가 된 참좋은우리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포교 여건이 어느 지역보다 열악한 전북에서 다문화사업을 비롯한 활동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회일 스님이 다문화에 주목하게 된 것은 그것이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함축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인종주의와 빈부격차, 소외감, 가난의 대물림 등 다문화가족은 여러 측면에서 사회적 약자를 상징하는 위치에 있다고 판단했다. 시대의 요구에 불교가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성찰, 자비행을 통한 대사회적 회향에 대한 발원이 더해져 다문화 관련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회일 스님과 참좋은우리절은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에 대한 지원 사업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외국인근로자·유학생 가요제 개최, 2008년 다문화장학회 운영, 2011년 다문화와 함께하는 전통문화순례단 설립 등으로 기반을 다진 후였다. 2011년 12월31일 캄보디아 유학생 청년법회를 창립한 것. 지역사찰 주도로 불교국가 유학생을 위한 법회를 창립하는 게 흔치않은 현실에서 당시 참좋은우리절의 활동은 불교계의 관심을 모았다. 참좋은우리절은 장학금 지원을 비롯해 결연 후원을 이끌어냈으며 한국계 기업 취업을 추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을 지원했다.

2012년 7월에는 지역 아동센터와 연계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함께하는 어린이 여름불교학교를 개설했다. 또 어린이·청소년 한자·명상교실을 만들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 아이들과 어울리며 공부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조계종으로부터 어린이전법중심우수도량 포상을 받기도 했다.

▲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마음나눔생활요리’ 강좌 모습.

그해 9월 전북 불교계 최초의 여성가족부 인가 법인인 착한벗들을 창립한 후에는 활동 외연을 대폭 확대했다.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마음나눔생활요리’ 강좌를 개최해 주부로서 자존감을 제고하도록 했다. 전주시 소재 자연음식문화원과 국제요리학원에서 강의를 이수한 결혼이주여성들은 ‘자연음식기초과정수료증’과 더불어 장학금도 지원 받았다. 이들은 강좌의 취지대로 가정 구성원으로서 자존감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을 키워나갔다.

▲ ‘행복한 취업교실’을 통해 봉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지역 내 사회적기업 혹은 문화단체들과의 연계사업을 강화했다. 우선 다문화가족 초등학생들의 정서 함양과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전주교육대 연구진과 함께 개발한 ‘꿈을 찾아 떠나는 마음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전주시의 후원을 받아 ‘행복한 취업교실’을 열어 결혼이주여성들의 취업을 위한 실습과 이론교육을 병행했다. ‘행복한 취업교실’에서는 봉제교육과 자격증 취득 과정인 ITQ한글자격시험반 등을 운영한다. 착한벗들의 실습과 이론교육이 끝나면 전주시가 실시하는 취업소양교육을 받아 사회로 진출하게 된다. 실제 ‘행복한 취업교실’을 거친 결혼이주여성 8명이 한글ITQ자격증 시험에 합격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결혼이주여성들로 구성된 행복나눔실천단을 만들어 지역아동센터, 양로원, 장애인자활센터 등에서 음식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착한벗들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북지역 다문화 아동과 청소년들의 교육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전북도교육청과 다문화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전북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적응실태와 개선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이 결혼이주여성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자녀들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회일 스님의 판단에서였다. 토론회는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의 개선방향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회일 스님은 “가난의 대물림 등 다문화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녀들의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여겼다. 장기적 관점서 교육을 통해 자립 요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믿음은 참좋은우리절 공부방 운영으로 이어졌다. 참좋은우리절은 매주 일요일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모아 한국어 등을 공부시키고 있다. 1대1 강의가 원칙으로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공부방 운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7월21일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을 앞두고는 전주교대와 교육청, 한마음과학원 등 전문가 및 단체와 공동으로 ‘꿈을 찾아 떠나는 마음 여행’을 개발했다.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다꿈 틔움 중도입국 청소년 주말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꿈을 찾아 떠나는 마음 여행’에는 일반 가정 청소년들까지 참여시킬 예정이다. 연극, 토론, 요리 등 체험에 지역단체들과의 연계 프로그램도 시행된다.

참좋은우리절은 7월경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전북지역 불자회를 창립할 계획이다. 불자회는 베트남 스님의 집전으로 베트남식 법회를 봉행하게 된다. 참좋은우리절은 베트남 스님의 한국어교육 비용과 항공료, 체제비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원하지만 불자회 창립 이후에는 법회 공간을 제공할 뿐, 운영은 불자회에 맡길 예정이다. 그 나라의 의식과 문화를 그대로 존중하면서 활동 기반을 조성해주는 것. 그렇게 참좋은우리절은 이 땅의 이주민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회일 스님과 참좋은우리절이 꿈꾸는 정토세상, 통합을 넘어 서로 융합해 마침내는 모두가 하나 되는 세상이 전북지역에 펼쳐지고 있음이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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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종교 물량공세 지역 연계로 극복”

참좋은우리절 주지 회일 스님

 
“다문화포교가 사찰에 재정적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다문화포교는 하염없는 투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신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모색할 때 비로소 길이 열릴 것입니다.”

회일 스님은 시대가 요구하는 불교계 역할이 다문화포교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때문에 모든 스님들이 다문화포교에 역량을 쏟아야한다고는 판단하지 않는다. 주어진 자리에서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수행이요 포교라는 믿음이다.

하지만 불교계가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묻는다면 단연 다문화포교를 꼽는다. 스님은 “다문화가정에서 비롯된 문제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들의 축소판”이라며 “그들에 대한 관심은 결국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문화포교는 어떤 분야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며 “정착을 위한 취업·언어 교육, 심리상담, 가정 내 폭력근절 방안 모색, 자녀교육까지 여러 문제들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참좋은우리절과 착한벗들을 거친 이주민들이 모두 불교에 귀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웃종교로 개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원할 수 있는 ‘양’의 측면에서 불교는 이웃종교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스님이 지역과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에 주목한 이유다.

스님은 “이웃종교에 비해 물적·인적 자원에서 밀리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회 전체를 자원으로 바라본다면 불교계는 호감도나 포용력에 있어 다른 종교보다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이 다문화포교에 있어 지역 관공서나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과 연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끝으로 스님은 “시주금이 다문화포교로 이어지는 것에 공감해주는 신도들이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대와 호흡하며 다문화포교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1300호 / 2015년 7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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