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현 스님 평화원력 담은 한글학당 준공 의미크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5.07.06 11:40
  • 댓글 0

베트남에도 불교계가 주관한 한글학당이 들어선다. 국제연꽃마을이 최근 땀끼시 베트남연꽃마을에서 한글학당 준공식을 봉행했기 때문이다.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땀끼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10개년 계획에 따라 직업훈련시설, 어린이집, 노인복지시설 등도 건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베트남연꽃마을에 아름다운 복지가 꽃피워질 수 있었던 건 지난해 입적한 연꽃마을 전 이사장 각현 스님의 원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는 80여개의 ‘한국군 증오비’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하늘에 닿을 죄악, 만대에 기억하리라’는 증오비 내용의 일부만 보아도 베트남인들에게 새겨진 한국인에 대한 기억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그들의 원한을 누군가는 풀어줘야 했다. 각현 스님이 나섰다. 베트남인들이 품은 원한 자리에 평화의 씨앗을 심으려 했던 것이다. 그 출발은 2005년부터 시작된 장학금 전달이었다.

각현 스님의 행보에 대해 한국과 베트남 양국 관계자들은 마땅치 않은 시선을 보냈다. 베트남에서는 연꽃마을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일회적 행사일 것이라는 우려감을 보였고, 한국에서는 한국 군인을 원수로 생각하는 그들에게 애써 숙일 필요가 없다는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그러나 각현 스님은 부처님 법에 따라 참회하고 자비행을 펼쳐보였다.

베트남과의 관계가 조금씩 깊어지던 2010년 11월 쾅남성 땀끼시가 손을 내밀었다. 50년 동안 토지 7만㎡를 무상으로 제공할 테니 그 자리에 복지시설을 건립해달라는 것. 2011년 12월 ‘국제연꽃마을’을 만들고 ‘한국형 사회복지시설’ 건립사업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베트남연꽃마을은 그렇게 태동했다.

응웬 반 루어 땀끼시장은 한글학당 준공식에서 한국 연꽃마을 측에 “한국형 사회복지시설 건립은 땀끼시 뿐만 아니라 쾅남성, 나아가 베트남 전체의 복지·교육 수준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아낌없는 감사를 전했다. 무엇보다 “베트남연꽃마을은 베트남과 한국 불자들의 십시일반의 마음이 모아져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각현 스님이 보고 싶었던 한국과 베트남의 상생 일면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한글학당 앞 광장에서는 각현 스님 흉상 제막식도 열렸다고 한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외국인의 종교활동을 극히 제한하고 있다. 각현 스님의 흉상 건립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에 틀림없다. 베트남에 쏟은 각현 스님의 자비와 평화의 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배트남 땀끼시민들의 마음일 것이다.

[1301호 / 2015년 7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