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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푸티상사의 지상법문] 16. 자비의 포용(2)

기자명 법보신문
  • 법공양
  • 입력 2015.08.03 09:13
  • 수정 2016.01.05 16:08
  • 댓글 0

남 사랑하는 법 모르는 이에겐 번뇌는 끝 없다
번뇌·질병 줄이는 출발점은
자비심 갖고 마음서 내려놓기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인류, 자녀, 생활 속의 일들을 어떻게 대해야 번뇌와 질병을 줄일 수 있을까요? 지나치게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내려놓을 수 없을 때는 어떡해야 할까요? 자비심이 있어야 합니다.

남을 사랑하지 않고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은 돈을 벌기 어렵고, 배우자를 찾기가 어려우며, 다른 사람과 동업하여 장사하기도 어렵습니다. 인간세상에서 과학기술을 발명하고, 뛰어난 교사가 되고, 멋진 일을 하고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한다면 모두 사람과의 왕래가 필요합니다. 캐릭터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스크림을 물고기에게 팔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물고기가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해도 살 때는 물고기 주인이 삽니다. 그렇지요? 여러분은 ‘물고기가 아이스크림을 어떻게 먹을까?’라는 생각만 하고 있군요. 여러분에게 5분간 시간을 줄 테니 물고기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을까 의논해보십시오. 내 머리가 너무 빨리 돌아가나 봅니다. 내 머리는 고삐도 없고, 기름을 넣을 필요도 없어 온 하늘을 떠다니는 풍선처럼 자유롭게 사고합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정이든 직장이든,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 자비심과 박애로 모든 사람과 사물을 대한다면 우리 번뇌는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가정에 모인 사람은 가족이고 직장에 모인 사람은 동료입니다. 그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부부가 함께하면 번뇌가 없을까요?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열심히 배우자를 찾습니다. 어떤 이는 말다툼을 하기 위해, 인생의 앙숙을 만나기 위해 배우자를 찾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사랑으로 만나고, 함께하면 경쟁자가 되어 서로 숨기고 함정을 파고 미인계를 쓰는 등 서로 지혜와 용기를 다툽니다. 부부가 아니라 악비와 진회의 전쟁(남송 때의 명장 악비와 악비를 모해한 간신 진회의 이야기)입니다. 부부는 행복을 위해 함께 하지만 왜 모두 행복하지 않을까요? 왜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까요? 외모와 배우자를 찾는 일은 끈끈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모두 사랑받기 위해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

예전에 보리제자가 되었으나 심성에 대한 것은 배우지 못하고 대광명만 며칠 동안 배우고 간 수행자가 있었습니다. 사는 곳이 내가 살던 곳과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현대화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머무는 동안 대광명을 배우고 앞으로 열심히 수련할 것이라고 하면서 박사논문을 써야 한다며 떠났습니다. 6개월이 지나 두 사람이 함께 날 다시 찾아왔더군요. 여자가 먼저 남편이랑 이혼할 거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왜 날 찾아왔을까요? 내가 혼인증명서를 발급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혼하자니 미련이 남아 시비를 가르려고 나를 찾아왔습니다. 남자는 여자가 정말 이혼하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는 태도였어요. 나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더군요. 그래서 나도 동의하니까 얼른 이혼하라고 했더니 여자가 남자 팔을 잡으면서 “스승님이 이혼하라고 하네.” 라고 하더군요.

두 사람이 싸울 때 떼어놓으려는 방해꾼이 생기면 둘은 오히려 같은 편이 됩니다. 부부의 안전을 위해 위기감을 조성해주면 둘은 굳이 말리지 않아도 화해하고 같은 편이 됩니다. 나는 두 사람이 왜 그렇게 싸웠는지 물었습니다. 여자가 그러더군요.

“목욕도 하지 않고, 이도 닦지 않고 너무 더러워요.”
“결혼 전에는 몰랐어요?”
“신경 안 썼어요. 좋기만 했지요.”
“결혼한 후에야 그가 이를 닦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물론이죠. 전 하루에 이를 네댓 번 닦는걸요.”

일은 안 하고 이만 닦나봅니다. 하루에 네댓 번씩 이를 닦는 것은 나도 반대합니다. 이는 너무 자주 닦으면 손상되고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나는 이를 보통 한 달에 한 번만 닦습니다. 부모님에게 받아 어렵게 자란 치아를 한 달에 한 번 닦아주면 괜찮은 것입니다. 하하!! 이 여성 수행자는 이 말을 듣더니 “이렇게 이를 닦는 스승도 있어요?” 하더군요. 그래서 나는 “이를 꼭 닦아야 합니까? 일주일에 한 번 입을 헹구면 됩니다.”고 했습니다.

사람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자 남자가 사실 본인도 이혼하고 싶지 않고 봐주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녀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봐줘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한 번은 아내가 밥을 지었는데 맛이 어떠냐고 묻기에 남편이 아주 조심스럽게 “괜찮아, 그런데 다음에 소금 좀 넣으면 안 돼?”라고 했답니다. 아내가 음식에 소금을 넣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다음날 아내가 혼자 국수를 먹고 있었습니다. 밥을 달라는 말도 못하고 혼자 밥을 담으려는데 밥솥이 비어 있더랍니다. 국수 한 그릇만 해서 혼자 먹고 있었습니다.

“국수를 그것만 삶았어?”
“그래.”
“나는 밥 안 먹어?”
“내가 한 밥이 맛없다며!”

그렇게 한 달 동안 밥을 지어주지 않아 갈등이 심해졌답니다. 아주 작은 일을 용서하지 않으니 문제가 점점 많아지고 별일 아닌 것으로 갈등이 생겨 말다툼하고 싸우고, 애초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들이니 이혼하자며 일도 하지 않고 시험도 잘 보지 못하고 싸우기만 했습니다. 원인은 간단합니다. 먼저 여 제자가 목욕, 발 씻기, 이 닦기까지 따질 정도로 너무 까다롭고, 다음은 남편이 다음번에는 소금을 넣으라고 말한 것입니다. 여 제자가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외동딸로 자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줄 몰랐습니다. ‘부모님이 나를 이만큼 키웠어도 부모님께 밥을 지어준 적 없는데 밥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지. 이것저것 가리다니! 그것도 바로 이야기하지 않고 나를 비웃다니, 이제 밥 안 지어줄 거야!’ 하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 부부가 잘살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아내는 자기 밖에 몰랐습니다.

자신을 사랑해 주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자그마한 일로 자아에 너무 집착하였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상대가 지적할 때는 다음번에 고치면 될 것을…. 자신도 소금은 먹어야 하잖아요? 사실은 그녀도 잊고 소금을 넣지 않았는데 허영심, 집착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겁니다. 이것을 무엇이라고 할까요? 아집(我執)이라고 합니다. 자신에 대한 집착, 자신에 대한 사랑, 자신에 대한 연민, 자신을 너무 사랑한 것입니다. 누구도 자신에게 반대 의견을 이야기할 수 없으며, 누군가가 이야기하면 그 사람과는 담을 쌓고 지냅니다.

이런 사람이 사장이 될 수 있을까요? 기관의 지도자로 적합할까요? 안 됩니다. 그가 지도자가 되면 살아남을 부하가 있을까요? 그런 사람이 군 지휘관이 된다면 전쟁터에 나갈 필요도 없이 부하들을 모두 자기 손으로 죽일 것입니다. 군 장교가 이런 사람이라면 병사들은 큰일입니다. 전쟁터에 나가기도 전에 먼저 죽을 테니까요. 이런 사람이 아내가 되거나 남편이 된다면 그걸로 끝입니다. 아주 고통스러울 테니까요.

2012년 4월 28일 부산 / 번역 : 정금주
제공 : 한국 보리선수 약사선원

[1304호 / 2015년 7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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