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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삶, 존엄한 죽음위한임종준비에 복지관이 나섰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

▲ 정관 스님

서울 이화동 골목길이나 낙산공원 일대에서는 수십 명의 시민들을 이끌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하는 어르신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 가면 어르신들이 주인공이 된 연극 공연이 무대에 오른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종로노인복지관(관장 정관 스님) 전문노인자원봉사단이라는 점. 종로노인복지관은 이렇게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지역의 특색을 활용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新(새로운)노인문화 중심 1번지’로 불린다. 최근에는 임종준비프로그램 특화사업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임종준비프로그램 진행하며
주체적이고 실천적 삶 서원
어르신들, 당하는 죽음 아닌
맞이하는 죽음으로 인식

임종준비프로그램의 시작은 복지관장 정관 스님의 죽음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 스님은 2004년 노인복지관 관장에 부임해 어르신들과 오랜 세월 함께하다 죽음에 관해 어르신들이 갖고 있는 근심과 걱정, 그리고 죽음의 가치가 점점 변화해 가는 것을 느꼈다. 이에 노인들이 보다 죽음을 자연스레 받아들여 남은 인생을 후회 없이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죽음준비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관심은 2014년 12월 중앙승가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서 ‘죽음준비교육 프로그램이 노년기 죽음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것으로 이어졌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오는 자연현상이지만 이에 대해 무시하거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절망, 삶의 포기, 공포, 두려움 등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노인에게 있어 신체 기능 저하와 주위 사람들의 죽음을 자주 목격하게 되면서 그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음을 느꼈어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기에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종로노인복지관은 2007년부터 매년 실시한 임종준비프로그램 ‘나비(나로부터 시작하는 아름다운 준비)’를 기반으로 2015년 ‘행복한 마무리를 위한 고백(Go Back)’을 기획했다.

‘나비’가 자아성찰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면 ‘고백’은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죽음에 대한 불안감을 경감시키고 어르신들이 평화로운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 인간다운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당하는 죽음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이 주제다. 7월9일부터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간 ‘나비’는 9월10일까지 11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사전척도검사를 위한 인터뷰를 시작으로 죽음의 의미와 의료상식, 법률상식, 장례방법 등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수업 중간 요양원을 방문해 비슷한 또래의 노인들을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는 시간도 포함됐다. 사전의료의향서 작성과 유언장 작성 등 사후 발생할지 모르는 법적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죽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남은 생에 대한 주체적 마음가짐은 물론 실천적 삶을 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한다는 게 사업목표다.

정관 스님은 “프로그램을 단발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장기화할 계획”이라며 “다른 복지관에서도 벤치마킹해 교육함으로써 우리나라 모든 어르신들이 아름다운 삶 후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란다”고 서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05
호 / 2015년 8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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