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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스님이 설명한 중생교화 법칙[br]방편이 많아도 근원 돌아감엔 하나

‘화생의궤(化生儀軌)’ [중생을 교화하는 법칙이라는 뜻이다. 새롭게 이어지는 감산 스님의 글인데 ‘불교개론’ 역해라고 이름 붙여서 번역과 해설을 하고자 한다. 역자주]

불지견은 중생들이 각각
본래로 갖추고 있는 불성
미혹해서 몰라 생사윤회
이것 깨달음 첫 의제 돼야

옛사람이 말하기를 “성인이 세상에 나오지 않으면 만고의 세월이 기나긴 칠흙의 밤과 같다”고 하였다. 이 때문에 우리의 본사(本師)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왕궁에 태어나는 모습을 시현하시고 설산으로 출가하여 6년 동안 고행하신 끝에 도를 깨달아 성불한 것이다. 그리고는 녹야원에서 설법하여 중생을 제도하였다.

부처님이 세상에 아직 나오지 않았던 당시에는 서천 96종의 외도들이 각각의 문파를 세워서 모두 사장(師長)이라고 칭하였다. 부처님께서 도를 이루어 설법함에 미쳐서 모든 외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귀의하여 출가하였다. 이들은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거해서 수행하여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영산회상 법회에 모인 1250여인이 모두 외도의 무리였던 것이다. 그때 당시에 부처님을 믿는 이들은 불법에 귀의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믿지 못하는 이들은 깜짝 놀라 의심을 일으켰으며 가지가지 마구니들이 해를 입히고자 하면서 훼방하기까지 했는데 악도에 떨어진 자들을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이를 통해서 그때 불법이 아직 행해지지 않은 곳에서는 부처님이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지혜가 어리석고 현명하지 못하여 불초했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을 믿는 것을 의심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긴 하지만 이것은 모두가 우리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신 본회(本懷)와 중생을 제도하는 점차방편의 법칙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 중생을 교화하는 방편의 차제를 간략하게나마 서술하여 아직 불법을 듣지 못하고 믿지 못하는 이들로 하여금 우리가 승려가 되어 중생을 교화하는 법문이 한 가지 일과 한 가지 행과 한 가지 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도록 하려고 한다. 그 때문에 “방편에 여러 가지 문이 있지만 근원의 성품으로 돌아감에 있어서는 둘이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요컨대 49년의 설법이 모두 근기의 대소와 심천의 순서를 따른 것이다. 이른바 “가르침에 있어서 등급을 뛰어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니 바라건대 자세하게 살펴야 할 것이고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라고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 부처님께서 일대사인연으로 세간에 출현한 것이니 이른바 “중생에게 부처님의 지견을 열어 보여 주어서 깨달아 들어가도록 하고자 한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 하나의 일은 다른 일이 아니다. 일대사(一大事)라고 하는 것은 중생들에게 태어나서 죽는 것이 하나의 커다란 사건임을 알게 하고자 한 것이다. 불지견(佛知見)은 중생들이 각각 본래 갖추고 있는 불성이다. 이 불성을 미혹해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사윤회를 이루고 있다. 지금 생사윤회의 고통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반드시 불지견을 깨닫는 것을 제일의(第一義)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다면 어찌 부처님께서 사람의 마음을 곧장 가리켜서 불성을 보아 성불하도록 하신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세간을 벗어나는 것은 참선하고 도를 닦아서 마음을 깨치는 한 길일뿐이니 달마서래를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긴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단지 이 일을 위해서 세간에 나오시긴 했는데 중생들이 억겁이래로 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애욕으로 일으키는 번뇌와 악견의 미혹함이 너무 깊어서 단박에 마음을 깨치는 대법(大法)을 보여주는 것을 감당하지 못함에야 어찌해보겠는가. 그러므로 일승법(一乘法)을 나누어서 삼승법을 설하신 것이다. 이 때문에 삼승점차의 설명이 있게 된 것이다. 이른바 소승(小乘)과 중승(中乘)과 대승(大乘)이라고 하는 것이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05
호 / 2015년 8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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