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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등 스님 “종정스님 ‘염화미소’로 총무원장 선출” 제안

  • 교계
  • 입력 2015.08.10 16:25
  • 수정 2015.08.10 16:32
  • 댓글 7

8월10일 기자회견에서 주장
총무원장 후보자 검증 거쳐
계·정·혜 3명 최종 선출 뒤
종정스님 ‘염화미소’로 결정
사실상 ‘추첨’…논란 불가피

▲ 법등 스님
조계종 전 호계원장 법등 스님이 총무원장 선거제도의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며 ‘염화미소'라는 파격적인 선거제도를 제안했다. 선거인단이 투표로 총무원장을 결정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검증을 거쳐 후보 3명을 선출하면 종정스님이 1명을 ‘염화미소’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종정스님이 최종 총무원장을 낙점하는 방식이지만 그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전 호계원장 법등 스님은 8월1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정안인 가칭 ‘염화미소법’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총무원장 자승, 종회의장 성문, 총무부장 지현 스님과 불교광장 회장 지홍, 삼화도량 종책위원장 장명 스님 등이 참석했다.

법등 스님은 총무원장 직선제를 포기한 것에 대해 참회하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법등 스님은 “지난해 9월2일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 사부대중 연대회의 창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를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인 점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총무원장 직선제를 주창해온 장본인으로서 종단 현실에 부딪쳐 직선제를 포기하게 된 것에 대해 종도 여러분께 참회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총무원장 선거제도로 인한 금권선거 폐해를 극복할 방안으로 ‘염화미소법’을 제안했다. 법등 스님은 “승가전통에 부응하는 총무원장 선거제도가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염화미소법을 제안하게 됐다”며 “종회의장 소임을 맡을 때부터 종단 선거제도에 대한 숙고 끝에 얻은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법등 스님에 따르면 ‘염화미소 선거법’은 총무원장 후보자 검증을 거쳐 3인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뒤 종정스님이 1명을 추첨하는 방식이다. 일단 총무원장이 되고자 하는 이는 누구나 후보로 등록할 수 있으나 후보자들은 호법부와 사회기구에 의한 엄정한 검증 단계를 거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뒤 선거인단에 의한 선거를 통해 득표 순위대로 계, 정, 혜 3인을 선출한다. 선거 1주일 뒤, 원로회의 의원, 교구본사 주지, 종회의원 등이 배석한 자리에서 종정스님이 ‘염화미소’함으로써 총무원장을 추첨한다.

법등 스님은 “현행 간선제도를 유지하면서 총무원장 후보자들의 검증을 엄정하게 하고, 종정 예하께서 최종적으로 신임 총무원장을 염화미소하신다는 점에서 작금의 종단 풍토에서는 최적의 선거제도라고 자부한다”며 “협의회를 구성해 향후 올바른 염화미소 선거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보다 좋은 방안들이 모색될 것이나, 종정예하께서 드높은 법력으로 총무원장을 염화미소하시는 방식만큼은 절대로 수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법등 스님은 선거인단 구성과 최종 후보자 수, 후보자 검증 등의 세부 절차는 ‘염화미소선거제도 협의회’에 위임할 것을 제안한 뒤 “협의회가 구체적 방안들을 마련하고 나면 중앙종회에서 종헌과 선거법 개정을 통해 현실화할 수 있도록 여러 종회의원 스님들께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총무원장 자승, 종회의장 성문, 총무부장 지현 스님과 불교광장 회장 지홍, 삼화도량 종책위원장 장명 스님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선거제도로 인한 여러 병폐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며 “승가공동체 본연의 모습으로 대표자를 선출해 한국불교의 진면목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회의장 성문 스님도 “지금으로서 염화미소법은 획기적인 방안”이라며 “9월 종회에서 종회의원뿐 아니라 외부까지 포함하는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해볼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법등 스님이 제안한 ‘염화미소법’이 선거제도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많지 않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도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종정스님의 높은 법력으로 염화미소한다”고 설명했지만 ‘염화미소’가 사실상 추첨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법등 스님은 ‘염화미소법’과 자승 스님의 3선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법등 스님은 “자승 스님의 3선을 위해 내가 앞장서서 ‘염화미소법’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단연코 자승 스님과는 무관하다”며 “이미 예전에 이러한 방식을 주장했을 때도, 내가 (총무원장을) 하려는 목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나 또한 절대 그런 일 없다”고 강조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06호 / 2015년 8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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