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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 구하기에 나선 스님들의 ‘진심’

  • 기자칼럼
  • 입력 2015.08.17 10:25
  • 수정 2015.08.21 21:59
  • 댓글 5

8월11일 대전 유성에서 설조, 영담, 명진, 법일, 원타, 현진, 효림 스님이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의현 전 총무원장 재심판결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종단이 공멸위기에 놓여있다”고 진단한 스님들은 원인으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부당한 종무집행을 지목했다. 스님들은 “종단을 구하겠다”며 은처승, 도박문제, 사찰 재정투명화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퇴진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효림 스님이 “(자승 스님은) 의현 전 총무원장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발언한 점은 제2의 승려대회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효림 스님의 표현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들은 ‘종단을 걱정하는 스님들’이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종단을 걱정하는 스님들은 한두 명이 아닐 터인데, 굳이 그러한 용어를 붙인 이유는 진정성을 말하고자 함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말에 담긴 진정성을 판단할 때 그 말을 내뱉은 사람의 삶을 살펴본다. 말은 결코 삶의 궤적에서 비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단을 걱정한다는 스님들의 삶을 통해 “종단을 구하겠다”는 결의에 서려 있는 진정성을 헤아려보는 것은 그분들에게도 꽤 의미 있는 일이 될 듯하다.

우선 영담 스님의 경우 2007년 10월16일 방영된 MBC PD수첩에서 “확, 목을 따야 한다. 설죽이면 되치기 당하니까”라는 발언으로 장안의 화제가 됐다. 스님 입에서 “목 따” 발언이 나오는 장면은 일반인뿐 아니라 불자들까지 깜짝 놀랄 만큼 생경한 것이었다. 그런가하면 영담 스님은 자신이 주지로 있는 부천 석왕사에서 납골당을 불법 운영,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또 뮤지컬 ‘원효’ 정산 비리의혹 등으로 불교방송 이사 및 이사장에서, 동국대 파행의 책임으로 동국대 이사에서 각각 해임되는 불명예를 안았으며, 허위학력 및 박사논문 표절 의혹 등도 잇따랐다.

명진 스님은 과거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과정에서 당시 총무부장이던 영담 스님과 날선 대립각을 세웠지만 화해라도 했는지 지난해 영담 스님과 나란히 쌍계사 종회의원으로 당선돼 관심을 모았다. 법주사에서 출가한 명진 스님이 쌍계사와 아무 연관도 없다는

▲ 김규보 기자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지난 5월10일 서울 청담동 벙커에서 열린 법회에서는 종단 스님들을 향해 “갑질, 꼴갑질, 육갑질”이라고 ‘사자후’를 토해내기도 했다.

이밖에 “종단을 걱정한다”는 이들 스님 대부분이 크고 작은 구설수에 오르곤 했다. 그동안 종단이 걱정해왔던 스님들의 이러한 ‘진심’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믿어줄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스님들이 ‘타산지석’을 말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허물을 겸허히 돌아보고 참회하는 ‘조고각하’가 필요할 듯싶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06호 / 2015년 8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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