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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과 정토법문 겸해서 닦아야[br]세상 스승되고 장래에 조사 된다

만약 만행을 닦고 대승경전을 수지하면서 오로지 명호를 받아 지녀서 마음으로 왕생하고자 서원하면 중삼품(中三品)에 태어난다. 정미하게 오계와 십선을 지니고 전심으로 염불하면서 회향하고자 발원하면 승속을 따질 것 없이 대부분 하삼품(下三品)에 태어난다. 이것으로 번뇌를 끊지 못해도 저 국토에 태어나서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을 수만 있으면 불퇴전의 경지에 머물면서 영원히 삼계의 생사윤회에 떨어지지 않게 된다.

여기서 다시 삼계로 돌아와 중생을 제도하고자 발원하면 오고감에 자재해져서 생사고뇌에 묶이지 않게 된다. 그 때문에 영명선사가 말하기를 “아미타부처님을 볼 수만 있으면 무엇 때문에 이것을 열어서 깨치지 못할까 근심하리오”라고 한 것이다.

이 하나의 법문은 일생동안 정성을 기울여야 이룰 수 있다. 한번 저 국토에 태어나서 생사를 단박에 벗어나면 영원히 생사를 벗어나게 된다. 이와 같이 직접 가는 지름길인 법문인데도 무슨 걱정 때문에 닦지 않고 또 천박하게 여기는 것인가.

그러니 참선으로 생사를 깨닫기는 어렵고 염불로 생사를 깨닫기는 쉽다. 요컨대 그 사람의 일념이 진실하여 기꺼이 고심하는 것을 감당하는가에 달려있을 뿐이다. 옛날부터 정토에 왕생한 사람들의 수량을 헤아릴 수 없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모두 보면서도 믿지 않는다. 또 무슨 법을 믿을 수 있겠는가.

이제 고명하고 지혜로운 선비들에게 받들어 권하노니 마땅히 자기의 마음을 믿어서 잘못 믿고 삿되게 말해서는 안 된다. 불가의 법문 중에서 참선과 정토법문을 겸해서 닦은 사람들이 매우 많다. 예를 들어 영명선사가 “염불하면서 참선하고 참선하면서 염불한다”고 한 것과 같으니 이른바 참선도 하고 염불도 한다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뿔을 두른 호랑이와 같게 되는 것이니 현세에서는 세상 사람들의 스승이 되고 장래에는 조사가 된다. 이것이야말로 최상의 수행법이다. 망령되게 도를 깨쳤다고 칭하는 이와 대망어에 빠진 이들과는 천연적으로 다르다.

일체중생들이 본래 지니고 있는 불성을 자기 스스로 미혹하여 삼계의 생사에 떨어져 육취(六趣 : 중생의 집착이 여섯 갈래로 치달려 가는 것으로 지옥취에서 수라취까지다. 육도윤회의 육도와 같은 뜻이다. 역자주)의 괴롭고 곤란한 지경 가운데서 윤회하면서 기나긴 세월동안 푹 빠져있어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탐진치와 애욕 때문이다. 음욕이 밑바탕이 되어서 살생과 투도와 망어의 모든 악업을 짓는 것이니 몸을 버리고 몸을 받는 것이 모두 음욕을 바른 성명(性命)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세세생생동안 부모처자와 육친의 권속들의 은애(恩愛)에 꽁꽁 묶여서 삼계의 큰불에 활활 태워지고 있는데도 이를 면할 수 있는 이가 한사람도 없다.

그 때문에 우리의 본사이신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상적광토에서 대자대비로 고난에서 뽑아내려는 마음을 내신 것이다. 그리하여 자성법락(自性法樂)을 버리고 도솔천에서 왕궁으로 내려와 모친의 태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세간의 심중한 은애를 끊고 금륜의 왕위를 단박에 버리고 설산으로 달려 들어가 머리와 수염을 깎아버리고는 6년 동안 얼어붙고 굶어가면서 고행을 열심히 닦아 마침내 도를 깨달아 성불하였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로 생사를 벗어나기 위해서 출가하는 모습을 보이신 것이다. 성불한 후에도 마구니의 해침을 받았으니 금창(金鎗)과 마맥(馬麥)의 곤란(부처님이 전생에 수행하고 있었을 때 침으로 이를 찔러 죽이고 또 나쁜 음식을 사람에게 준 인연으로 도를 이룬 후에 창에 찔리고, 말의 먹이인 보리를 90일 동안 먹었다는 두 고난으로 인연과보는 마침내 없어지지 않음을 말한다. 역자주)을 겪으면서도 갖가지로 참아내어 신명을 버리면서 한량없는 마구니와 원수의 괴롭힘을 다 받아내셨다. 49년 동안 설법하신 것이 단지 한 생각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제도하여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하신 것일 뿐이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10호 / 2015년 9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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